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 - 가성비의 시대가 불러온 콘텐츠 트렌드의 거대한 변화
이나다 도요시 지음, 황미숙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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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기다리려고 했는데 사약커플이 처음 스치는 기원 입구 짤 분위기에 취해 다 보고 말았네요. 보기 힘든 장면들도 있었지만 말그대로 정.주.행 했는데 혹시 빨리감기하며 보신 분?

요즘은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을 빨리감기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다고 합니다. 빨리감기는 예사고, 아예 중간 회차를 통으로 건너뛰기도 한대요.

왜 그럴까요? 저자는 세 가지 이유를 꼽습니다.

✅️봐야할 작품이 너무 많아서
✅️시간에서도 '가성비'를 따지느라…그러니까.. 뭐든 지름길을 원한단 뜻
✅️대사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영상이 많아짐

잘 보면 전부 시간 단축, 효율화, 편리 추구 등의 실리적 이유죠.

바쁜 현대 사회에서 생존해야 하는 대중은 더이상 작품을 감상할 수 없습니다.
정보 수집 모드로 콘텐츠 소비를 할 뿐.

그런데 대사 없는 장면을 스킵하는데 익숙해지면 이런 사달이 나기도 합니다.

📚어떤 장면에서 남녀가 서로 말없이 응시하면서 상대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는다. 분명히 호감이 있다는 묘사다. 그런데 어떤 시청자는 이렇게 반론했단다. "그런데 누구도 좋아한다는 말을 안 했으니 호감은 아닌 것 같아요. 좋아한다면 직접 말하지 않았을까요?" -p.73

이 사람이 영화 #헤어질결심 을 본다면 서래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착각의 병자라 여길 확률이 농후하죠. 안타까운 건 이 현상이 심화될 거란 사실이에요. 우리 사회는 점점 더 고효율을 요구하니까요.

그럼 앞으로의 콘텐츠 제작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요? 간단히 요약하면

✅️타깃 변경
: 빨리 감기나 건너뛰기를 하는 사람들이 '주요 고객'임을 전제로 해야 한다.
✅️분량 단축
: 현대인들은 눈앞의 콘텐츠에 자신의 시간을 얼마만큼 들여야 할지에 민감하다.
✅️'임팩트 있는 도입부'로 시청자 붙들기
: '아버지를 살해한 권력자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라는 명쾌한 결말을 초기에 제시한 <이태원 클라쓰>처럼
✅️독해력이 낮은 시청자(콘텐츠 소비자)와 프로 관객(작품 감상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다층적 구조 지향
✅️패스트무비(영화 한 편을 몇 분에서 수 십분 정도 분량으로 축약, 결말까지 해석해주는 영상들. 유튜브에 많죠?) 를 공식 홍보 영상으로 활용

잘 보시면 <더 글로리>가 위 공식에 거의 부합한다는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특히 3번… 시즌1 전체가 임팩트 있는 도입부 역할로 시청자를 붙들어놨단 생각도 해보면서 시즌2를 기다립니다..얼른 공개해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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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방
알렉스 존슨 지음, 제임스 오시스 그림, 이현주 옮김 / 부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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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마르셀 프루스트, 조지 오웰, 미셸 드 몽테뉴, J.K롤링 , 애거사 크리스티, 아서 코넌 도일, 어니스트 헤밍웨이, 스티븐 킹, 빅토르 위고, 무라카미 하루키 등을 포함한 세계적인 작가 50인의 집필 공간과 그들만의 루틴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책상으로 바뀌는 여행 가방 제작해서 갖고 다닌 코넌 도일 좀 짱인 듯.

저자에 따르면 작가들마다 집필 습관과 조건은 달라도 세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한다.

✅️어디든 쉽게 방해받지 않을 공간을 확보한다
✅️활용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최대한 활용한다.
✅️어디서든 오전에 쓴다. 아주 늦은 밤까지 글을 쓰기로 유명하고 '아침형 인간'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작가들이라도 점심 전에 하루의 작업을 시작했다고 .

의외인 건 프루스트를 포함해 '와식 집필'을 선호한 작가가 꽤 있었단 점이다.

그중에서도 영국의 시인, 이디스 시트웰은 기이하게도 뚜껑을 열어 놓은 관에 누워 작품을 구상했다고. 대체 어떤 시를 남겼는지 궁금하고만.

소개된 공간 대부분이 박물관이나 전시관 형태로 보존되고 있는 모양인데 사진이 아니라 일러스트 삽화로 실은 점이 좀 아쉽고 전체적으로 깊이 있는 내용도 아니긴 했지만
맨 뒤에 수록된 장소별 '방문 정보'는 유용할 듯 하다.

사전 예약이 필수인 곳도 더러 있으니 여행 계획이 있다면 참고해보시길.

