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기억을 물리적 존재로 보는 견해는 오해를 낳기 마련이다. 진실을 말하자면 자전적 기억은 우리가 소유하거나 소유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현재 순간에 현재의 요구에 따라 만들어지는 정신적 구성물이다. 과학자들은 이런 과정을 인지적 수준(사고, 감정, 믿음, 지각의 수준)과 신경적 수준(뇌의 활성화)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인지적, 신경적으로볼 때 바이어트는 "자신의 기억을 끄집어내서 들여다보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있을 때마다 매번 새롭게 기억을 구성한다. 이것은 기억이 고정적이고 나눌 수 없는 실체라는, 과거로부터 전해지는 가보라는 인식과는 상당히 다르다. 이 책에서 내가 살펴보고자 하는 견해는 기억이 습관 같은 것이라는 점이다. 요구가 있을 때마다 매번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살짝 다른 방식으로 부분들로부터 뭔가를 구성하는 과정에 가깝다. - P15

여러분이 기억을 할 때는 이미 완전한 형태로 존재하는 무언가를 불러내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에 기억은 과거만큼이나 현재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기억은 순간에 만들어지며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지면 곧바로 구성 요소들로 다시 떨어져 나간다. 기억하기는 현재시제로 벌어진다. 그러려면 뇌의 여러 부위에 분포하면서 다른 많은 정신적 기능도 맡고 있는 인지 과정들이 서로 정확하게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 P1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