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영은 잘있다!
박인성 지음 / 삼우반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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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영은 잘 있다.

서울에 대한 소설이라는 호기심에 책을 읽어 내려갔다.

그러나 내가 생각했던 서울의 하드웨어에 대한 추억이 담긴,

그것에 대해서 머리속으로 상상을 마구 발동시키는 그런 소설은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이 소설은 '서울'이라는 장소에 대한 구체적 제목들이 없어도,

충분히 그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들이 재미있게 빠져들수 있는 소설이다.

아마 작가의 자서전 같은, 서울에 살았던 어떤이의 머리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으며 끊임없이 읽어내려갔다.

소설속의 공간은 어디인가 한번 꼭 가보고 싶은 생각도 들고,

지어낸 이야기 같으면서도 소설가 자신의 이야기 같은 것이

훔쳐보는 듯한 관음증적인 느낌이 이 소설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 소설이 처음부터 서울의 동네를 주제로하여 쓰여진 소설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 자체의 이야기 만으로도 흥미있는 소재들인데도 말이다.

'이채영은 잘 있다.' 제목으로 지어진 만큼, 가장 마음 깊숙한 곳을 자극하는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아련한 사랑이야기에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읽었다.

나도 한번 이런 이야기를 글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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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학 - 우리는 왜 쇼핑하는가
마틴 린드스트롬 지음, 이상근.장석훈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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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구매하는 행위는 나 자신도 잘 알수 없을때가 있다.
각 회사 제품의 면면을 꼼꼼히 검토하다가도 순간적으로
구매 물품을 결정해 버리는 나 자신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을 집에 든 이유는 간단하다.

알수 없는 나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틴 린스트롬의 쇼핑학은 이전의 마케팅책들과는 다른 면을 분석해주고 있었다.
구매 결정을 할때 단순히 논리적인 것만이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과
뇌의 한쪽 측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미묘한 과정들을 자세히 분석한 것들을
보여주면서 어느정도는 나의 의문점을 해결해주고 있었다.

과거의 물건들은 그 내용물이나 견고함, 기능들이 중시되었다면
현대의 물건들은 대부분의 제품들이 기능과 품질을 만족하고 있기에,
대다수의 판매자들은 다른 무엇인가를 항상 원하게 되는 것이다.

분명한 논리적으로 판단되지 않는 구매행위속에 숨겨진 무엇.
어느 한순간 결정되어 버리는 구매결정행위들.
분명 마린 린스트롬의 쇼핑학속에서 말하고 있는, 분석한 내용들은
판매자의 입장에서 분명 솔깃한 내용들이다.
또한 구매자의 입장에서도 나 자신을 알수 있는 내용들이기도 하다.

찬찬히 읽다보면 고개를 끄덕이며 '맞어 그렇지' 하는 생각을 하다가도
좀더 영리한 소비자가 되어야 겠다는 생각도 든다.
좀더 논리적이고 좋은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
결국 제품은 '좋은' 물건이 승자가 되어야 하는 세상이 아닌가.

물건이 '진짜' 좋고 그다음에 소비자가 구매 결정을 할수 있도록
책속의 논리대로 마케팅을 진행한다면 금상첨화겠다.
그래도 결국에는 '진짜 좋은 물건'이 승자가 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책을 읽는 내내 나의 구매 행위에 대해서 찬찬히 살펴볼수 있는 기회였다.
또한 판매자의 입장도 어느정도 이해하는 좋은 기회를 가져보았다.
일면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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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한국을 선택했다
이우중 지음 / 책이있는마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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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한국을 선택했다.