#도서제공 #부키 #작가의방 #알렉스존슨 #작업실 #글쓰기 #자기만의방 #버지니아울프 #제인오스틴 #무라카미하루키 #빅토르위고 #이디스워튼 #헤밍웨이 #예술에세이 #에세이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reading #books #essay

📚나는 나만의 스타일을 고수하고 나만의 방식대로 계속 써야 한다. 그렇게 해서 다시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반드시 실패한다고 확신하니까.-제인 오스틴

📚당신이 쓰고 싶은 것을 쓰는 것, 중요한 것은 오직 그뿐이다. 그것이 오랫동안 가치 있을지, 아니면 몇 시간만에 사라질지는 아무도 모른다.-버지니아 울프

📚써낼 만한 용기와 상상력이 있다면, 삶의 모든 것이 글감이 될 수 있다. 창작에 최악의 적은 자기 의심이다. -실비아 플라스

📚작가로 성공하는 지름길은 없다. 수없이 실망하면서도 끈질기게 노력하고, 불확실성에 끊임없이 도전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결과니까.-루이자 메이 올컷

📚이야기의 첫 문장을 쓰는 것은 어딘가 달콤하다. 다음 문장이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비어트릭스 포터

📚글쓰기는 가면을 쓰기도 하고 벗기기도 하는 일이다.-E.B.화이트

📚작가의 가장 매력적인 힘 두 가지는 새로운 것을 익숙하게 만드는 것과 익숙한 것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새뮤얼 존슨

📚사람들은 나를 귀찮게 하지. 나는 그들에게서 숨으려고 여기로 온다.-조지 버나드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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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필요한 시간 - 다시 시작하려는 이에게, 끝내 내 편이 되어주는 이야기들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한겨레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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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왜 읽으시나요?

지금의 저는 선명한 표현력과 다양한 감정적 추체험, 인생에 대한 통찰을 얻음으로써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 문학을 읽는데요. (그래서 한 편 제대로 보려면 정말 오래 걸려요 #24시간이모자라 )

정여울 작가는 주로 자신이 알고 있는 세상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 들 때, 가족에게는 차마 내 나약함을 보여줄 수 없을 때, 나의 평범한 일상 바깥에서 나를 아무 기대 없이 바라봐줄 누군가의 간절한 응원이 필요할 때 문학을 읽었나 봅니다. 그러다 보면, 현실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마음 둘 곳'을 발견했다고 해요.

📚제 마음을 둘 곳은 정해진 한 사람이 아니라 모든 존재들의 '사이'였습니다. 문학은 내게 '사이에 존재하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고통과 나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 슬픔과 슬픔 사이, 현재와 과거 사이에 존재하는 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현재의 나에만 집착하면 결코 보이지 않는 것들을, 저는 모든 존재의 '사이'에 존재함으로써 보고 듣고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중략) 성공을 향한 집착을 끊어내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연대하는 삶을 꿈꾸게 해준 것도 문학의 힘이었습니다.-p.7~8

이 책은 자존감이 밑바닥을 치던 정여울 작가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모든 것들의 사이에 존재하는 법을 가르쳐주었다는 서른 개의 문학 작품에 대한 에세이인데 동서양 고전과 현대문학뿐 아니라 영화, 음악 같은 대중문화까지 아우르고 있습니다.

전 희곡 <오이디푸스 왕>과 영화 <톨킨>, 가수 이소라의 음악을 다룬 글들이 인상깊었는데 가장 좋았던 건 의외로 프롤로그보다도 먼저 만난 '책머리에' 글이었어요. 위에 인용한 글도 그 일부인데 모두가 양극단에서 대립하느라 바쁜 요즘이야말로 '문학이 필요한 시간'이란 생각이 들었달까요.

언젠간 써먹어 볼 생각입니다. 누가 도대체 책을 왜 보냐고 물어보면… "어떤 작가님이 그러더라. '사이에 존재하는 법'을 배운다고.. 나도 좀 그런 것 같다."라고요.

제가 책을 읽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런 거, 내 마음 같은 글을 찾는 거거든요. 선명한 표현력과는 조금 달라요. 내가 뭘 원하는지,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느낌.

아, 일종의 '자아발견'이겠네요!

여러분은 왜 문학을 읽으시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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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 물었다 -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 있느냐고
아나 아란치스 지음, 민승남 옮김 / 세계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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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서 완화의료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의사, 아나 아란치스가 죽음을 목전에 둔 환자들과 그들을 보살피며 '좋은 죽음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에 대해 깨달은 바를 말하는 책이다.

📚 완화의료란 삶의 끝자락에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 특히 통증을 완화시켜 인간이 존엄성을 가지고 세상을 떠날 수 있도록 하는 돌봄의 의학이다. (중략) 완화의료를 흔히 안락사 시켜주는 의사로 오해하는 사람도 있지만, 완화의료는 오히려 안락사를 막아준다. 통증이 없어지고 증상이 좋아지면, 환자는 죽음을 찾아가는 일에 집착하지 않는다.-p.10

사실 저자가 전하는 메시지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 결국 현재에 충실하란 얘기니까. 하지만 환자들에게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하는 의사들은 틀렸다고, 치료할 방법은 없을지라도 그 환자를 위해 할 수 있는 다른 일은 많이 남아있다며 끝까지 보살피는 삶을 20여년 째 살고있는 그녀이기에 남다른 울림으로 다가온다.

