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기억은 반드시 왜곡돼 있다. 누구나 한번쯤 어린 시절 넓게만보였던 골목이 사실 굉장히 좁다던가, 자신을 물었던 집채만한 개가 사실 손바닥만 한 강아지였다는 사실에 놀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대개 어린 시절의 기억이란 사실 관계는 흐려지고 당시 느꼈던 감정만 과장되게 남는 속성이 있다. 첫 기억은 이런 왜곡의 결정판으로, 아예 팩트 자체가 조작되는 일도 흔하다.
역설적이게도, 첫 기억은 왜곡된 기억이기 때문에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기억이 어떻게 왜곡돼 있는가를 살펴보면, 한 사람의 삶을 지배하는 감정, 다시 말해 인생의 테마thema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심리학의 3대 거장이자 개인심리학의 창시자인 아들리는 이렇게 말했다.
"심리학에서는 한 사람이 자신의 첫 기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실제로 그러했는지 혹은 심지어 현실의 사건에 대한 기억인지 아닌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억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을 해석함으로써 그 사람의 현재 및 미래의 인생을 이해할 수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 부여한 의미를 발견하고 이해하는 일은 그의 전 인격을 아는 열쇠가 된다."
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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