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나 같은 사별 조정관에게 애도 호텔의 꼭대기 층에 있는 원룸을 제공했다. 동료 중에는 세상을 구하고 있다는 순진한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건 그저 산처럼 쌓인 채 화장을 기다리고 있는 북극 전염병 희생자들과 스위트룸에서 사랑하는 이들의 시체 옆에 웅크리고 앉아 사별의 상처를 달래고 싶어 하는가족들을 상대하는 벨보이를 좀 좋게 부르는 것에 불과했다. 어느 날이든 지역 병원에서 사망한 이들이 생물재해 자루에 담긴채 지하실 복도에 줄지어 늘어서서 방부 처리의 세 가지 과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멸균, 방부, 항균 가소화 처리. 가족들은 작별인사를 나눌 시간을 벌었겠지만 우리 화장터는 수요를 따라잡느라 고군분투했다. 내가 하는 일은 무슨 로켓 과학도 아니었고 일을 견딜 수만 있다면 보수도 짜지 않았다. 애도 호텔이 문을 열고 장례 시장을 장악한 후 거의 3년 동안 나는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며 내 이야기도 거의 입에 올리지 않은 채 캘리포니아 킹사이즈 침대에서 소각로까지 시체를 날랐다. - P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