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부모와 자식이 뿔뿔이 흩어지는 게
당연한 세상에서 나이 든 자식들이
다시 좁은 집구석에 모여 든다.
3남매가 결혼에 실패하고,
도전에 실패하고,
낙오자가 되어
마지막 밑천이었던 젊음 마저
잃었을 때의 일이었다.
세상에 패배한 자신에 대한 실망과 미움은
서로에게 투사되어 남매들은 으르렁거린다.
사실 그들이 손톱, 발톱 내세워 싸워야 할 대상은
착한 나를 핫바지로 보고 속이려 하는 세상,
실패한 나에게 모든 죄를 떠넘겨 매장해버리려는 세상,
인자한 미소 뒤로 고달픈 나를 비웃는 세상이다.
아웅다웅 살면서 이 사실을 깨닫고
서로에 대한 오해를 푼 남매들은
엄마가 하루가 멀다하고 구워주는 고기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또 다른 가족을 꾸려 다시 세상 속에 흩어진다.
모진 세상속에서 부대끼며 살 수 있는 힘은
가족에서 나오기 때문에_
작가의 책은 이걸로 두 권째인데
두 권 다 재미있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주지 않는 이야기여서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