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잔혹사 - 약탈, 살인, 고문으로 얼룩진 과학과 의학의 역사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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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과학자는 좋은 사람이다. 대개는 그렇다. 과학자는 차분하고 똑똑하며, 합리적이고 냉철하며, 주변 세계를 침착하게 해부한다. 하지만 클레오파트라 이야기에서 보듯이, 때로는 과학자도 집착에 사로잡힌다. 그래서 정상적인 것을 거꾸로 뒤집고, 고상한 탐구가 될 수 있었던 것을 어두운 것으로 왜곡시킨다. 이 주문에 걸리면, 지식은 단지 모든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의 인생에 유일무이한 것이 된다."

"이 책은 사람들이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선을 넘어 범죄와 비행을 저지르는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1. 저자 "샘 킨"은 과학의 잔혹한 면을 한편의 단편소설처럼 우리에게 보여준다. 클레오파트라부터 미래에 예상되는 과학 범죄까지. 클레오파트라는 아름다운 미모로 알려진 것과 다르게, 아주 냉철했던 것 같다. 그녀는 자궁 속의 아기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처음으로 확실히 구별할 수 있는 때는 언제인가를 궁금해했다. 여종을 강제로 임신시키고 태아를 꺼낸 이런 잔혹한 행위는 사소한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과학이란 사소한 호기심으로도 윤리를 배반할 수 있다. 샘 킨은 클레오파트라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례로 과학의 이면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2. 책은 목차부터 아주 친절하다. 범죄소설 단편 선집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3장의 "시신 도굴"은 과학의 광기를 보여준다. 과거 과학자들은 시신을 구하고 싶어 했다. 해부용 시신 부족은 곧, 매매로 이어졌다. 흔적을 남기지 않고 질식시키는 '버킹'은 시신 도굴꾼 윌리엄 버크에서 유래했다. 윌리엄 버크는 금전상 이유로 죽어가는 노인을 질식시키고 시신을 팔았다. 처음에는 "죽어가는"라는 이유를 붙이면서 소심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대범해진다. 보통 질식사는 흔적이 남기 마련인데, 버크는 흔적을 남기지 않고 깨끗이 처리했다.

"시신 도굴꾼은 대개 팀을 이루어 활동했다. 덜 정교한 도굴꾼은 공동묘지를 털었는데, 구덩이가 극빈자의 시체들로 가득 찰 때까지 지키는 사람도 없이 방치돼 있었다. 솜씨가 뛰어난 시신 도굴꾼은 훨씬 정교한 방법을 사용했다. 많은 도굴꾼은 여성 스파이를 고용해 병원과 구빈원에 심어놓고 사람들이 죽기를 기다렸다. 그러고 나서 스파이가 '어둠 the black'(도굴꾼 사이에서 장례식을 가리키는 은어)에 참여해 매장 위치를 알기 위해 '병원 침대 hospital crib'(묘지)까지 그 뒤를 따라갔다. 스파이는 흙 속에 묻어둔 용수철 작동식 총이나 건드리면 폭발하는 어뢰관 같은 부비트랩도 유심히 살폈다. 어떤 가족들은 덜 과격하게 잔가지나 돌, 굴 껍데기 같은 것을 무덤 표면에 특정 형태로 배열했는데, 누가 흙을 건드린 흔적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스파이는 원활한 작업 진행을 위해 이 모든 정보를 시신 도굴꾼 일당에게 전달했다."

이처럼 저자는 각 주제마다 한 편의 범죄소설을 서술하듯이 독자에게 흥미롭게 설명한다. 다윈이 존경했던 댐피드의 이야기, 노예무역의 혜택을 받은 박물관, 비교적 윤리적인 처형을 위해 수많은 동물실험을 했던 에디슨의 전기 처형, 매독에 감염됐던 일반인을 치료해 주지 않고 실험한 의사들, 소련에 원자폭탄 정보를 넘긴 과학자 등, 많은 어두운 이야기가 있다.

3. 이 책의 정말 흥미로운 부분은 바로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준다는 것이다. 딜레마라 설명하면 조금 잔혹한 부분일까? 저자는 의사들의 이러한 비윤리적인 실험을 단편적으로 '악행'이라고 매도로 책을 매듭짓지 않는다. 시신 도굴을 통해 불법적으로 해부로 해부학의 발전이 오고, 비윤리적인 매독 실험은 나치 이후의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다줬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50명을 비윤리적으로 실험해서 500명 아니, 5000명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 이것이 '과학의 잔혹사'이지 않을까? 우리가 알다시피 전쟁은 과학의 발전을 가져온다. 망망대해를 헤매야 했던 폭격기 조종사를 위해 GPS, 항공 장치, 레이더가 발전한 것처럼. 누군가의 피는 누군가의 삶으로 이어졌다. 저자 샘킨이 말하고자 했던 부분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 과학의 비윤리적인 부분을 볼 수 있는 눈을 키워주고, 이면의 어떤 발전이 오는지 말이다.

