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나만의 책 쓰는 법 - 챗GPT, 클로드 등을 활용한 창의적 글쓰기
케이(KAY) 지음 / 유아이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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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반쯤 모 대형 서점에서 AI 창작 공모전을 연 적이 있었다. 말 그대로 AI가 작성한 글이 그 대상이며 이에 매일 벽을 마주하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글을 쓰는 작가들에게 맹비난을 받았다. 당시 서점의 공모전도, 작가들의 반응도 모두 이해가 갔다. 이처럼 어느새 창작의 영역에도 AI가 침투해 있기에 단순하게 배척하기보다는 파트너로서 함께 가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 도움을 줄 유아이북스에서 출간한 케이 작가의 AI로 나만의 책 쓰는 법을 소개한다.



목차를 보면 바로 알 수 있듯이 케이의 AI로 나만의 책 쓰는 법은 챗 GPT와 함께 글 쓰는 방법에 관한 책이다. 단순한 아이디어 하나로 시작하여 창작물의 입체적인 캐릭터 생성, 자료 조사, 아이디어의 확장, 개인의 문체, 퇴고까지 글쓰기 전체 과정에서 인공지능의 도움을 어떻게 받을 수 있는지에 관하여 상세하게 서술한다. 또한, 기존의 도서들과 달리 소설, 논픽션, 자서전, 전자책까지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위의 사항을 알더라도 생성형 AI를 접해 본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첫 화면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한다. 이런 점까지 고려하여 세 번째 챕터에서는 챗 GPT 입문 클래스가 정리되어 있다. 가장 중요한 프롬프트부터 시작하여 일상 속, 직장인의 업무, 창의적 작업, 학습 등에 이용하는 방법까지. 게다가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서 주의해야 할 점과 그들의 언어 세계 향후 나아갈 방향까지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장황한 설명이 아닌 핵심 사용 방법만 기술되어 있어 담백하고 깔끔하게 학습할 수 있다.



마지막 별책부록에서는 AI 작가 수업 23강이라고 하여 실제로 글을 쓰는 과정과 작가의 일상 등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보통 별책부록은 짧은 것이 기본인데 이 도서에서는 약 100페이지 가까이 할애하여 이 부분만 잘 따라가더라도 한 달에 책을 한 권 뚝딱 써낼 수 있다. 매번 AI는 굉장히 겸손하게 말한다. 내가 말한 것을 그대로 사용하지 말며, 언제나 진실성에 대한 검토를 하며, 저작권에 신경을 쓰고 나에게 너무 의존하려고 하지 말라고. 자신에 대하여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문구들이어서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피식거리게 된다.






위의 이미지는 케이의 AI로 나만의 책 쓰는 법의 추천사이다. 아래에 우리가 잘 아는 인물의 이름이 적혀 있지만, 사실은 이들의 기존 글을 토대로 AI가 가상으로 작성한 것이다. 작가 소개를 읽고 내려온 분이라면 케이가 AI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이 책은 사람의 손이 닿긴 했지만, 사람이 쓴 것이 아니다. 첫 페이지의 추천사를 보면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 정도면 작가라는 존재의 앞날이 너무도 막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아직은 아니라는 것을. 무척이나 다행스럽게.



지난번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한 황석영 작가는 소설 장길산을 쓸 때 챗 GPT가 있었다면 날고 기었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 프로그램에 대하여 막연하게 알고 있을 때도 고개를 끄덕였는데 이 책으로 차근차근 공부하다 보니 저 말의 진위가 정말 소름 끼친다는 것을 다시금 체감하였다. 본문에서 이런 점을 가장 많이 느낀 부분은 시대적 사건과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 생활상 등에 대하여 AI를 활용하라는 말에서였다. 한동안 글쓰기 자료에 대한 펀딩이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이집트 신화, 우리나라 근대, 조선 시대의 각종 범죄 사건, 캐릭터의 행동을 묘사하는 단어, 세상의 독약, 각종 마법, 인류 역사상 생성된 미스터리, 책을 쓰기 위한 가이드북, 전문직에 관련된 각종 사전식 책 등등. 하지만 이제 이런 것이 나열된 책이 아니라 내가 구상하는 아이디어 안에서 발생할 개연성 있는 종류의 것으로 AI가 뽑아주다니. 한 달 20달러로 많이 편해진 세상이라는 느낌과 함께 어딘지 모르게 묘한 불편함이 함께 다가왔다. 아마도 인간 필요성의 축소에 대한 씁쓸함인 것 같다.



