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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심리학 - 일 년, 열두 달 마음의 달력
신고은 지음 / 현암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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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페이지를 아쉽게 넘기며 ‘아 좋다!’라는
느낌표를 붙일수 있는 책을 오랜만에 만났다.
읽자마자 애들방으로 가져가 다른 책은 몰라도
이 책은 꼭 읽어봐야 한다며 건네 준 책도 오랜만이고.

어렸을때부터 심리학에 관심이 많았다.
어렸을 때는 유난히 수줍고 예민한 성격이어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까지 캐치하고 그 감정들을 어떻게 다룰지 몰라
난감하고 힘들었던 경험이 많았기 때문일거다.
심리학은,
나의 생각과 행동의 방향이 도대체 왜 이런걸까라는 물음표의 영역을
느낌표의 영역으로 바꿔주는 학문이었다.
그리고 설득력을 갖춰야 인정하는 나 같은 T형 인간에게
만족감과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믿음직한 안식처 같은 곳이었고.

우리는 늘 수많은 감정들속에서 살아간다.
지금 나의 행복감과 분노의 감정들에 대해
스스로 합리화하고,
때로는 너무 오버한 것 같아 민망해 하기도 하고,
때로는 실망하기도 하면서.
그런 감정들도 일년이라는 시간에 따라 매번 마주하는
감정들이 있다.
신학기의 설레임, 벛꽃에 부푸는 마음, 여름퇴양볕의 짜증,
가을단풍들과 함께 흩날리는 마음, 겨울의 따스함들...
그렇게 마주하는 감정들을 살피고 학문으로 연결지어
너만 그런거 아니니, 너무 자책하지마, 너무 민망해하지마라며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는 느낌이었다.
에세이같기도 한 이번 책은 그래서 정말 편안하게 읽었다.
작가님의 글이 한층 더 깊어졌구나...
멋지고, 부럽다. 하면서^^

암진단을 받고 제일 힘들었던 부분이 마음 다스리기였다.
끝을 알 수 없는, 당장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췌장암4기 환자에게 불안해하지마라, 두려워하지말란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래도 나는 그 불안함속에서 희망을 찾아야 했고,
그렇게 조금씩 마음을 다잡아 나갔다.
그래서 아픈동안 더욱더 인간심리와 정신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기도 했다.

심리학은 분명,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처음부터 마음이 단단한 사람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심리를 분석하는 학문으로 하여금
어떤 것이 맞고 틀린지를, 원래 인간이 그런 존재인지를,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지를 알게 되면서
나와 상대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조금씩 마음근육을 단련시킬 수 있게 되고,
세상의 행복을 조금 더 편안하게 발견할 수 있게 되는
사람이 되어간다.

일상의 감정들을 심리학으로 자연스럽게 연결 짓고
그 안에 따스한 위로까지 담은 책이라,
마음의 고요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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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 그릇 내가 좋아하는 것들 17
길정현 지음 / 스토리닷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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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하기를 좋아하고, 예쁘게 플레이팅 해서
차려내는 걸 즐기는 나 또한
그릇에 대한 애정을 다분히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해서 읽어나가는 동안 익숙한 브랜드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욕망이 없으면 삶이 시들해진다 생각하는 사람이라
‘욕망을 욕망해야한다’라는 나의 모토가
작가님과 맞아떨아지기도 해서 반가웠다.
나 또한 갖고 싶은 것이 생기면 맘에 담아뒀다가
눈에 아른거리던 그릇들을 구입하곤 하는데
하지만 막상 가지고 난 후에 진가를 발휘도 못한 채
찬장 어딘가에 쳐박혀 있는 것들도 있다.
희한하게 가격대가 나가는 명품 브랜드의
냄비나 프라이팬들이 융난히 관리도 어렵고 무겁다.
그랴도 꺼내서 닦아주고 쓰고 해야하는데
아까워서 버리지도 못한채 외면하고 있다.
아마도 작가님만큼 한아이, 한아이에 대한
애정이 부족해서 일 듯 싶다.

그녀의 그릇이야기들을 보고 있노라니,
그릇보다도 그녀의 삶에 대한
다채로운 에너지가 느껴지는 듯했다.
취미라는 건 무미건조 할 수 있는 삶에
활기와 의욕을 배가시킬 수 있는
촉발제로써의 역할이 충분하기에.