4. 특히 우리, 한국인은 과학의 잔혹사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왜냐하면, 일제강점기에 발생했던 731부대의 비윤리적인 실험 때문이다. 당시 참가했던 군인들은 패전 후, 731부대 실험 바탕으로 논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또한, 소련이 데이터를 이용하기도 했고, 미국과는 사법 거래도 하기도 했다. 많은 데이터를 건네주면서 적당한 법 처벌을 받았다. 오호통재.

5. 샘 킨은 과거에 있었던 과학 잔혹사 이야기가 끝나고 앞으로 벌어질 법한 이야기도 간단하게 다뤘다. 샘 킨은 인터넷을 이제 일어날 잔혹사는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발생할 것이라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최근, 딥페이크를 통한 가짜 뉴스와 성범죄가 일어나고 있다. 앱을 통한 개인 신상정보도 어둠의 경로로 공유되고 있다. 이미 대한민국에서 최근에 모두 일어났다. 딥페이크가 발전할수록 성범죄는 더욱 디테일해진다. 저 사람의 알몸이 분명 딥페이크로 합성한 것인데 실제보다 더욱 실제 같아 보인다. 과연, 우리는 구별할 수 있을까? 저것이 가짜고 피해자라는 사실을 말이다.

"새로운 과학적 돌파구는 거의 항상 새로운 윤리적 딜레마를 수반하는데, 현재의 기술들 역시 예외가 아니다. 우주 탐사 과정에서는 어떤 새로운 살인 방법들이 발명될까? 값싼 유전공학 기술이 전 세계에 넘쳐나면 누가 가장 큰 고통을 받을까? 인공 지능이 발전은 어떤 종류의 해악을 낳을까? 가상의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을 상상해 보는 것은 긍정적 측면이 있는데, 미래에 발생할 그런 범죄를 예상하고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우리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들도 있다. 지금 바로 이곳에서 윤리적 과학을 촉진하고, 이 책 전체에서 맞닥뜨렸던 도덕적 곤경에 빠지는 것을 피하게 해주는 전략들을 세우는 것이다."


표지는 검은색으로 마치 어둡고 은밀한 것을 숨기는 듯한 느낌을 준다. 뒤표지에 삽입된 "지식에 대한 집착과 광기 어린 야망으로 타락한 과학자들, 그 토대 위에 세워진 과학의 잔인한 역사'는 저자 샘 킨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관통하는 문구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깔끔한 목차다. 목차 하나하나마다 단편소설처럼 완결된 느낌을 주기 때문에 관심 가는 부분을 먼저 봐도 좋다. 하지만, 샘 킨은 각 주제 마지막 한두 문장으로 다음 주제를 간략하게 설명해 준다. 나는 정돈된 영화 예고편을 보는 느낌이라 순서대로 읽었다.

과학 서적을 읽기 전 가장 무서운 점은 과연 내가 저자가 하는 이야기를 대충이나마 "이해 가능할까?"에 있다. 철학 문외한이 철학서적을 읽기 힘든 것처럼 과학 서적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샘 킨은 쉽고 간결한 문체로 과학 지식을 설명해 준다. 어려운 전공 용어를 최대한 피하고, 소설처럼(계속해서 강조하는 부분) 몰입감 있게 서술했다. 과학의 이면을 보고 싶은 저자라면 추천한다. 많은 인물들이 나오지만 샘 킨의 문장을 천천히 따라가면 무서울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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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잔혹사 - 약탈, 살인, 고문으로 얼룩진 과학과 의학의 역사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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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과학 토대는 어두운 과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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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전쟁 - 강대국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김정섭 지음 / 프시케의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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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정섭"은 세 개의 전쟁을 논하면서 강대국은 세계를 어떻게 바라봤는지 서술한다. 전쟁은 현상 변경을 원하는 자들에게서 일어난다. <세 개의 전쟁>은 태평양전쟁,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대만전쟁을 다룬다. 과거, 현재, 미래 순으로 서술한 책은 단순히 전쟁사를 기술하지 않는다. 전쟁은 하나의 관점일 뿐이고, 전쟁의 원인과 성격을 논하고, 평화와 안정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논한다.