그동안 나는 챗 GPT를 어떻게 사용해 왔을까 한번 뒤돌아 보았다. 일단 블로그로 한정하여 말하자면 조회수 1,2위를 달리는 글들의 이미지는 다 AI의 도움을 받았다. 두 소녀의 갈등이나 계곡에서 추락하는 기차의 모습, 유령이 기다리는 기차 등등에서 소설과 후기의 분위기가 잘 느껴진다는 말들이 많았다. 앞으로 이것을 오늘 읽으면서 공부한 케이 작가의 AI로 나만의 책 쓰는 법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 위한 이런저런 시도들을 더 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자료 찾는 방법도.


https://blog.naver.com/astel_erste/223511541834


https://blog.naver.com/astel_erste/223554722550



이 도서는 챗 GPT와 함께 글 쓰는 방법에 대하여 단순하게 이런 것도 물어보고 저런 것도 물어보라고 알려주지 않는다. 질문의 구체적인 예가 가득 실린 책이다. 프로그램을 사용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질문의 방향성이 중요하다. '화내고 있는 여자를 그려줘'보다는 '18살 한국 소녀가 하늘색 원피스를 입고 삿대질하며 화내는 모습을 그려줘'의 이미지가 훨씬 리얼하다. 이런 점을 배울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성이다. 글쓰기나 챗 GPT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큰 도움이 될 테니 속는 셈 치고 읽어보길 강력하게 추천한다.


#AI로나만의책쓰는법 #케이 #황충연 #유아이북스 #챗GPT로글쓰는방법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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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 속의 여인 캐드펠 수사 시리즈 6
엘리스 피터스 지음, 최인석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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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랑 작가가 극찬한 북하우스에서 역사 추리 소설  엘리스 피터스의 캐드펠 수사 시리즈 얼음 속의 여인을 출간하였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으며 BBC에서 드라마로 나오기도 했던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지난여름 5권까지 출간되었으며 향후 다섯 권씩 마지막 21권까지 나올 예정이다. 이번에 6권에서 10권까지 나와 한동안 애태우던 마음을 잠시 달랠 수 있게 되었다.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이 등장하여 실화인지 허구인지 구분이 되지 않아 더 빠져드는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보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12세기 영국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가 왕위 쟁탈전을 위하여 온 나라가 반으로 나누어져 싸우던 무정부 시대이다. 모드 황후는 프랑스로 피신을 갔다가 4권 마지막에서 잉글랜드로 입성하였으며 덕분에 뒤로 갈수록 더 격렬한 왕위 찬탈의 분위기가 느껴진다. 작품 속 배경인 슈주르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은 잉글랜드 슈롭셔주에 실존하는 수도원이다. 또한 캐드펠을 포함하여 라둘푸스 수도원장, 로버트 페넌트 부수도원장 등 높으신 분들은 대부분 실존 인물이다. 






눈이 많이 오는 슈롭셔주 11월 말.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의 왕위 찬탈이 모드 황후의 잉글랜드 서쪽을 장악 이후 더욱 거세졌다. 이에 스티븐 왕의 군대가 우스터 지역을 휩쓸어버렸다. 그래서 이 지역의 많은 사람이 슈루즈베리 수도원으로 피난을 오게 된다. 그때 우스터시 수도원의 보좌 수사인 허위드가 이곳을 찾아와 두 아이와 한 수녀가 이곳으로 향한 후 행방불명되었다고 한다. 우스터의 유명 가문인 로랑스 당제 경의 조카들인 이들을 찾으러 황후 편에 선 로랑스가 왕의 땅인 이곳에 직접 올 수 없어 수사가 온 것이었다.







