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 모리가 화요일에 다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
모리 슈워츠 지음, 공경희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_모리가 화요일에 다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

🔖노년은 인생 최고의 시기도, 최악의 시기도 될 수 있다.
어느 쪽인지는 자신이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렸다.p_139

🔹️우리 모두는 언젠가 죽는다.
시간이 흐르면 노년을 맞이하고
생의 마지막이 올 거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왠지 우리는 이 평범하고도 절대적인 사실을
외면하고 영원히 청춘일거라, 영생할거라
생각하며 사는듯하다.

자신도 그러하리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채,
노인들을 혐오하고 연민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으나 생각해보면
나 또한 어느정도 그런 시선을
가졌음을 인정한다.
멋지게 나이 드신 어르신들을 보면
책으로, 배움으로 얻지 못한
시간속의 견고한 지혜들이 너무나 부럽게 느껴지고,
그로 하여금 ‘나도 저렇게 나이 들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 반대로 말 그대로
나이 많은 게 대수인 듯 행동하시는 분들을 보면
‘아! 난 저렇게 나이 들지는 말아야지’하고 다짐하기도 하고.


🔹️우리는 매일매일 나이 들어간다.
외면하고 싶고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청춘은 사그러져 가고 있다.
40대 중반에 들어서니 자꾸만
눈에 띄이는 흰머리가 거슬리고,
눈가 잔주름도 거슬린다.
주변에서 감기가 아닌 지병이 걸렸다는
소식이 자주 들려오고,
나또한 몸이 조금 안 좋거나 속이 안 좋은 게
오래 지속되면 큰 병에 걸린 거 아닐까 걱정한다.
그렇게 분명하게 나의 신체와 정신은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노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유명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모리슈워츠가 화요일에 다하지 못한
마지막노년의 상념들을 엮은 책이다.

결국 명상이고, 관계다.
삶의 허무가 밀려오는 시기인만큼
나이가 주는 지혜와 편안함으로써
막연한 불안을 희석시키는 균형이 꼭 필요한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 명상하고 내려놓고 인정하는 자세,
그리고 애정, 아낌, 존중으로써 서로의 가치를
확인해 줄 수 있는 좋은 관계들을
만들어 놓아야 함을 새삼 깨닫는다.

🔹️책을 읽으며 나의 노년기를
어떤 자세로 맞이하고 노년기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마음의 준비가 되어야 함을 느꼈다.
존재의 이유가, 삶의 목적이
불확실성속에서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살게 될지도 모를
노년의 시기에, 얼마간의 삶을 살더라도 잘 살고 간다는
마음의 평안함을 가지게 할 좋은 책이다.
그래서 현재 노년기에 있거나 노년기를 맞이할
우리 모두에게 노년의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문밖의 사람 - 어느 소설가의 택배일지
정혁용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문밖의 사람

"이 소설은 ‘멋지다’라고 표현하기 보다는 멋지다의 3배 정도의 쎈 느낌으로 ‘까리하다’라고 표현하고 싶다.
문장들이 간결하고 힘이 있고, 일단 재밌다."

재작년 정혁용작가님의 [침입자들]을 읽고 적은 리뷰의 일부다.
이후 [파괴자들]을 읽고 완전 팬이 되어버렸는데 이번에 작가님의 첫 에세이가 나왔다.

보통 소설을 쓴다하면 ‘어디 영감이 떠오를 만한 곳의 작은 방에서 수개월 혹은 수년동안 칩거하며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내지 않나?’ 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작가님은 메인(경제적인 부분으로 따졌을 때) 직업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택배기사다.
택배를 돌리며 틈틈이 핸드폰으로 소설을 쓰기도 했다니.
저세상 스킬이 아니고서야 이것이 가능한가 싶기도 하다.

소설가로서의 삶, 그리고 택배기사로서의 삶
그 일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언제나 느끼지만 소설가들의 에세이는 좀 다르다.
짧지만 굵고, 가벼운 듯 묵직하다.
평범한 한 아저씨의 모습 속에서 소설가와 택배아저씨의 모습을 만나고 거창하진 않지만, 다사다난했던 생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깨달음의 철학들 또한 마음을 적신다.

“에이, 형님. 이 바닥에는 예술하는 인간들만 있어요. 형님은 그 축에 끼지도 못해요. 전혀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사람을 위로하면서 총살하는 재주가 있었다.
‘음, 좀 배워야겠는데.’ 싶었다.p_196

그리고 여전히 정혁용 작가님만의 시크한 개그에 여러번 빵빵 터지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의 마지막, 태평양의 심연에서 건져 올려진 키보드로 써서 그런지 글발이 태평양처럼 깊고 광활하고 반짝반짝 빛나는 세 번째 소설의 도입부를 만나볼 수 있었다.
벌써 재밌음이 느껴지는 세 번째 소설, 기다려봅니다!!



