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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죽음.운명 - 스토아 철학에서 禪으로, 이정우 교수의 현대철학 이야기 2
이정우 지음 / 거름 / 199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언제나 popular하게 철학하는 저자는 이전의 저작에 이어 들뢰즈로 대표되는 존재론자론에 기반을 둔 윤리학은 무엇인지 설명하고 있다. 스토아 철학, 선을 중심으로 자연과 하나가 될 때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니체적 '주인의 도덕'은 저자에게도 육화되기는 어려운듯 보인다. 책 내용에서는 옳고 좋은 말만 하던 저자가 뒤에 부록에 가서는 '소인배'같은 언사를 서슴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원한에 사로잡힌 사람은 결코 자연과 합일할 수 없고, 대인이 될 수 없으며, 니체적 초인이 될 수는 더더욱 없다. 과연 이정우씨의 마지막 부록을 읽고 누가 그를 대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오히려 그가 소인배들이라고 치부한 교수들은 입다물고 있는데, 원한에 사로잡혀서 공적인 글에서 사적인 분풀이를 하고 있는 저자는 과연 스토아 철학에 충실한 사람인가? 어떠한 철학을 하든지 간에 '언행일치'가 중요하다.
한 가지만 더 지적하자. 늘 저자는 동아시아의 사유와 프랑스 철학을 잘 섞어서 새로운 철학 캌테일을 만들어 보이겠노라고 자신만만하게 호언장담하고 있다. 이는 저자의 신중하지 못한 태도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보통 진정한 '대가'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역작에 집중하여, 이러한 사유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그제서야 부끄럽고 솔직하게 밝힌다. 이정우씨는 아직 자신의 야심찬 계획을 준비만 하고서도 이러한 대가들보다 더 큰 소리로 자신을 과시한다. 학자로서 너무나도 경솔한 언행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