이곳의 행정관과 수도원장의 허락을 얻어 이들이 직접 아이들과 수녀를 찾으러 떠난다. 때마침 브롬필드 수도원에서 환자가 발생하였으며 의학적 지식을 가진 자가 없어 이곳에는 캐드펠이 파견된다. 열심히 치료를 하던 중 이 환자와 아이들 무리와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되지만 머리의 충격으로 인하여 기억을 잃어 더 이상의 정보를 캐내지 못한다. 이에 직접 우리들의 주인공은 그들이 마지막 목격된 곳부터 역으로 추적을 해나가기로 하고 밖을 나선다.







그는 산속으로 수색을 왔다가 그곳에 살고 있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찾던 아이 중 소년 이브를 드디어 만나게 된다. 이브에게 그동안의 일을 물었더니 원래 누나의 유모였던 집으로 간 후 누나는 약혼자를 불러 함께 그곳을 떠났으며 자신은 누나를 찾으러 수녀만 그곳에 두고 나왔다는 것. 캐드펠은 이브를 데리고 브롬필드로 가는 도중 잔뜩 언 개울을 건너다가 얼음 속에서 무언가를 찾게 되고 어둠 속에서 그것을 본 그는 이브의 누나 에르미나인 줄 알고 일단 조용하게 브롬필드로 향한다.







다음 날 행정 장관의 보좌관 휴 베링어와 함께 다시 그곳을 찾아 조심스레 얼음을 깨고 그녀를 데리고 온다. 하지만 그녀는 에르미나가 아니라 힐라리아 수녀였다. 시신도 있고 같이 있었던 사람도 있고 상황을 설명할 이도 있었지만 도무지 사건의 퍼즐을 채울 수 없었던 그들. 끈기를 가지고 사건을 추적하며 에르미나를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오히려 더 큰 사건과 마주하고 만다. 바로 큰 도적 떼가 동네 하나씩을 깔끔하게 태우고 모든 것을 죽이고 재물과 가축 그리고 먹을 것만 가지고 감쪽같이 사라지는 반복적인 사건.







단서들을 찾아가다가 드디어 에르미나의 연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는 엄청난 상처를 입고 누워 있었지만 그곳에는 에르미나가 없었다. 자신도 아무리 찾아다녀도 더는 찾을 수 없다는 말과 함께. 브롬필드로 돌아온 캐드펠. 이브는 어떤 사건으로 인하여 다시 눈이 휘날리는 허허벌판으로 나가게 되고 그곳에 에르미나가 찾아온다. 로랑스 당제 경의 부하인 올리비아와 함께. 과연 그들은 이브도 되찾고 사건의 가해자도 잡고 온 백성을 괴롭히는 도적 떼도 물리칠 수 있을까? 







이번 이야기에는 굉장한 사실이 하나 숨어있었다. 전혀 상상하지 못한 존재였으며 그가 어떻게 캐드펠과 연결이 되는지 마지막 몇 페이지에서 알게 된다. 그 부분을 읽을 때 온몸에 소름이 돋아 팔을 쓸어내리며 읽었다. 그리고 이 사실이 앞으로 시리즈의 전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매우 궁금해졌다. 지금까지 엘리스 피터스의 이야기에서는 한번 엮인 사람들과의 관계가 생각보다 빠르게 다시 엮였던 던 전적 때문에 혹시 다음 권에서? 하는 기대감이 생긴다. 과연 그가 어떤 존재인지 직접 읽으면서 나와 같은 감정을 꼭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북하우스에서 출간한 엘리스 피터스의 역사 추리 소설 캐드펠 수사 시리즈 얼음 속의 여인은 지금까지의 사건들 중 가장 복잡하였다. 커다란 한 사건 안에 나머지 일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건들 속에 우연으로 발생했던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도무지 범인을 알 수도 없었으며 이대로 책이 끝나는 것은 아닐까 실망까지 할 정도로. 하지만 그녀의 명성답게 당연하게 범인은 아주 사이다 마신 듯 깔끔하게 잡아낸다. 역사든 추리든 어느 쪽이든 좋아하는 분이라면 누구나 만족하리라 생각한다.