부모가 원하는 인생에 맞추기 위해 아등바등했을 뿐이다. 그래서 실패한 적도 없다. 실패는 내가 원하는 길에서 자신만의 성취를 못하는 거다. 남따라 사는 데서 오는 건 낙오나 좌절이지 실패는 아니다. 좌절이 많았던 젊은 날이었다.p_14

고약한 성질머리가 어지간해서는 고쳐지지 않았을 텐데 저질 체력의 아저씨라 몸과 마음이 금방 소진되어 버렸으니까. 화의 끝을 본 거다. 그리고 그 끝에서 본 건, 화를 내지 않는 게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란 사실이었다.p_32

‘아, 천국의 문은 지옥 뒤에 있는 거구나.’싶었다. p_115

인생은 선택할 수 없다. 인간은 매일 매 순간 주어진 삶을 살아낼 수 있을 뿐이다. 오직 해석이 있을 뿐이다. 나태로 삶을 사느냐, 열정으로 사느냐, 다만 삶을 해석하는 방식이 달라질 것이다. 해석의 뒤에 자기만의 삶의 의미가 따라올 것이다. p_23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es Man No Man
김선우.조성빈 지음 / 박영스토리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사람들 왜케 멋진거야~~~~
마음이 마구 두근거린다.
그들의 치열함과 열망이 그리고 성취와 행복감에 고스란히 젖어든다.책이라고는 쳐다도 보지 않는 우리 애들에게 보상을(용돈) 쥐어줘서라도 읽혀야겠단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계속 맴돌았다.

똑똑한 또라이,대한민국 5대 대기업이 선택한 남자 NO MAN 김선우.
똘기충만한 패기와 열정에 책이 불타오르는 줄~~(머릿속에 자꾸 BTS의 FIRE가 자동재생됨)

침착하게 PLAN B를 계획할 줄 아는 YES MAN 조성빈.
진중하고 계획적이며 주어진 상황에서 최대한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긍정맨.

삶의 수많은 선택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언제나 그렇듯 우리의 선택은 Yes 와 No안에서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No라는 선택안에서도 언제나 Yes!! 를 외치는 김선우.
Yes안에서도 소소한 No!!들로 최선의 Yes를 만들어내는 조성빈.
처럼.

나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그 이해속에서 얼마만큼 최선을 다하고, 확신안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긍정의 결과든 부정의 결과든 어떤것은 분명히 만들어질 것이다.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순간의 선택이 매번 옳은 결과를 가져다주지는 않는다는건 우리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자신의 선택의 결과를 최선의 결과로 만들기 위해 매 순간 Yes를 외치며 현재에 최선을 다한다.
그런 긍정적인 마인드와 에너지로 하여금 선택보다 중요한 것은
"매순간에 충실한 현재를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 임을 증명해낸다.

실패는 결과가 아닌 과정일 뿐이라는걸 이미 깨달은 그들이기에
그들에게 과거의 어두운 미련은 없다.
단지 충실한 오늘이 있고 밝은 미래가 있을뿐이다.
오늘도 ‘성공적인 실패’를 거듭하며 YES든 NO든 자신의 선택을 최선으로 만들고 있는 그들이 너무나 눈부시다.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는 사실 전혀 중요하지 않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전부 계획대로 되고 있으니까. 한 걸음씩 내딛으며 나만의 길을 만들어왔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개척해냈으니까. 그리고 그 걸음이 끝나는 지점에 그토록 내가 원하는 ‘성공’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으니까_선우

??누구보다 진심으로 일해라. 진심은 주변의 흔들림 속에 더욱 내 일에 대한 확신을 만들어 줄 것이고, 그 확신은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되어줄 거이다. 스스로 내 일의 가치를 인정하고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나아가야 한다. _성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수의 시대 (양장)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4
이디스 워튼 지음, 신승미 옮김 / 앤의서재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리스레싱은 자신의 단편 [19호실로 가다]의 주인공 매슈와 수전의 결혼생활을 일컬어 ‘지성의 실패’라고 표현했다.
이디스워튼의 [순수의 시대]의 주인공 아처와 메이의 결혼생활은 그에 비교한다면 일면으로는 ‘지성의 성공’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듯하다.

🔹️뉴욕 최고명문가의 아처는 신중하고 조용한 성품이고 마담 올렌스카를 만나기 전까지는 뉴욕사교계에 그 어떤 불편함도 느끼지 않고 완벽하게 소속된 사람이었다.
아처의 약혼녀 메이는 그런 아처와 아주 잘 어울리는 단정하고 아름다운 명문가의 여성이었고, 어렸을 때부터 명문가의 예의와 범절을 세포하나까지 스파르타식으로 교육받은 철저하게 규율 속에서만 살아가는 여자였다.