그녀의 그릇들은 하나같이 이야기를 품고있다.
같은 로열 앨버트 레이디 칼라일이라도
할머니때부터 쓰여진 그릇들은 아마도
그릇 자체가 스토리의 주인공이 될 듯하다.
그 그릇에 음식과 함께 담겨진,
수많은 이야기들이 참 멋지게 느껴졌다.
앞으로도 그 그릇들에는 더 많은 추억들이 담기겠지.

제철 식재료를 사와서 찬 만들기를 즐기는터라,
늘 김치도 3종류 이상에 내 놓는 반찬가지수가 많아서
바쁠 땐 반찬통을 식탁위에 그대로 올려야하기에
반찬통 자체를 이쁜걸로 구입하는 나와는 달리
평소에 원플레이트에 예쁘게 차려내는
정갈하고 소박한 상차림이 인상 깊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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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갈증 페이지터너스
미시마 유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빛소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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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코의 남편 료스케는 결혼한지 얼마되지 않아
장티푸스로 목숨을 잃는다.
료스케는 그 짧은 기간동안 여러번의 외도로
에쓰코를 질투의 화신으로 만들어버린다.
에쓰코는 외도의 사실을 알면서도 뻔뻔한 그를…
더욱더 열렬히 원한다.
그리고 이 질투의 끝에 죽음이 있다는것에,
죽음의 과정과 종결점에는 그녀만이
그와 함께 할수 있다는것에 만족감과 행복을 느낀다.
남편의 죽음 후 살아갈 의지를 모두 상실한 그녀는
시아버지 야키치의 부름으로 본가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시아버지는 그녀를 범하게 되는데
그녀는 거부하지 않는다.
본가의 하인중에 몸집이 단단하고 젊은 사부로란 사내가 있다.
에쓰코의 눈에 자꾸 사부로가 들어오고
일부러 그녀는 그에 대한 짝사랑의 감정을 키워나간다.
여종인 미요의 임신으로 집안이 발칵 뒤집히고
임신시킨 사람이 사부로임이 드러나게 된 상황에서
에쓰코의 질투는 정점을 향하게 되고
그리고 그녀는 환희를 느낀다.
‘질투는 나의 삶’을 부제로 했어도 어울릴듯 하다.
시아버지와 며느리와의 치정보다
더 혼란스럽게 다가왔던건 에쓰코의 질투의 감정이었다.
그녀는 사랑의 상대를 취하려하지 않고 원하지도 않는다.
단지 자기안에 들끓는 질투의 감정을 감각하고 또 감각하고 썩어 곪아질때까지 그 감정을 즐긴다.
그것이 자신이 살아야할 이유인것 처럼…
소설을 읽으며 소설속의 인물로 하여금
나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행동과 생각들을
간접경험하는 즐거움을 얻는다.
이 소설속의 에쓰코 또한 나와는 정말 다른 사람이었다.
하지만 사랑의 발화와 과정에서
가장 심연에서 끓어오르는 불안감과 질투심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삶과 생각이지만,
작가의 능숙한 글솜씨로 그 행위들은 설득력을 갖춘다.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유려한 글솜씨는
[금각사]를 통해 먼저 만났었다.
아름다움의 절정 금각사를 향한
탐미주의의 최고봉이라 불리는 그 소설속에서도
안개로 자욱한 모호함속에서도 반짝반짝 빛나며 상쾌함을 선사하는 아름다운 문장들이 참 인상깊었다.
이번 소설도 마찬가지였다.
여성의 섬세하고 파리한 감정의 움직임까지도
세밀하게 포착해 낼 수 있는 작가.
그리고 그 미세한 찰나의 감정을 너무 아름다운 문장으로 엮어낸다.

최근 읽었던 책중에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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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아가 들려주는 이토록 아름다운 권정생 이야기
정지아 지음, 박정은 그림 / 마이디어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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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취한 음식이 곧 그 사람이 된다’는 말처럼
나는 ‘그 사람이 겪어온 경험들이 그 사람을 만든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 경험치를 통해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지는 선택의 문제다.
일제 강점기를 거처 한국전쟁을 지나오는 과정에서의
수많은 굶주림과 죽음들이 무감각해 질만도 할 그 처참함 속,
척박하고 험난하고 피폐한 경험을 통해
울분과 원망과 분노로 가득 차버린 사람이 있고,
자신안의 슬픔과 고독의 밑바닥을 훑어내어
그 곳에 작고 미약하지만
따스한 온기와 사랑으로 승화시킨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이 흔하지 않기에 우리는
그를 ‘천사’라도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천사와도 같은 권정생선생님의 이야기다.
‘강아지똥’과 TV드라마로도 방영되었던
‘몽실언니’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글을 썼던 작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강아지똥을 읽으며,
이 작가는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기에
이렇게 따뜻한 글을 썼을까 막연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글에는 그 사람의 품성이 담기는 법이다.
일생을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가장 낮은 곳일지라도 감사히 여기며
그럼에도 더 나누려 몸을 한껏 옹송그린 채 살았던
권정생선생님의 거룩한 품성에 여러 번 눈시울이 붉어졌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천한 것들과 무용한 것들 하나조차도
존귀하게 바라볼 수 있었던 그 시선을
아름다운 작품들로 남겨 우리들로 하여금 잠시나마
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다.