#얼음속의여인 #엘리스피터스 #북하우스 #캐드펠수사시리즈 #추리소설 #캐드펠서포터즈 #추리소설추천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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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기 싫은 날엔 카프카를 읽는다 - 예술가들의 흑역사에서 발견한 자기긍정 인생론
김남금 지음 / 앤의서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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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아무것도 모를 때는 비문학보다 문학을 조금 더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많은 책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부터 비문학은 그냥 잡고 읽을 수 있지만 소설 특히 대가의 작품일 경우 앞에 놓고 심호흡을 해야 첫 장을 넘기는 일이 늘어가고 있다. 이렇게 어려우면 깔끔하게 저 멀리 던져버리면 되는데 묘한 마력으로 인해 그들의 이름만으로도 빠지게 된다. 오늘 소개할 앤의서재에서 출간한 김남금 작가의 출근하기 싫은 날엔 카프카를 읽는다도 그런 맥락에서 시작했다.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정말 많은 인물의 이야기가 나온다. 단순하게 이들의 작품 속 글귀를 따온 그렇고 그런 내용이 아니라 성공한 그들의 명성에 가려진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고통스러운 사생활을 주로 다루고 있어 많은 이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 모든 인물들의 사생활을 다 공유하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소송장을 받을 수도 있기에 충동을 꾹꾹 누르고 정말 인상 깊었던 인물 중 몇 명만 소개해 보겠다.






일단 첫 번째는 처음 소개되며 너무나도 유명한 오노레 드 발자크의 이야기이다. 이분의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이름만은 다 들어봤으리라 생각한다. 발자크는 우리에게는 세상에 둘도 없을 이야기꾼이지만 돈에 대하여 굉장히 독특한 사상을 가진 꿈이 사업가인 사람이었다. 물론 손을 대는 사업마다 족족 다 말아먹었다. 글을 쓰게 된 이유도 어이가 없었는데 글이 좋아서가 아니라 빚을 갚기 위해서였다. 잘하는 일은 글쓰기인데 하고 싶은 일은 사업가여서 마감의 고통 속에 살다가 별이 되었다니. 








두 번째는 음악의 아버지 바흐의 스토리였다. 우리에겐 너무나 멋진 작곡가였지만 그는 정말 수없이 입사와 퇴사를 반복한 인물이었다. 그의 직업은 교회 음악가로 알고 있지만 처음은 오르간 연주자로 시작했다. 심지어 가고 싶은 곳(지금으로 말하자면 대기업 정도 레벨의 교회)은 떨어졌다. 그래서 들어간 궁정에서 시종 겸 바이올리니스트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들어갔다 나왔다 읽으면서도 한숨이 나올 정도로. 흔히 말하는 막상 해보니 내 적성에 안 맞네! 쪽이었달까?







심지어 첫 직장에서 근무한 기간이 고작 6개월이었다. 한 사이클도 견디지 못하고 퇴사한 셈. 더 재미있는 것은 이후 오르간 연주자로 교회에 입사를 했는데 무려 매주 예배시간에 부를 새로운 찬송가 작곡을 요구했다. 그야말로 계약서와 다른 엉뚱한 일까지 요구하는 고용주였다. 우리 같으면 당장에 다른 곳을 알아봤겠지만(물론 그도 참 많은 이직을 했다) 신에 대한 사랑 노래를 무려 200곡이나 썼다. 현재 우리가 듣는 음악 중 일부는 그야말로 마음 깊은 곳에서 들끓는 창작의 욕구가 아니라 교회 매주 제출한 보고서를 듣고 있는 셈.







