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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게임 17 - 완결
아다치 미츠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언제나 같은 캐릭터, 같은소재. 작가 자신조차 가끔식 자기 분신을 등장시켜 비꼬아 댈 정도다. 그래도 재미있고, 또 보고 싶고, 그게 명작이다. 다양한 스포츠 중에서도 야구만화말로 아다치 미츠루의 주전공! 크로스 게임은 H2이후 나온 그 아다치 미츠루의 야구만화다!
언제나 똑같다고 하지만 사실 틀리다. 크로스게임에선 '터치'와 정반대 구조로 시작한다.(자세한 얘기는 스포일러) 이게 흥미롭다. 언제나 남자 주인공들 쪽에 뭔가 사연이 있었는데.
주전공답게 스포츠 만화로써도 발군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150km 짜리 마구를 던져대고, 손만 댓다 하면 홈런이 터지는 공포의 외인구단인 세이슈고를 가지고도, 언제나 누가 이길지 질지 모르는 손에 땀을 지게 하는 전개를 그려낸다. 몇번져도 가장 결정적인 게임에서는 주인공이 승리하는게 소년만화 법칙이거늘, 왠걸, 아다치는 아무렇지도 않게 주인공에게 패배를 안겨주기에 '뭐 나중가면 주인공이 이기겠지'라고 마음 놓을 수도 없다.
그러나 아다치 팬이라면 누구나 알다시피 아다치 만화는 스포츠물이 아니라 스포츠를 소재로 한 순정연애물이다. 아다치 만화에 처음 등장하는 예의 '독특한 구조' 탓에 크로스 게임은 팬에게나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나 독특하고도, 빠져나올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마지막에 가서야 주인공에게 마음을 여는게 아다치류 여자 주인공들이지만, 크로스 게임의 아오바는 그중에서도 최고, 츤데레 중의 츤데레다! 거짓말쟁이 중에 최고의 거짓말쟁이다!
훝어보면 알지만 아다치 만화에는 대사가 몇 없다. 캐릭터 똑같얘, 1년에도 몇편을 낼 수 있는 다작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거 날로 먹는거 아냐 라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당연히 절대 그렇지 않다. 말 많으면 쓸말이 적은법. 조용히 툭툭 던지는, 조연들 말 한마디마저도 음미하는 맛이 있는게 아다치 만화다.
아다치의 주전공인 야구 만화치고는 지나치게 빨리 끝나버렸다는 점 빼곤, 최고의 만화였다. 5년간 신간이 나오길 손 꼽아 나오는 만화였고, 군대 휴가 나오는 길에도 군인 월급 긁어가며 이 책만큼은 사보았던 만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