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데거 한길로로로 5
발터 비멜 / 한길사 / 1997년 3월
평점 :
품절


--대부분의 로로로 시리즈가 한 사람의 삶의 연대기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면, 적어도 '하이데거' 편은 사상의 궤적을 간결하고도 밀도있게 서술하고 있다. 저자 발터 비멜이 하이데거가 스스로에게 던진 철학적 질문들에 따라 독자를 안내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철학에 대해 하이데거 자신이 던진 질문과 이에 대한 하이데거 자신의 답변, 그리고 거기에서 다시금 던져진 철학적 물음들의 연속들...

--비멜의 '하이데거'는 구불구불한 하이데거 철학의 숲길에 접어든 독자에게 이정표이자 지도의 역할을 한다. 하이데거가 먼저 밟고 지나간 철학적 발걸음을 지시하는 이정표이자, 하이데거의 선배들과 친구들, 또 후배들이 걸어간 발자취를 제시하는 지도. 이 작은 지도에서 하이데거의 발걸음과 이와 교차해 다른 방향으로 뻗어간 다른 철학자들의 발자취가 풍성하게 나타나고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비멜이 하이데거의 철학적 결론에 멈춰서기보다는 그 질문을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입문서임에도 이 책을 독해하기란 쉽지 않다. 복잡한 길들을 안내하고 있는 이 책은 하이데거 철학을 알기 쉽게 설명한, 그래서 그의 철학이 지닌 복잡함을 희생시키는 기계적 매뉴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하이데거 저작과 주인-노예의 관계를 맺기 보다는 친구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 친구관계는 옮긴이의 덕택에 우리에게도 맺어질 수 있는 관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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