마지막은 미술에 문외한이 나에겐 오사이 다자무의 인간 실격 책 표지로 더 기억에 남은 에곤 실레의 이야기였다. 아무것도 모를 때 누군가 책을 읽고 주인공을 그렸다고 생각할 정도의 책 표지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굉장한 불편함을 자아내게 만든다. 그러나 그 그림의 실상은 에곤 실레 자신의 자화상이다. 그래서 에곤 실레에 대하여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고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자화상은 생긴 대로 그린다는 개념과 그로 인해 그림만으로 상상하게 된 그의 형체가 인간 실격 주인공과 비슷해서. 








어느 날 그의 생애를 알아볼 기회가 있었고 그와 가족의 마지막이 너무 안타까워 연민이 생겼다. 이런 마음은 그에 대한 궁금증으로 번졌고 막상 찾아본 그는 무지하게 깔끔한 현대적인 신사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놀랐다. 본문에서는 그는 딱히 가난을 경험하지 않은 화가라고 한다. 유행에 굉장히 민감한 편이었고 심지어 제1차 세계대전 중 전장에 있을 때에도 풍족하게 지냈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인플루언서처럼 자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이렇게 말하면 돈을 굉장히 사랑하는 사람 같지만 의외로 돈은 혐오했다고 한다. 








이 책은 자기 계발서이다. 몇 달이 지나도 손을 대지 않을 카테고리의 서적이랄까? 표지에 적힌 것과 같이 예술가들의 흑역사에서 발견한 자기 긍정 인생론이 이를 대변한다. 하지만 그 대상이 예술가들 특히 글을 쓰는 작가들의 책 이야기보다 그들의 삶에 대한 서사가 주를 이루고 있어 자기 계발서를 싫어하는 나도 단숨에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목차에서 소제목을 보면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한 번 이상은 고민하던 사항들이다. 그런데 이런 고민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들도 똑같이 했다. 








작가는 이들도 이렇게 살았으니 너도 그렇게 살아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들이 이렇게 그 순간을 넘겼으니 당신도 그래야만 한다고 하지도. 그냥 먼저 그 길을 걸어간 사람들의 일화를 소개하며 작가의 상황과 현대인들의 삶을 대입해 주기만 한다. 그야말로 네 인생은 네 몫. 그러니 판단도 네 몫. 다만 자료만 제공할 뿐. 덕분에 자기 계발서이지만 흠뻑 빠져서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자기가 생각한 것과 다른 삶을 사는 사람 것에 대한 괴리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었을 때 나름의 답을 얻을 수 있다. 아마 모든 사람이지 않을까 한다.



#출근하기싫은날엔카프카를읽는다 #김남금 #앤의서재 #카프카 #쇼펜하우어 #책추천 #인문교양 #자기계발서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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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드디어 만나는 대만사 수업 -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는 400년 대만의 역사 드디어 시리즈 2
우이룽 지음, 박소정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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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이라고 하면 벌거벗은 세계사 사건 편 2에서 쿵샹시, 쑨원, 장제스와 결혼한 세 자매 이야기에서 잠시 다룬 것처럼 국공 내전에서 패한 국민당 장제스가 후퇴한 곳이라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다. 대외적으로는 양쪽이 모두 중국으로만 느껴지는데 서로 간에 잡아먹을 듯이 날을 세우는 것을 보고 이들의 그 이전 역사가 늘 궁금했었다. 운 좋게 이번에 큰별쌤 최태성 강력 추천 도서라는 타이틀을 달고 현대지성에서 출간한 우이룽의 드디어 만나는 대만사 수업을 접하게 되었다.







중국이라는 큰 타이틀에 가려져 우리는 타이완의 역사가 상당히 길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의외로 우리나라보다 짧은 이력을 지닌 나라였다. 우리나라의 구석기가 70만 년 전에 시작된 것과 달리 이들은 약 5만 년 전에 시작되었으며 문자가 없어 실질적으로 기록된 내용은 400여 년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래서 책의 표지에 '400년 대만의 역사'라고 나온다. 물론 문자로 기록되기 이전에도 사람들이 살았으며 이들의 삶을 알 수 있는 것은 신화였다.






