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철학입문
에띠엔느 질송 지음 / 서광사 / 1989년 11월
평점 :
품절


  70여년도 더 된 질송의 강의는 오늘날에도 기본적인 기둥을 이루며 그 탄탄함을 자랑하고 있다. 물론 요즘에 와서는 질송이 그렇게 아껴마지 않던 토마스 아퀴나스보다는 14세기의 다양한 지적 흐름들과 12세기의 아랍철학이 이 고목나무의 화려한 꽃들과 보이지 않던 뿌리로 주목받고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역시 문제는 이 고목나무를 한국에 심는 과정에서 수 많은 오류들이 이 고목나무에 상처를 내고 있다. 물론 이 고목나무는 너무도 견고하여 이 상처들로 끄떡도 하지 않는 듯 보이는데, 그래도 어떤 자잘한 상처들이 있는지 되짚어 보자.  

p7, "단절된 역사는 문화의 허상을 만들어낸다.": 역사는 실재로서는 단절될 수가 없고 역사책으로서는 언제나 단절일 수 밖에 없다. 문장이 의도하는 바는 "역사에 대한 단절적 시각이 문화에 대한 허상을 만들어 낸다"는 점일 것이다. 문장의 표현이 아쉽다.  

p.23 기요옴: 중세에는 수 많은 장과 기욤들이 있다. "기욤 드 샹포"로 표기해 주자.  

p.24 강신술사(Sprituals): 강신술사는 무당이다. 프란체스코 교단이 무당일리가... 정확한 번역어는 아니지만 "영성주의자들" 또는 "성령주의자들" 정도가 아닐까?  또한 프란체스코를 설명한 역주부분에서 "기사의 이상을 품은 교육을 받았으며 1202년 페르시아와의 전투에 참여하였다가" 는 "기사도적 이상에 따른 교육을 받았으며 1202년 페루쟈(안정환과 나카타가 선수로 있던 그 이탈리아 도시, 이 당시에는 페르시아라는 나라는 없었으니...)와의 전투에 참여하였다가"로 바꾸자. 

p. 38 안셀무스를 설명하는 각주에서 독일어 사전을 참고한 결과 영국왕들을 독일사람으로 바꾸어 버렸다. '빌헬름 루푸스'는 '윌리엄 루푸스'로, '하인리히 1세'는 '헨리 1세'로 바꾸자. 그리고 교황 이름은 라틴어 표기를 따르는 것이 객관적일 듯 하다. '우르반 1세'는 '우르바누스 1세'로 바꾸자. 또한 라틴어 표기 책은 라틴어 발음대로 적어 두자. '모놀로기움', '프로슬로기움'으로... 물론 정확히는 희랍어 표기로 '모놀로기온'과 '프로슬로기온'이지만... 

p. 39 '말브랑시'는 '말브랑슈'로... 

p. 45 '도세트쉬어'는 '도세트셔'로... 하단부에 로저 베이컨 설명 부분에서 한 음절만 집어 넣으면 이해가 더 쉬워진다. "우리들은 그가 침착하게 자신의 최고의 지성적인 목적을 향한 수단으로서 수학을 사용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p. 46 역주에 나온 카탈로냐 신학자 '라이문두스 룰루스'는 라틴어 발음으로 적어 주던가. 아니면 카탈란어로 '라이몬 유이'로 적어주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카탈란 어로는 Llull이라 쓰는데 L 두개가 되면 발음기호로 λ 표시의 발음이 난다.

p. 60 '서기관': 중세에는 서기관이 없었다. clerk의 번역인듯 한데, 그냥 일반적인 교회 '사제'를 총칭한다. 다다음 줄의 '조종'은 '통제'라는 표현으로 바꾸는 것이 좋을 듯...  

p. 64: '예술학부'... '인문학부' 정도로 번역하자. 'faculte des arts'의 번역인데, 여기서 '아트'는 예술이 아니라 철학, 문법, 수사학 등등을 말한다. 영어로도 인문학은 liberal arts 로 표현한다. 