"다시 말해 전쟁은 하나의 렌즈일 뿐이다. 이를 통해 국제정치의 본질에 다가가고 우리가 사는 세상을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하자는 것이 이 책의 취지다. 전쟁과 같은 국제적 대사건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느 하나로 해석하기 어려운 중층적 성격이 내재되어 있고, 역사적 평가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전쟁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올바른 교훈은 무엇인지 논쟁적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일면적 해석을 경계하고 가능한 한 다양한 관점을 소개하려고 노력했다. 또한 논쟁적 이슈들은 가급적 역사적 맥락, 비교적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했다. 국제정치에서 벌어지는 많은 일들은 과거에도 있어왔고, 통상 특정한 맥락에서는 유사한 선택이 내려진 경우가 많았다. 보다 긴 호흡으로 오늘의 뉴스를 바라본다면, 단편적이고 자기 중심적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오류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무쪼록 이 책이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이해하며, 미래를 대비하는 데 작은 참고라도 될 수 있다면 저자로서 더 바랄 것이 없겠다."

과거 - 태평양전쟁

현재 - 우크라이나 전쟁

미래 - 대만전쟁

저자는 각 부마다 하나의 전쟁을 다각도로 살펴본다. 현재 세계는 다극화되고 있다. 과거 미-소 냉전처럼 세력이 정확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다. 저자의 따르면, 냉전 시기에는 미국과 소련이 서로의 선을 알았다. 이 선을 넘어가면 어떤 반응을 할 지 정확하게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유럽,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대만, 일본, 한국, 중동. 세력은 서로 얽혀있다. 과거 한미일 뭉쳐서 공산권에 일대일로 대립했던 시절은 지났다. 독일은 미국에 우려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에너지 협약을 맺기도 했다. opec은 미국의 석유 증산을 무시하고 석유 위안화 결제를 하기도 했다. 미국의 패권이 막을 내리는 것일까? 그 유명한 '투기디데스의 함정'이 일어날까? 그렇다. 역사책에 등장하는 소시민이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에 묶인 것을 모르듯이 우리도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에 묶인 것을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많은 데이터가 있다는 점이다.

태평양전쟁을 포함한 2차세계대전은 강력한 현상 변경을 원하는 독일과 일본에 의해 일어났다. 청일전쟁, 러일전쟁을 잇달아 승리한 일본은 어느 일본 소설가가 말했듯 '언덕 위의 구름'과 같았다. 구름을 보고 언덕 위를 오르는 일본제국. 하지만 언덕을 올랐다면 이제는 내려갈 일이 남았다. 태평양전쟁은 '언덕의 내리막길'이었다. 그들이 언덕 위에 있던 심정을 인용하겠다.

"오늘은 모두 얼굴에 회색이 만연하고 밝다. 어제와는 전혀 다르다. 이 전쟁은 밝다. 국민이 행복과 불행을 서로 공평하게 나누고 있다. 대동아전쟁 직전의 무겁고 괴로운 기분이 사라졌다. 실로 이 전쟁은 좋다, 밝다."

"우리가 마침내 해냈다는 행복감이 피어올랐다. 그것은 영국과 미국같은 오만한 열강과 백인들에게 일격을 가했다는 행복감이었다. 승전보가 하나씩 전해질 때마다 걱정은 사라졌고, 두려움은 자부심과 기쁨으로 변했다. 후진국 출신 유색인종이 선진국 백인에게 느꼈던 열등감은 그 한 번의 급습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이들은 어느 기점으로 바뀐다. 바로 폭격이다. '언덕 위의 구름' 너머로 몰려오는 미군의 폭격기는 구름을 가릴 정도였다. 여담으로 지브리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에서 표현된, 하늘에 펼쳐진 수 많은 폭탄은 일본인의 트라우마를 표현했다는 평이 있다. 신문에 쓰여진 '대동아전쟁'은 이상이었지만, 폭격은 현실이었다.

연합군 항공 장교들은 민간인 폭격을 정당화하기 시작한다. 현대전은 민간인과 군인의 구분이 모호해졌다. 국가총동원령은 군인뿐만 아니라 민간인에게도 손길을 뻗쳤다. 우리가 아는 전략 폭격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적국의 전쟁 의지를 상실시키려면 전쟁에 대한 지지를 낮추면 된다. 국민은 전쟁에 대한 지지를 보낸다. 전략 폭격은 이러한 지지를 없애려면 민간인, 군인 구분하지 않고 대량 살상을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쿄대공습은 그러한 전략 일환으로 이루어졌고, 일본인의 전후 트라우마에는 총알보다는 하늘을 수놓는 폭탄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이 같은 일본의 안보전략 변화는 불확실한 국제질서를 헤쳐 나가려는 전략적 사고의 산물이다. 북한의 핵위협과 중국의 굴기라는 안보 환경 변화에 직면하여 더 이상 부전 국가에 머물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이다. 평화 국가라는 자기 구속과 결별하고 안보를 스스로 돌볼 수 있는 나라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다."