이들에게 문자가 생기기 시작한 계기는 뒤늦게 식민지 전쟁에 뛰어든 네덜란드 덕분이다. 포르투갈은 마카오를 스페인은 마닐라를 점령한 상태에서 네덜란드는 자카르타를 차지했다. 하지만 중국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평후 제도를 공략한다. 당시 평후 제도는 명나라 영토였으며 명나라는 이를 두고 볼 수 없어 깔끔하게 네덜란드를 몰아낸다. 이때 선심 쓰듯이 던져준 곳이 바로 대만이다. 1624년 동인도 회사는 타이완 남부의 타이난시에 상륙하여 문자로 기록이 남아 있는 최초의 정권을 수립했다.







중개 무역으로 돈을 많이 벌었지만 명나라에서 내려온 정성공에 의하여 네덜란드의 대만 통치가 막을 내렸다. 정성공의 손자인 정극상이 나라를 다스리던 이곳을1683년 청나라의 강희제가 공격하여 함락한다. 막상 함락하고 보니 본토에서 멀어 통치하기가 쉽지 않아 오히려 고민에 휩싸인 강희제.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중 하나인 사람이 많으면 관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한족의 대만 이주를 엄격하게 제한한다.(사실상 금지에 가까운 말장난 법령임)






결국 사람들은 밀항을 한다. 가다가 죽고, 도착해서 죽고 살아남은 사람은 소수일지라도 도착 후 온통 산인 이곳을 개간 허가를 받아 개간만 하면 자신의 땅이 생기니 열심히 밀항을 했다. 이들은 글자를 모르는 원주민들에게 사기 계약을 하여 대부분의 땅을 빼앗아 자리를 잡는다. 1874년 모란사 사건이 발생하여  청은 일본에 피해 보상금과 일본군이 설치한 시설물에 대한 대가를 치르기로 했다. 그 이후에는 우리가 잘 아는 사건들이 나온다. 청일 전쟁에서 패한 청은 일본과 시모노세키 조약을 맺으며 대만을 이양한다. 







읽기 전에는 이들도 일본의 식민지였고 우리나라도 같은 길을 걸었으니 공감대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정부에서 이양하여 누가 지배하든 상관없다는 마인드의 사람들과 독립 항쟁을 하여 주권을 되찾겠다는 사람들의 차이였을까? 이들도 일본의 만행에 여러 아픔이 있었지만 의외로 우리와는 조금 다름이 느껴졌다. 심지어 우리는 강제징용이지만 이들에게는 일본이 자체적으로 군대에 지원하고 창씨개명한 사람들에게는 경제적 특혜를 주어 자발적으로 이를 따른 이가 적지 않다고 한다. 






사실, 중국과 대만이 싸우는 것을 단순하게 경제적 논리로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속 사정을 알고 나니 안타까움이 매우 커졌다. 1969년 전까지 미국은 공산주의인 중국보다 자유민주주의 노선을 택한 대만 편에 서서 수많은 지원을 해주었다. 최대 강대국인 미국의 친구라는 자리는 역사가 짧고 계엄령이 내려져 불안한 국내 정세임에도 70개의 국가가 수교를 맺었다. 그러나 1969년부터 미국과 중국이 물밑에서 교류를 하며 2년 뒤 국제 사회에 이들의 관계를 공표하면서 자그마한 섬나라와의 수교를 거의 다 끊은 셈이다.





이 사태 이후 UN에서 진짜 중국은 본토라는 것을 나타내려는 움직임에 1972년에 UN에서도 탈퇴한다. 이 사건 이후 다음 해에 일본이 단교했으며 우리나라도 1992년 단교한다. 작가는 말한다. 2023년 3월 기준 이들의 수교국은 13개밖에 남지 않았다고. 대한민국은 191개, 중국은 181개, 심지어 북한도 156개국과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이렇게 해 놓고 2022년 낸시 펠로우 미국 하원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는 쇼를 펼치다니 정말 외교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이 이익만 있다는 말이 이렇게 실감 날 수가 없었다.