고민이 많았던 내겐 뜻밖의 변곡점으로 남을 책이기도 하고.

📚 "당신은 왜 여기서 일하고 있습니까? 왜 하루의 여덟 시간을 이곳에 투자하고 있습니까? 왜 인생의 3분의 1을 이곳에서 보내고 있습니까?"-p.100

우린 결국 모두 작별한다. 언제, 어떻게 헤어지게 될 지 모를 뿐. 그 순간이 왔을 때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수돗꼭지만 틀어놓고 싶지 않았는데… 그래서 두고두고 읽을 내용 일부를 하기해둔다. 이 책은 꼭 많이들 보셨으면 좋겠다.

📚좋은 죽음은 나이를 먹으면서 흰 머리카락이나 주름살같이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것이 아니다. 박완서 작가가 <보시니 참 좋았다>에서 "명품으로 치는 골도품도 태어날 때부터 명품이었던 게 아니라, 세월의 풍상과 사람들의 애정이 꾸준히 더께가 되어 앉아야 비로소 명품이 된다." 라고 한 것처럼 웰다잉(well dying)은 삶의 골동품 같은 것이다. 죽음에 이르러 무엇인가 변화되는 것이 아니라, 살면서 차곡차곡 더께가 되어 얻는 삶의 결과물인 셈이다. (중략)저마다 주어진 삶을 잘 녹여내야만 누릴 수 있는 우리의 마지막 축제이다.-p.12

📚사람들은 결국 살아온 대로 죽는다. 의미 있는 삶을 살지 못했다면 의미 있는 죽음을 맞이할 기회도 가질 가망도 없다.-78

📚삶은 우리가 그 시간 동안 행하는 것이며, 우리의 체험이다. 날이 저물기를, 주말을, 휴일을, 은퇴를 기다리며 삶을 보낸다면 죽음의 날이 더 빨리 오기를 열망하는 것이다. -p.107

📚나는 의식을 지니고 생각하는 인간이라는 동물의 다수가 본능적이고 잔인하게 행동한다는 걸 분명히 안다. 그들은 생각과 감정, 태도에 있어 깊이가 없다. 그래서 인간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는 하나의 존재(being) 이며 그 존재의 과정이 어떻게 끝나는지 알아야만 인간존재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죽음의 날이 올 때까지 인간이 되기 위해 저마다 자신을 체계화하고, 발견하고, 실현해야 한다.-p.116

📚죽음은 내게 개인적으로 가장 위대한 성취가 될 것이다 -p.122 ,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삶을 잘 사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상 속에서 다음의 다섯 가지를 지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감정을 표현하기, 친구들과 함께하기,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스스로 선택하기, 일하는 동안 만이 아니라 삶 전체에서 의미를 지니는 일 하기, 그러면 어떤 후회도 남지 않을 것이다.-p.221

📚고인이 된 소중한 사람과 함께 웃었던 때를 추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는 애도자와 상담할 때 고인에게 배운 좋은 것들을 모두 나열해보라고 말한다. 그리고 고인과 함께 나눈 즐거웠던 기억들도 떠올려보라고 제안한다. 두가지 제안을 하면 애도자는 모든 고통의 한가운데서도 고인과 새로운 방식들로 재회하며 내 앞에 아름다운 광경들을 펼쳐 보인다.다. 애도자는 으레 상실, 병,고통,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나는 애도자로부터 고인과 함께한 삶에 대한 기억, 그 행복하고 강렬하며 변화를 만드는 추억을 불러냄으로써 그들이 맺은 관계의 본질을 되살린다.-p.261

✅️ 브라질 의사라더니 얼마 전 읽은 브라질 문학 <야생의 심장 가까이>의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글을 많이 인용했더라. 좋은 문장이 많아 리스펙토르의 재발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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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턴의 비밀 - 아이들의 불안을 평화로 이끄는 이야기
에크하르트 톨레.로버트 S. 프리드먼 지음, 프랭크 리치오 그림, 박승오 옮김 / 다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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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달라이 라마, 베트남의 틱낫한과 함께 21세기를 대표하는 영적 지도자로 손꼽히는 인물이자 세계적인 스테디셀러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의 저자인 독일 출신의 에크하르트 톨레.

불우한 어린 시절과 극심한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수차례 시도한 끝에 내적 변혁을 경험한 그는 모든 문제와 불행의 원인인 자기 자신이란 감옥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의 자유와 기쁨’에 이르는 단순하고 심오한 메시지를 전한다.

<밀턴의 비밀>은 그가 쓴 유일한 동화로 해당 메시지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전하는데 영유아보다는 초등학생 정도의 아동에게 추천할 만하다.

💫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와 공놀이 중이던 밀턴. 그때, 덩치 큰 형 카터가 다가오더니 밀턴을 괴롭히고 밀쳐넘어뜨린다. 다행히 선생님이 달려와 구해주셨지만 밝고 쾌활했던 밀턴은 그날 이후, 다시 카터와 마주칠까봐 불안함에 잠도 못 자게 되는데…!

자꾸 커지는 불안을 잠재우고 행복해지는 #밀턴의비밀 이 궁금하다면 일독해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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