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만든 공간 -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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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알쓸신잡2>에 출연해 셜록 현준이라는 별칭을 얻은 건축가 유현준 교수의 책 '공간이 만든 공간'. 제목만 보고는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읽어보니 우리가 발 디디고 있는 땅이 갖고 있는 기후, 지형 등 공간 환경이 인간이 만든 공간에 어떻게 영향을 주었는지 담고 있다. 이 과정을 살펴보다보면 같은 지구안에 살고 있지만 어떻게 다양한 생각이 발생하고, 이것이 인간들의 건축양식, 생활양식, 문화 전반에 영향을 주게 되는지 감잡아볼 수 있게 된다. 일례로 비교적 강수량이 많은 지역인 동양에서는 쌀농사를 짓게 되고, 협동이 중요한 쌀농사의 특성상 관계를 중요시 하는 공동체 의식 성장에 영향을 주었다. 강수량이 적은 지역인 서양에서는 밀농사를 위주로 짓게 되고, 개인이 농사를 짓는 밀농사의 특성상 개인주의 성장에 영향을 주게 된다. 강수량은 건축물에도 영향을 주었다. 비가 많이 와서 땅이 무른 지역은 가벼운 소재인 나무를 이용해 기둥이 중심인 건물을 짓고, 땅이 단단한 지역에서는 보다 튼튼한 소재인 돌을 가지고 벽이 중심이 되는 건물을 짓는다. 가공이 어려운 돌로 건물을 짓다보니 바깥쪽으로 창을 내어 자연경관을 내부에서 감상하기보다는 건축물 외관을 장식하게 되었고, 반면 기둥 위주로 짓는 건물에서는 바깥의 아름다운 경관을 안팎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자연 속에 어우러지는 건축물을 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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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서 건축물이 자연을 바라보게 하는 프레임으로 작동한다면, 서양에서는 건축물 자체가 목적이 되는 건축이 되었다. 그래서 동양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존속되는 건축물이 적은 것이다. 잘 썩는 목재라는 재료 자체의 제약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건축물 자체가 목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중략)...그런 의미에서 외국인들에게 경복궁의 진정한 가치를 느끼게 해 주려면 '근정전'이나 '경회루'를 밖에서만 바라보게 해서는 안 된다. 안에서 바깥 경치를 보게 해 줘야 우리 문화의 진수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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