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잠시 생활했을 때, 거리에서 장애인과 마주칠 일이 많았다. ‘이곳은 왜 이렇게 장애인이 많지?‘라고 생각했는데,나중에서야 독일에 장애인이 특별히 많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한국의 장애인들은 이동이 쉽지 않아서 잘 돌아다니지 않으니 마주칠 일이 없었던 것 뿐이었다. 한국은 아직은 장애인과 함께 사는 법을 충분히 익히지 못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이 책의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장애인들을 길거리에서 쉽게 만나지 못하는 현실을 에세이 형식으로 표현한다. 1부는 주로 자신의 일과 관련이 있는 발달장애인, 2부는 척수장애인인 가족이 겪은 편견과 차별을 다루고, 3부에서는 장애인과 함께 살기 위한 몇 가지 생각해 볼 문제를 언급한다.이 글을 읽으면서 내가 비장애인의 입장에서 장애인들을 생각했다는 점을 명확히 깨달은 부분이 있었다. 휠체어 사용자들이 기술의 발전으로 다시 걷게 되기를 바라는 것보다, 휠체어를 타고 어디든 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는 부분에서였다. 화장실에 가는 거나 식당에 가는 것,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의 현실을 어느 정도 추체험 할 수 있는 지점이었다.˝불편함과 소외, 부당함의 원인은 결코 장애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처한 환경에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학생들도 충분히 볼 수 있는 책이니, 장애와 관련한 주제를 다룰 때 여러 모임에서 읽고 이야기 하기에도 좋은 책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