일본은 미국 중심 동맹에서 주변부에 머무르지 않고, 미국과 비슷한 안보 중심국가로 거듭나려 한다. 우습게도 한국은 이러한 일본의 안보전략 변화에 부정적이게 반응 하면서도 제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동맹은 아니지만, 공통된 동맹 미국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 나아가서 중국의 굴기, 러시아의 패권 회복, 북한의 핵도발은 일본과 강제적으로 손을 잡게 만든다. 하지만, 한국 국내 상황은 이를 가만히 두고보지 않을 것이다. 일본과 역사 문제를 해소하고 어떤 식으로 손을 잡을지 앞으로 한국이 나아가야할 안보전략 숙제다. 난제이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우크라이나 - 러시아 전쟁은 다루기 어렵다고 한다. 현재 진행형인 전쟁이라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넌지시 말한다. 개인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미국과 EU의 전략 실패라고 본다. 소련이 무너지고 나토의 존재 의의가 희미해질 때, 미국은 러시아에게 나토는 더 이상 동진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마이단 사태가 터지면서 서방은 은글슬쩍 동진한다. 저자는 체제 전환 중인 러시아는 굴욕감과 상실감이 상당했을 것이라 말한다. 나토의 동진으로 옐친은 클린턴에게 배신감을 토로했다고 한다.

"계속 이런 식으로 한다면 러시아에 대한 모욕일 뿐이다. 우리의 안보를 위해서는 낡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범유럽 구조가 필요하다. 다른 것은 나와 러시아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소련 붕괴 후, 러시아는 지정학적 강점도 잃게 된다. 발트해가 차단되고, 우크라이나라는 거대한 영토를 잃게 됐다. 현재 러시아가 하는 행위는 과거의 지정학적 강점을 회복하려는 것과 같다. 저자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전쟁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유라시아 경쟁은 1차 세계대전, 2차 세계대전, 냉전을 통해 반복됐다.

하지만 다른 점은 과거와 달리 세력 균형이 정확히 양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국-일본-대만을 포함한 서방 민주 세력, 중-러 권위주의 세력, 아랍-동남아와 같은 제 3세력의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국은 중국이 태평양으로 진출하지 못하게 억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을 강압해서 손해를 늘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이와 같은 현상이 지속됐을 시 현상 변경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억제가 통하고 있다는 것은 강압이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강압이 통한다는 것은 억제가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즉, 어느 한쪽이 더 이상 밀려서 돌이킬 수 없다고 판단했을 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만약 전쟁이 재래식 한정으로 일어난다면 인명 피해는 최소 수만명에 이른다고 예측한다. 이것은 재래식 전쟁 한정일 때 얘기다. 서로 고삐가 풀려서 핵전쟁으로 확전 된다면, 피해는 추산할 수 없다고 한다. 어떤 전문가는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영국의 국제정치학자 마틴 와이트의 "강대국 지위는 그것을 쟁취할 때처럼 폭력에 의해 상실된다. 강대국은 침대에서 죽지 않는다." 말처럼 강대국은 패권을 순순히 내려놓지 않는다. 저자는 낙관론은 최대한 자제하면서 만약 대만전쟁이 일어나면 어떤 상황이 일어날 지 '워게임'을 서술한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한국 외교에 대한 발언으로 마무리 짓겠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지만, 정확한 정세 인식에 기초해 대외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절실하다. 현재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와해 움직임은 분명히 보인다. 그러나 국제질서의 향방이 어떻게 귀결될지는 불확실하다. 미-중 전략경쟁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며 궁극적 승자가 누가 될지 알 수 없다. 지금은 신냉정이 아니라 지정학적 경쟁과 대결의 시대이며 국제질서의 전환기적 상황이다. 특히 미국의 대외전략이 유동적이라 워싱턴발 불확실성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 트럼프와 같은 인물이 백악관의 주인이 되었을 경우 미국의 동맹 정책, 미-러 관계, 그리고 미-중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강대국의 변덕에 당황하지 않기 위해서는 지나친 진영 외교를 자제하고 국익에 기초한 유연하고 면밀한 외교를 구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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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전쟁 - 강대국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김정섭 지음 / 프시케의숲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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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현재, 미래. 전쟁은 현상 변경을 원하는 자들에게서 일어났다. 전쟁으로 본 강대국의 시선은 냉혹하다. 미래를 서술한 대만전쟁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중국과 미국의 전략은 서로 상반된다. 한 쪽이 밀리게 되면 결국, 현상 변경을 원하는 세력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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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전쟁 - 역사가 망각한 그들 1937~1945
래너 미터 지음, 기세찬.권성욱 옮김 / 글항아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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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군대, 장제스의 국민당. 잊혀졌다고하면 남일이 아닌것 같다. 한국전쟁도 외국에서는 잊혀진 전쟁이라 불린다. 국민당은 홀로 일본제국과 싸웠다. 저자는 중일전쟁을 장제스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애썼다. 결과는 대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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