최근 애플과 삼성의 양대 통신시장의 경쟁구도를 주시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책을 들고나서 끝까지 보기 전에는 놓기 힘든, 그 속에 푹빠져 들 수 밖에 없는 소설이다. 최근 앞다투어 출시되는 뉴 트렌드를 선도하는 제품들 이면에 담긴 그들만의 전쟁의 책을 통해서나마 간접체험할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전업소설가가 아님에도 전문적인 내용을 잘 아는 사람이 쓴 소설이기에 더욱 현실감이 있고, 마치 그 일이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

이 소설은 독자로 하여금 두가지 다른 테마를 느끼게 해준다. 최근의 뉴트렌드를 선도하는 통신시장에 대한 현실감 넘치는 정보를 주고 있고, 또 하나는 직장인으로서 느끼는 회사와 가정의 균형점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직장일도 중요하지만, 가정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항상 하면서도, 직장일이 우선이 되어버리는 어쩔수 없는 현실에 대한 반감과 반성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리속에서 교차하고 있었다. 아마 내가 일을 하고 있는 한 끊임없는 딜레마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책속에서 주인공이 아내에게 편지를 쓰는 장면을 보니, 나도 아내에게 깊은 마음의 편지를 쓰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책을 끝까지 읽어내리다 보니, 마치 2권이 바로 시작될꺼 같은 흥미로운 소재들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든다. 2권이 나오면 바로 사보고 싶은 충동이 드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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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도시 - 현대 문명과 세속화에 대한 신학적 전망
하비 콕스 지음, 이상률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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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다분히 종교적인 관점의 책이라고 생각하며 책을 집어 들었다면 잘못 판단한 것이다.
건축, 도시,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나로써는 이 책의 제목을 ‘종교와 도시’라고 지어주고 싶을 만큼 도시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역사적 판단이 저술되어 있다.

흔히들 읽는 도시의 역사, 도시와 사회, 건축과 도시에 관한 책들을 많이 보지만, 이 책들의 관점이 그 영역안에서 탈출을 하지 못한채 그륻만의 논의들만으로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는 단점들을 알고 있는 독자라면 이 책, ‘세속도시’를 권하고 싶다.

도시형성의 역사가 종교와 긴밀한 관계를 가지며 상호 보완적 관계에서 역사가 이루어져 온 사실들을 깊이 관찰할 수 있었다. 나 자신이 종교보다는 도시와 사회에 관심이 많기에 이 책의 내용들중에서 유독 도시의 역사에 관한 내용들을 더욱 자세히 읽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양한 관점에서 이 책이 읽혀 지고 있다면, 이보다 훌륭한 책을 없으리라고 생각된다.

종교의 세계를 넘어선 세속화에 대한 이해와 세속화가 도시화와 함께하고 있다는 통찰의 역사적 시선을 가졌다는 것 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만족도를 다했다고 생각된다. 도시, 건축, 사회학과 관련된 전공을 가진 학생이나, 그 분야의 인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설사 종교가 없는 사람이라도, 이 책 ‘세속도시’ 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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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 엑스포메이션
하라 켄야.무사시노 미술대학 히라 켄야 세미나 지음, 김장용 옮김 / 어문학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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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모르는지에 대해서 알게 한다는 EX-FORMATION.
이책을 살짝 들춰보고 나서는 일본 성인용만화를 잘못 집어든 것이 아닌가하는
착각을 들게 하는 책이었다.
그러나 그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으니 안심하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건축디자인을 업으로 하고 있는 나로서는
이 책의 신선함, 보통은 가질 수 없는 시각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그것을 다양한 작품으로 만들어 설명하고 있는 저자에게 고마워 하지 않을 수 없다.

전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부분을 통해서 다른 세상을 발견 할 수 있다는 “‘완성’을 벗기다.”
색을 인지한 다는 것은 단순히 한가지 색상이 아닌, 그 살색의 속성을 깊이 파혜친 “알몸의 색상”
엉덩이가 가지는 속성을 적나라하게 표현하여 인체의 또다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 “엉덩이”
벗은 알몸이 왜 부끄러운지를 새로운 시각에서 나를 일깨워준 “나체의 인형”
포크에 입혀진 팬티를 보고, 잠이 확 깨는 신선함을 보여준 “팬티 프로젝트”
물체를 인지하는 것이 물체의 분명한 속성에 기인한다는 “정보를 벗김”

각각의 챕터들에서 짧은 글과 몇 장의 사진이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분명한, 작지만 내용은 매우 알찬 책이다. 한편으로는 매우 일본다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상 가까운 책꽂이에 꽂아 놓고, 생각이 막힐 때, 새로움이 필요할 때 가끔씩 들춰보면 어렷풋한 감각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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