마지막 작가의 말처럼 권정생선생님의 삶을 볼수록
나 또한 자꾸 낯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투명하고 맑은 것을 마주하면 내 모습이 비치는 법이다.
책을 읽으며 여러 번 외면하고 싶어지는
나의 탁한 모습들을 마주하고 부끄러움을 느꼈다.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고운 시선을 그의 삶을 통해 배운다.
세상에 귀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으랴.
서열을 매기고 더 높은 곳만을 좇아가느라 정신없는 현대인들에게.
우리 곁엔 아직 귀하고 아름다운 마음들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내 안 어딘가의 한 켠에도 자리하고 있을 그 따순 마음을,
이 부끄러움을 통해서라도 조심히 꺼내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나 또한 조금은 살만한, 사람냄새 나는 사람이 되고 싶게 한다.
이것이 권정생선생님의 삶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온기가 아닐까...
이 책을 통해 그 온기가 더 많은 이들에게 전달되길 소망한다.
제목 그대로 정말 아름다운 책이다.
독서 또한 개인의 자유라 책을 돌처럼 바라보는 애들의
선택도 존중했던 나지만,
이 책은 무조건 읽어보라 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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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 모리가 화요일에 다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
모리 슈워츠 지음, 공경희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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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_모리가 화요일에 다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

🔖노년은 인생 최고의 시기도, 최악의 시기도 될 수 있다.
어느 쪽인지는 자신이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렸다.p_139

🔹️우리 모두는 언젠가 죽는다.
시간이 흐르면 노년을 맞이하고
생의 마지막이 올 거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왠지 우리는 이 평범하고도 절대적인 사실을
외면하고 영원히 청춘일거라, 영생할거라
생각하며 사는듯하다.

자신도 그러하리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은 채,
노인들을 혐오하고 연민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으나 생각해보면
나 또한 어느정도 그런 시선을
가졌음을 인정한다.
멋지게 나이 드신 어르신들을 보면
책으로, 배움으로 얻지 못한
시간속의 견고한 지혜들이 너무나 부럽게 느껴지고,
그로 하여금 ‘나도 저렇게 나이 들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 반대로 말 그대로
나이 많은 게 대수인 듯 행동하시는 분들을 보면
‘아! 난 저렇게 나이 들지는 말아야지’하고 다짐하기도 하고.


🔹️우리는 매일매일 나이 들어간다.
외면하고 싶고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청춘은 사그러져 가고 있다.
40대 중반에 들어서니 자꾸만
눈에 띄이는 흰머리가 거슬리고,
눈가 잔주름도 거슬린다.
주변에서 감기가 아닌 지병이 걸렸다는
소식이 자주 들려오고,
나또한 몸이 조금 안 좋거나 속이 안 좋은 게
오래 지속되면 큰 병에 걸린 거 아닐까 걱정한다.
그렇게 분명하게 나의 신체와 정신은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노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유명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모리슈워츠가 화요일에 다하지 못한
마지막노년의 상념들을 엮은 책이다.

결국 명상이고, 관계다.
삶의 허무가 밀려오는 시기인만큼
나이가 주는 지혜와 편안함으로써
막연한 불안을 희석시키는 균형이 꼭 필요한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 명상하고 내려놓고 인정하는 자세,
그리고 애정, 아낌, 존중으로써 서로의 가치를
확인해 줄 수 있는 좋은 관계들을
만들어 놓아야 함을 새삼 깨닫는다.

🔹️책을 읽으며 나의 노년기를
어떤 자세로 맞이하고 노년기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마음의 준비가 되어야 함을 느꼈다.
존재의 이유가, 삶의 목적이
불확실성속에서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살게 될지도 모를
노년의 시기에, 얼마간의 삶을 살더라도 잘 살고 간다는
마음의 평안함을 가지게 할 좋은 책이다.
그래서 현재 노년기에 있거나 노년기를 맞이할
우리 모두에게 노년의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책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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