p. 65, 여기에서 이 책 전체에 걸친 가장 큰 상처가 눈에 띈다. 13세기의 아베로이스트, '다키아의 보에티우스'는, 6세기 동고트 왕국의 철학자이자 '철학의 위안'을 쓴 '안키우스 만리우스 세베리누스 보에티우스'가 절대 아니다 !.  

p. 66. "그와 같은 변형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의심할 여지없이 프랑스 철학자 존이었다. 그는 마르시글리오 디 파도아 회원으로서..."는 " ... 프랑스 철학자 '장 드 장됭 (Jean de Jandun)'이었다. 그는 마르실료 디 파도아 파로서...". p.68에  나오는 'Jaudun'은 'Jandun'으로 바꾸어야 한다. 현지 발음으로는 '졍당' 정도로 발음하나 외국어 표기법을 지키자. 파도바의 마르실리우스는 사람이름이지 협회가 아니다. 

p. 69. '퐁테넬'은 '퐁트넬'로... 

p. 79. "토마스 아퀴나스에게 대해서도"는 "토마스 아퀴나스에게도"로 줄이면 더 잘 이해간다. 

p. 81. redemption은 '보상'이 아니라 '보속' 또는 '구속'으로 보통 번역한다. 

p. 82. 그냥 '존'이 아니라 '후안 데 크루즈'로 표기하자. 

p. 85. " 그 유명한 저술의 저자는 분명히 철학이나 또는 (학문으로서의) 신학을 매우 존경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괄호 안 표현을 보충해 주어야 문맥이 이해가 갈 듯...

p. 87. '존 제르송'은 프랑스 사람이니 '쟝 제르송'으로... 또 "존 보스 데 후에스덴(Huesden)은 협의회를 남겨 놓았는데..."는 " 얀 보스 데 호이스덴(Heusden)은 강의록을 남겨 놓았는데..."로 바꾸자. 

p. 88. '페트루스 폰 아일리'는 프랑스 사람이니 '피에르 다이이(Pierre d'Ailly)'로 쓰거나, 라틴어로 '페트루스 데 알리아르코(Petrus de Alliarco)'로 표기하자. 

p. 101. 이상하다. p.19에서는 '툴리아누스'였다가 여기에서는 '테르리아누스'가 되었다. 그런데 테르툴리아누스가 라틴어 표기로 맞다. 

p.105. '법왕'보다는 '교황'으로, '이노센트 3세'는 '인노켄티우스 3세'로... 마지막에 프란체스코 교단의 주의주의는 로저 베이컨의 관찰정신의 사례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 '프랑체스코 교단은 이론적 도그마에 따른 연역적 사고체계를 좋아하지 않았다'는 설명이 중간에 부가되어야 전체 설명이 그나마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p. 107. '옥캄의 면도'는 '오캄의 면도날'로, '반대의 일치'는 라틴어 원문대로 '대립자들의 일치'로... 

p. 108. 인노켄티우스 3세, 그레고리우스 9세, '카이저'는 '신성로마제국 황제'로... 아비뇽 포로가 아닌 유수... 

p. 109. "독일어로 된 정신적 아이들에게라는 설교를 통하여"는 " '정신적 자손들에게'라는 독일어 설교를 통하여"로 하면 더 이해가 쉬울 듯... '프란치스카너'와 '도미니카너'라는 독일어 형용사는 '프란체스코 교단의'와 '도미니코 교단의' 한국말로... 

p. 112. '마기스터'는 라틴어이니 '마기스테르'로 .... " 삼분된 작품"은 '삼부작', '시트라스부르크'는 '스트라스부르그 (현재 프랑스...)'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왜 질송의 강의록에 역자의 에크하르트에 대한 설명이 덧붙여져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고, 나아가서는 각주까지 필요할 듯... 질송의 아퀴나스와 역자의 에크하르트는 어떠한 관계인지? 등등... 불교에 대한 논의는 없어도 되는 것은 아닌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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