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 Ark 1
후유키 네아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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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엠마' '언더 더 로즈' '백작카인 시리즈'. 모두 19C 영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예를 든 작품외에도 19C 영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은 무수히 많다. 왜 일본애들은 19C 영국에 환장하는 걸까? 같은 섬나라 임에도 까불다 망한 자신들과 달리 세계를 지배한 영국이 부러운걸까? 그네들이 잘나가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19C 영국 애호로 대체하는 걸까?

여하튼, 'ARK'도 예의 19C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언더 더 로즈나 백작 카인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이다. 부유한 영국의 귀족가문, 그러나 왠지 음울한 분위기, 가문에 얽힌 어두운 비밀들. 'ARK'는 여기에서 한 술 더뜬다.  어느날 갑자기 정체 불명의 유령들에게 가족을 모두 빼앗기고, 주인공 소녀 엘레나는 3명의 여자 유령들에게 자신의 몸마저 강탈당한고 저택에 갇히고 만다. 

  19C 영국 배경 만화는 약속이라도 한 듯 최고 수준의 그림체를 뽐낸다. ARK도 그렇다. 특히 주인공 소녀 엘레나는 인형처럼 아름답고 귀엽다. (흔히들 '고딕로리'라고 하는 스타일이다.)유령들에게 몸을 빼앗기면서 변하는 제각각의 모습들도 매력적이다. 엘레나를 비롯해 완드, 오카리나, 디아나 3유령들의 의상이나 외모 묘사도 수준급이다. 기타 남자 캐릭터와 배경 묘사는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니지만.

사라진 가족과 고용인들을 찾던 이야기에 유령들의 과거 이야기가 곂치며 점점 수수께끼는 깊어져 가고, 흥미를 돋군다. 엘레나의 몸을 노리던 유령들도, 수상스러운 냄새를 풀풀 풍기는 전주인 아들 지크 뒤에도 흑막이 있는 듯 하다. 엘레나에게 일어났던 일들과 똑같은 경험을 하고 죽은 유령들. 흑막은 역시 디아나인가? 무언가 무서운 것을 보고 정신이 나갔다는 저택의 전주인인 지크의 아버지. 그는 무엇에 홀린 것일까?

  나같이 뛰어난 퀄러티를 자랑하는 '19C 영국 기대작 시리즈'에 아크도 추가해야 할 듯 하다. 인형같은 엘레나를 보는 재미는 물론이거니와, 갈수록 궁금해지는 스토리도 흥미진진하다. 지금은 별 인지도 없는 작품이지만, 한 4~5권쯤 나올 쯤이면 ARK도 유명해져있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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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과 기억 대우고전총서 17
앙리 베르그손 지음, 박종원 옮김 / 아카넷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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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뷰라기 보다는 개인적 감상에 불과하다. 형편없고 저열한 이해를 알면서도 굳이 글을 쓰고 공개하는 것은 여느 때 처럼 남들 읽기 어려운 원저 한 번 읽었다는 썩은 허영과 보람 탓이다.

베르그송은 프루스트 탓에 읽었다. 프루스트의 명작 '잃어버린 시간을'은 '베르그송적 소설' 이라고 불렸다. 프루스트 자신도 베르그송의 철학에 몰두했으며, 베르그송과 프루스트는 외가쪽으로 먼 친척이기도 했다.

 질과 기억을 읽으며 '이미지 기억'을 알았다. 반복되는 작업으로 각인되는 학습, 습관 기억과는 다른, 단 한 번의 직관, 느낌, 감각.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마치 지금처럼 생생하게 느껴지는 기억. 잃어버린 시간에서 마들렌 과자를 먹은 후에 돌연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 포석에 발가락을 부딫치고 떠오르는 기억은 모두 이 '이미지 기억'에 속하는 셈이다. 적어도 왜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이 베르그송적 소설이라고 불리는 지 알게 됐으니 이걸로 만족인가?

근대 이래 인식철학이 철학의 주류가 되었다. 실재론과 관념론으로 투박하게 나눌 수 있는 인식 철학에서 물질과 기억은 매우 독특하다. 사물은 내 관념에서 나온 것도 아니요, 모든 사물이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이 우주도, 나의 뇌도, 관념도 모두 '이미지'요 이 이미지의 운동으로 내 기억과 식별이 가능하다. 관념론과 실재론의 상호 모순 문제도 베르그송의 이미지와 운동의 우주에서는 모순 없이 통일되니, 정말 천재적인 발상이다.

 저를 읽었을 때 보다 황수영의 개설서에서 더 많은 것을 얻었고, 그 찌꺼기 감상으로 겨우겨우 원저를 읽어냈다. 리뷰를 읽어보니 저열한 이해가 더욱 부끄럽다. 언젠가 다시 읽어, 읽었다는 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리뷰를 써야지. 비단 의무감 탓이 아니더라도, 너무도 독창적인 베르그송의 철학세계가 주는 흥미와 자극 탓에 물질과 기억은 몇 번이고 다시 읽고 싶은 드문 원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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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 아니마 +Anima 10 - 완결
무카이 나츠미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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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예쁘고 귀여운 그림체의 만화다. 주인공들 전부(센리 빼고)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귀엽다.순진무구한 까마귀 쿠로, 은발에 블루 루비빛 눈동자를 가진 인어왕자 하스키, 귀여운 소악마 나나, 과묵하고 믿음직한 완소남 센리까지.

