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너머 - 얽힘·고통·타자에 대한 열 개의 물음
전의령 지음 / 돌베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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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류학을 전공한 전의령이 경향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보완하고 수정한 것입니다. 신문 연재글이라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기본적으로 포스트 휴머니즘과 페미니즘 그리고 행위자-연결망 이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으면 읽기가 쉽지 않은 책인 것 같습니다. 개념을 잘 몰라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습니다.

전의령은, 동물에 관한 문제에서 동물이 우리 ‘인간‘이 생각하는 ‘동물‘을 넘어서기도하고, 또한 동물담론이 그 너머에 있는 사회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에, 동물에 관한 책을 쓰면서 제목을 ‘동물 너머‘로 했다고 말합니다. 즉 인간-동물 관계는 비선형적이고 예측불가능한 방식으로 얽혀 있고, 인간-동물의 관계가 결국 인간-인간의 관계이기도 하다는 점을 전의령은 강조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에서 반려동물, 길고양이, 식용개, 동물싸움, 동물원에서 탈출한 퓨마의 죽음, 축산산업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룹니다. 우리가 대개는 미디어에서 접했던 내용들이었는데, 저자의 시각으로 동물권 담론이나,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석합니다. 둔촌 주공 아파트 재개발과 그 지역의 길고양이 구조 사건을 연관짓는다거나 동물을 도살하는 축산산업 노동자의 사회경제적 위치를 다루며, 개고기를 둘러싼 담론을 새로운 인종적 담론으로 다루는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기도 합니다. 저는 동물이 계급적•인종적 타자성을 매개하며 이는 포스트인종 포스트식민 시대의 특징이라고 하는 주장이 흥미로웠습니다.

개인적으로 보는 프로그램이 동물농장을 포함해서 딱 2개 뿟입이다. 그런데 동물농장을 보면서 뭔가 이 부분은 시선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점이 자주 있었고, 이 책을 통해서 어떤 부분은 스스로 해석할 수 있는 언어를 발견한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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