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 (2015년판) - 김영하와 함께하는 여섯 날의 문학 탐사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조곤조곤 이야기해주는 느낌의 에세이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공감 가는 대목이 많아 무릎을 치기를 여러번. 중간 중간 따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책 목록 작성을 하느라 손이 바빴다. 전작인 <<말하다>>도 무척 좋았는데 <<읽다>>도 좋았다. 어휘력이 딸려 '좋다'는 말밖에 못 하는 게 약간 한심하긴 하지만 아무튼 좋았다. 소설에 대한 애정이 새삼 샘솟게 하는 에세이였다. 내가 왜 이야기와 소설을 좋아하는지 그에 대한 답을 주었다. 무의식적으로 나는 가슴 두근거리는 경험, '자아'가 깨지고 넓어지는 경험을 갈구하고 있었나 보다. 문득 어렸을 때 헌책방에서 맡은 책 냄새가 그리워졌다. 종이가 누렇게 뜬 책들이 옆으로 눕혀 어린애였던 내 키만큼 쌓여있던 곳. 주머니 속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사고 싶은 책을 고심하며 고르던 시간들. 겨울방학 때는 따뜻한 아랫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 동생들과 같이 대여점에서 빌려온 책들을 야금야금 맛있게 읽고는 했는데 아마 그런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책에 대해 어딘가 뭉클한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리라. 그런 추억들을 떠올리게 해줘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