서로 다른 매력의 4명의 플러스 아니마들의 여정 이야기는 따뜻하고 또 경쾌하다. 각자의 사정으로 플러스 아니마가 된 주인공들의 과거 얘기도 흥미롭다. 조금 허한 결말이 아쉽다면 아쉬운 점이다.  예쁘고 귀여운 것이 좋다면,'착한 만화'가 보고 싶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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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녀의 XXX 1
모리나가 아이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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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스 로마 신화 중에, 제우스와 헤라가 사랑을 나누면 남자와 여자 중 어느 쪽이 사랑을 나누면 더 득을 보는지 다투는 내용의 이야기가 있다. 결국 여자와 남자 모두를 경험해 본 테네시아스(?)에게 의견을 구하고, 여자 쪽이 더 기분이 좋아 득을 본다고 말한 테네시아스는 헤라에게 벌을 받아 눈이 멀게되나 제우스에게는 선물을 받아 최고의 예언자가 되었다.

고대 신화까지 수록될 만큼 이러한 상상은 보편적이다. 나는 네가 아닌데, 상대방 성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영영 불가능한 탓이다. 굳이 거창하게 신화를 들먹거리지 않아도, 누구나 한 번쯤 피 끓는 사춘기 시절에 상대방 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자신이 다른 성이 되보는 상상, 한번쯤은 해보지 않는가? 이러한 류의 상상력을 충족시켜주는 만화는 이미 무수히 쏟아져나왔다. 그리고 그 대부분이 사춘기 청소년의 호기심이나 찝쩍거리는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와 그녀의 xxx도 그러한 류의 만화 중 하나다.(그것도 지극히 남성취향의. 그림은 순정체지만 그에 속으면 안된다.) 성이 바뀌면서 소동이 벌어지고, 그 와중에 궁금했던 상대방의 몸을 관찰하는 소중한 경험(?)을 하기도 하고, 같은 성이었던 친구에게 사랑받는 난처한 구도에 쳐하기도 하고, 한 술 더 떠 동성애에 까지 이른다. 그냥 낄낄거리며 즐기면 되고, 평소에 말로 표현 못했던 야리꾸리한(?) 욕구를 충족시키면 된다.

 다만 나와 그녀의 xxx를 페미니즘 만화라고 생각하고 보면 전혀 다른 의미의 만화가 된다.  남성이었던 아키라가 여성 나나코가 되면서 겪는 온갖 억압과 불편은 여성으로서의 삶이 얼마나 고댄지를 간접적으로 나마 체험하게 해준다. 반면 아키라의 몸으로 들어간 나나코의 폭력, 야만적 행동들을 보면 남성으로서의 나에 대해 다시 한 번 반성해 볼  기회가 가져보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해석은 아무래도 작가의 의도와는 관계없는 내  멋대로의 유추에 불과할 듯 뵈지만. 

 춘기 청소년이라면 딱 좋을 것이요, 그렇지 않더라도 야릇한 상상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파릇파릇한 청춘들이라면 읽어보시길. 그리고 한 번쯤 저렇듯 뒤집어 생각해 보며 반성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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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스위퍼 39 - 완결
시이나 타카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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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좀 보태서 지금 껏 한 5000여권의 만화책을 읽었다. 이제는 왠간해선 나보다 만화 많이 본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요, 하루에 5~10권 씩 늘어나는 페이스니 말 다했다. 이런 내게도 순진했던 시절(?)이 있어고, 출발점이 있었으니 그 때묻지 않은 시절 처음 읽은 만화가 고스트 스위퍼였던 걸로 기억한다.

알 거 다 아는 나이라고 자부했지만 실은 아는 거 하나도 없던 때(?) 읽은 거랑, 지금 읽는 거랑은 감상이 많이 다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밝힘증 환자 장호동군의 19세 경계를 아슬아슬 넘나드는 개그를 과연 그때도 이해하고 웃었을까? 쭉쭉 빵빵한 루나양을 보며 망측한 망상(?)에 가슴 설레어했을까?

 스트 스위퍼의 챠밍 포인트라면 단연 장, 호, 동 이 사람이다. 어떤 만화 주인공도 장호동 만큼 노골적으로 여자를 밝히진 않는다. 그저 치마만 둘렀다 하면 작업에 착수하고, 죽을 위기에 쳐하면 총각 딱지는 떼고 죽자며 루나에게 달려드는 장호동 녀석. 이 녀석을 보면 심각해 졌다가도 맥이 탁 풀린고  실없이 킥킥 되게 된다.  이 밝히는 녀석의 혼신을 다한 개그가 없다면 고스트 스위퍼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밝힘증 환자를 인간 이하로 취급하는 여자들도 나중에는 다 이 녀석에게 은근한 애정을 품게 되는데, 나도 한 번 시도해봐? ^^;;

  쇄적인 몸매로 장호동을 쥐고 흔드는 GS 사무소 소장님(여왕님) 루나씨, 상냥한 유령 낭낭(난 루나보다 낭낭이 더 좋던데), 루나의 라이벌 애미, 노망 걸린 카오스 박사와 만능로봇 마리아, 서조, 루나의 어머니, 시로, 피토, 설공, 체육계 소녀 소룡공주등(이름이 더 이상 생각 안나,  미안해 ㅜㅜ) 개성 만점 캐릭터들과 마음껏 놀아볼 수 있는 것 또한 고스트 스위퍼만에서만의 챠밍포인트다.

 결편 출간 일자로만 보면 근 8년 만이요, 실질로는 근 10년만에 다시 읽은 셈이다. 과거의 추억을 새록새록 떠 올리기도 하고, 예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면을 발견하기도 하는 즐거운 감상이었다. 다른 만화책들도 기회가 되면 꼭 이런 기회를 마련해 봐야지(지금 나이로 부터 10년 후에도 계속 이러고 있어도 될까 모르겠다마는) 그나 저나 고스트 스위퍼를 처음 보던 그 시절의 나는 이 지경에 이르도록 만화를 보는 시발점이 될 거랄는 사실을 짐작이라도 하고 있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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