릿터 Littor 2017.8.9 - 7호 릿터 Littor
릿터 편집부 지음 / 민음사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지난 호 즐겁게 읽던 칼럼들이 대거 연재 종료해 걱정스러웠는데 다행스럽게도 이번호 칼럼도 흥미진진하여 잘 읽었습니다. 이번 호 테마는 '느슨한 공동체'라고 하여 과연 어떤 공동체의 이상을 보여줄지 궁금했는데 그 테마에 맞춰 쓴 짧은 이야기들은 소설가 개인이 꿈꾸는 공동체의 모습과 함께 구성원들이 화해하고 갈등하는 모습을 은은하게 잘 보여주었습니다. 가끔은 지나치게 공동체에 대한 로망을 품고 있는 거 아닌가 갸웃하기도 했지만요. <주민회의-일요일의 반상회>는 다문화 사회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로망을 보여줘 문득 그 대척점에 선 요즘 인기를 끄는 영화 <범죄도시>가 떠올랐습니다. 둘은 이방인에 대해 전혀 다른 생각을 품고 있었죠. 영화로 치면 이 소설은 외계인을 환대하고 외계인 역시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ET>의 태도에 가까웠고 <범죄도시>는 과거 인기를 끈 외화 드라마 <브이>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나와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는 어려운 문제인데 두 태도 사이의 어딘가에 답이 있지 않을까 생각만 해봅니다. 그밖에 인상깊은 글은 아마추어 여자축구팀에 관한 칼럼입니다. 지난 호까지 연재한 국내 축구 경기 골수 팬 이야기를 축구 문외한임에도 아주 즐겁게 읽었기에 이 칼럼도 기대했습니다. 프로 여자 축구는 알았지만 아마추어로 열심히 뛰는 분들이 있는지는 처음 알았고 그분들의 열정에 감복했습니다. 즐겁게 뭔가를 하는 이들을 보면 덩달아 힘이 납니다. 비록 노벨문학상은 수상하지 못했지만 시대를 대변하는 글을 쓰는 작가라 생각하는 마거릿 애트우드 관련한 편집자 인터뷰와 글도 좋았습니다. 소설도 전반적으로 고르게 배치되었고 시는 김행숙 시인의 <카프카의 침상에서>가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현대 직장인의 자의식을 보여주는 시였습니다.
이번호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전 호보다 조금 힘을 뺀 듯하지만 편안하고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모든 잡지가 무게를 잡을 필요는 없겠지요. 가벼움의 미학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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