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취한 음식이 곧 그 사람이 된다’는 말처럼나는 ‘그 사람이 겪어온 경험들이 그 사람을 만든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하지만 그 경험치를 통해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지는 선택의 문제다.일제 강점기를 거처 한국전쟁을 지나오는 과정에서의수많은 굶주림과 죽음들이 무감각해 질만도 할 그 처참함 속,척박하고 험난하고 피폐한 경험을 통해울분과 원망과 분노로 가득 차버린 사람이 있고,자신안의 슬픔과 고독의 밑바닥을 훑어내어그 곳에 작고 미약하지만 따스한 온기와 사랑으로 승화시킨 사람이 있다.그런 사람이 흔하지 않기에 우리는 그를 ‘천사’라도 부르는지도 모르겠다.그런 천사와도 같은 권정생선생님의 이야기다.‘강아지똥’과 TV드라마로도 방영되었던 ‘몽실언니’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하지만 그 글을 썼던 작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강아지똥을 읽으며, 이 작가는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기에 이렇게 따뜻한 글을 썼을까 막연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글에는 그 사람의 품성이 담기는 법이다.일생을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가장 낮은 곳일지라도 감사히 여기며 그럼에도 더 나누려 몸을 한껏 옹송그린 채 살았던 권정생선생님의 거룩한 품성에 여러 번 눈시울이 붉어졌다.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천한 것들과 무용한 것들 하나조차도 존귀하게 바라볼 수 있었던 그 시선을 아름다운 작품들로 남겨 우리들로 하여금 잠시나마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해주셔서너무나 감사한 마음이다.마지막 작가의 말처럼 권정생선생님의 삶을 볼수록 나 또한 자꾸 낯이 뜨거워짐을 느꼈다.투명하고 맑은 것을 마주하면 내 모습이 비치는 법이다.책을 읽으며 여러 번 외면하고 싶어지는 나의 탁한 모습들을 마주하고 부끄러움을 느꼈다.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고운 시선을 그의 삶을 통해 배운다.세상에 귀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으랴.서열을 매기고 더 높은 곳만을 좇아가느라 정신없는 현대인들에게.우리 곁엔 아직 귀하고 아름다운 마음들이 있다는 것을.그리고 내 안 어딘가의 한 켠에도 자리하고 있을 그 따순 마음을,이 부끄러움을 통해서라도 조심히 꺼내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나 또한 조금은 살만한, 사람냄새 나는 사람이 되고 싶게 한다.이것이 권정생선생님의 삶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온기가 아닐까...이 책을 통해 그 온기가 더 많은 이들에게 전달되길 소망한다.제목 그대로 정말 아름다운 책이다.독서 또한 개인의 자유라 책을 돌처럼 바라보는 애들의 선택도 존중했던 나지만,이 책은 무조건 읽어보라 권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