🔹️1부, 2부로 나눠진 이 책의 1부에서는 뉴욕 사교계의 모습을 그대로 찍어내듯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명문가의 누구가 어떤 일을 했고, 누구를 정부로 뒀으며, 그 집안의 식기와 가구와 그 아내의 옷차림까지 모든 것을 공유하는 그 글들이 솔직히 지루하게 느껴졌다.
지면에 담긴 내용만으로도 겉으로 보이는 귀족가문에 속한 이들의 체면과 겉치레와 매너와 예의뒤에 감춰진 위선들이 참 숨 막히게 느껴졌던 것 같다.

🔹️어느 날, 그렇게 한갓지고 고요하고 품격 있는 (겉으로만 봐서는) 뉴욕사교계에 외국으로 시집갔으나 남편의 외도로 도망치듯 떠나 남편의 비서와 한동안 어딘가에서 지내다(여자로서 가질 수 있는 추문이란 추문을 다 가진 여자로 표현) 다시 뉴욕으로 돌아온 올렌스카 백작부인이 등장한다.
그녀의 파격적인 행보는 고요한 사교계의 큰 오점으로 보였고, 그녀가 마주하는 모든 시선 끝에는 환대와 따뜻한 포옹 뒤에 고약한 멸시와 조롱이 자리한다.
그리고 그 시선 속에는 아처도 포함되어 있었다.
순결하고 아름답고 품격 있는 자신의 약혼녀 메이에게 그런 사촌이 있다는 것만으로 아처는 그녀의 존재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하지만 가족들의 요청으로 그녀의 이혼상담을 도와주고 그녀와의 함께 있는 시간들이 길어지면서 아처는 남다른 그녀에게 향하는 마음을 숨길 수 없어진다.

🔹️그리고 2부가 시작되는데…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가는 아처의 사랑은 혼자만의 사랑이 아니었고, 그래서 마담 올렌스카와 아처는 욕망과 품격사이에서 오랫동안 고통스러워한다.
그 사이에서 이 사실을 모두 꿰뚫고 있으면서도 단 한 번도 사실을 입으로 내뱉지 않으면서 모든 걸 제자리(메이의 입장에서 견고하게 쌓아 올린 사교계에서 추문에 휩싸이지 않을)로 돌아오게 만드는 메이의 능력이 놀라웠고, 결국 욕망을 억누르고 순리대로의 삶을 충실하게 선택한 아처 또한 인상 깊었다.

한평생을 서로를 그리면서도 지성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그들을 보며 누군가를 위해 만들어졌던 결핍된 자리는 생의 무엇으로도 채워질 수 없음을 다시 한번 느끼기도 했다.

🔹️아처는 말한다. 그의 삶에서 뭔가를 놓쳤고 그것이 삶의 꽃이었다는 걸. 하지만 그것이 100년을 거슬러 올라간 뉴욕 상류사회만의 모습일까.


🪡순수의 시대.
관습과 명예를 위해 개인의 감정을 억누를 수 밖에 없었던 위선의 시대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강의 호시절
이강 지음 / 북드림 / 202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강의 호시절

“재첩국 사이소~~~”
어린시절을 떠올리면 이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지금은 감천문화마을로 유명해진 그 부산사하구 감천동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2학년까지 살았었다.
일주일에 한번씩 재첩국 아줌마는 동네구석구석을 돌며 재첩국을 팔러 다니셨다.
이른 새벽, 그 외침은 나의 단잠을 깨우는 방훼꾼이었지만, ‘오늘 밥상위에는 뽀오얀 국물의 재첩국이 올라오겠구나’ 라는 기대도 함께 가져다 주었다.
평생 우리 4남매의 밥상에 국을 한번도 빠뜨리지 않았던 엄마는 일주일에 한번씩 그 재첩국으로 아침상을 차리셨다.
새벽녘이면 곤로에 불을 붙이시는 딸깍거림과 불붙은 곤로에서 풍기는 비릿한 석유냄새, 그리고 밥짓는 냄새...
쌀씻는 소리, 달그락 거리던 그릇소리 행여나 아이들이 잠에서 깰까 조심조심 하던 엄마의 행동이 눈에 선하게 그려지던 그 조심스러운 소리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한없이 포근해진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런 엄마의 모습을 닮아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내 어린 시절은 소리를, 향기를 따라 함께 온다.
가끔 물기를 잔뜩 머금은 희뿌연 하늘을 볼 때면 그 말갛고 뽀얀 재첩국이 떠오른다.
연이어 엄마의 따스함도...


예쁜 색감으로 가득한 정겨운 그림들에 먼저 마음을 뺏겨버렸다.
그리고 그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로 가득한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시절로 잠시나마 돌아갈 수 있었다.
응답하라 1988을 보는듯한 느낌도 들고, 그 시절의 향수에 푹 젖어 읽었다.

그리고 왜 이렇게 마음이 따스해질까 생각해보았다.
...
가만히 생각해본다.

난 당당하고 이 세상에서 제일 힘세고 커보였던 아빠가,
예쁘고 상냥하고 다정하면서도 건강했던 엄마가,
철 모르고 투정 부릴 수 있었던 그 시절의 내가.
세상은 희망으로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을거라고 생각하던 그때의 내가
그립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