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리 이자는 일반적으로 일정 기간 금액이 고정되는 지대와 달리, 또 생산에서 생기는 이윤과도 달리, 대출자에게 계속 증가하는 불로소득을 안겨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지속 불가능한 일이다. 이자율이 경제성장률보다 낮지 않은 한, 부채는 결국 상환 불가능한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다. 어떤 물건이라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 마지막에는 위기가 찾아온다. 자연을 보면, 어떤 개체는 일정 기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지만, 나중에는 증가세가 둔화하다가 마침내 멈추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암세포의 증식처럼 예외도 있다. - P105

정부 부채는...... 보통의 납세자들에게서 부유한 증권 보유자들에게로 소득을 상향 재분배하는 수단으로 볼 수 있다. 정부는 부유한 사람들에게 과세하는 대신 돈을 빌리고 그들에게 이자를 낸다. 소비자 신용도 부자들을 더 부유하게 만든다. 임금 정체로 고통받으면서 비자카드로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맞추려는 사람들은 매달 해야만 하는 결제를 통해 채권자들의 지갑을 부풀릴 뿐이다. - P111

전통적인 경제이론에서는 저축이 투자(대출)를 결정한다고 주장하지만, 그것은 난센스다. 대출은 주로 신용화폐의 창조에 의존한다." 대출 여부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은 채무 불이행의 위험과 차입자가 충분한 담보를 가졌는지 여부다." 이 ‘신용화폐‘의 생산비용은 무시해도 될 정도라서, 이 경우 이자는 물론이고 원금까지도 분명히 노력 없이 생기는 돈이다. 은행이 다른 사람들의 저축을 차입자에게 대출함으로써 그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차입자가 은행으로 하여금 신용화폐(이자 형태로 불로소득을 얻는 원천)를 창조하게 함으로써 호의를 베푸는 것이다. - P118

그러나 어쨌든 우리는 마치 사람들이 평등한 존재인 것처럼 서로 빌려주고 빌리는 계약을 맺을 수 있어야 한다는 고전적 자유주의의 사고에서 빌려주고 빌리는 것이 실제 동등한 관계라는 가정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맞다. 우리는 모두 빌리고 빌려줄 권리를 갖고 있고, 그 점에서 형식적으로는 평등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부채가 경제적 불평등에 의존한다. 어떤 사람들은 대출할 수 있는 여분의 화폐를 갖고 있든지, 아니면 은행처럼 신용화폐를 창조할 권리를 갖고 있든지, 하여간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힘을 갖고 있지 않은가? 고리대는 그와 같은 불평등을 활용한다. - P122

많은 경우에 부유한 채권자들은 남는 돈을 지출할 생각은 없고 단지 대출해서 불로소득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여긴다. 앞에서 보았듯이, 은행은 기존화폐의 사용을 연기함으로써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신용화폐를 창조하는 데서 이익을 얻는다. 은행은 절제해야 할 대안적 행위가 없다. 어떻게든 하려고 하는 행위, 게다가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행위에 대해 보상할 필요가 있겠는가? 그런 보상은 대식가에게 밥을 먹는다는 이유로 보상금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쨌든 실제로 이자는 사람들이받을 자격이 있다는 주장에 호소한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대출자와 차입자의 상대적 힘이다. - P123

우리가 위의 옹호론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그것들은 여기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설명하지 못한다. 대출자들이 이자를 부과하는 것은 이자를 받을 자격이 있음을 입증할 수 있다거나 경제 전체에 좋다거나 하기 때문이 아니다. 단지, 할 수 있어서 이자를 부과한다. 물론 대출자들은 통상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이자를 부과한다. 어떤 옹호론을 내세우건,
그것은 우리가 내린 불로소득의 정의에 부합한다. - P129

저축예금을 이용하든 신용화폐를 창조하든 신용의 배분을 통제하는 사람은 상당한 힘을 갖는다. ‘경제의 지휘부‘를 통제하면서 경제발전의 양상을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은행에 이러한 권한을 허용하는 경우, 권한에 따르는 책임은 예금자(채권자)와 주주에게 돌아간다. 민간은행은 이익이 나고 주식 가치가 계속 상승하는 한 대출이 어디로 가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건 상관하지 않는다. 금융‘투자‘는 실물투자‘와는 거의 관련이 없다는 말이다. 놀랍게도 오늘날 금융 엘리트들은 개인·기업·정부를 대상으로 이자를 추출하는 것이 부를 창출하는 한 형태라고 여긴다. 이들에게 돈은 돈일 뿐이니, 출처가 어디든 무슨 상관이겠는가?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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