큰별쌤 최태성 강력 추천 도서라는 타이틀을 달고 현대지성에서 출간한 우이룽의 드디어 만나는 대만사 수업은 작가가 실제 교사여서인지 체계적이고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학생들을 가르치듯 섬세하게 설명한다. 이들의 역사나 국제 정세, 지정학적 위치로서의 힘, 중국과의 갈등 원인 등이 궁금하신 분께 추천한다. 읽기 전에는 그냥 중국 아래의 작은 섬, TSMC가 있는 곳, 등 돌린 미국마저 포기할 수 없는 곳 정도로만 알았다. 지금은 우리나라의 역사와 많은 부분이 비교가 되어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드디어만나는대만사수업 #우이룽 #최태성강력추천도서 #현대지성 #드디어시리즈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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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어휘 일력 365 (스프링) - 글에 품격을 높이고 말에 우아함을 더해주는
서선행.이은정 지음 / 윌마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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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연말이 되면 마음에 드는 다이어리나 달력을 구하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보통 인터넷 서점이나 출판사에서 제작하는 것 중 내용이 명언이나 인상 깊은 책 속 한 문장으로 된 것을 선택한다. 이미지까지 이쁘면 금상첨화인 셈. 올해는 내가 아니라 일력이 나를 찾아왔다. 출판사 윌마에서 출간한 서선행, 이은정 작가의 어른의 어휘 일력 365이다. 그것도 한참 어휘의 중요성에 대하여 말하는 책이 유행을 하고 있고, 스스로도 이것의 부족함을 느끼고 있을 때에 맞춰서. 어떤 것이든 표지만으로는 알 수 없으니 속으로 들어가 보자.









출판사 윌마에서 출간한 서선행, 이은정 작가의 어른의 어휘 일력 365 첫 페이지를 열면 귀여운 꼬마 왕자가 등장하여 아리아리!를 외치고 있었다. 없는 길을 찾아주거나 막힌 길을 뚫어준다는 의미의 순우리말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자면 파이팅의 순우리말. 첫 페이지부터 모르는 단어라니 나 자신에게 잠시 실망했다. 하지만 꼬마 왕자가 말하지 않는가! 바로 마음을 고쳐먹고 혼자서 왼손을 불끈 쥐고 아리아리!를 외치며 다음 장을 펼쳤다. 소리 내어 입안에서 굴리다 보니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아 지인들에게 써먹어 보려고 마음먹은 단어이다. 






책은 맨 위에 날짜, 어휘, 의미, 예문, 같이 알면 좋은 말의 순으로 되어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스페인, 아프리카 등지의 속담을 비롯하여 동양부터 서양까지 철학자들의 말이 게재되어 있다. 아래 이미지에 있는 비트겐슈타인의 말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말이라는 생각에 원어로 된 것을 찍어왔다. "언어의 한계가 곧 세계의 한계이다" 이렇듯 각자의 국적에 맞는 언어를 그대로 가져옴으로써 모국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와 학창 시절 배웠던 언어들의 추억 여행도 함께 할 수 있는 구성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모르는 어휘들만 뽑아 의미를 알려주는 것도 좋았지만 같이 알면 좋다는 말이 마음에 들어왔다. 그것은 유의어일 때도, 반의어일 때도, 비슷한 결인데 완전히 다른 의미인 경우도 있었다. 마지막의 대표적인 예는 자몽하다, 수박하다, 포도하다, 호박하다, 오이하다이다. 태어나서 들어본 게 몇 가지나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자몽하다를 제외하고 단 하나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리고 더 놀라운 점은 우리가 아는 그 야채와 과일의 의미와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는 것.






예전에 어떤 어학자가 이런 말을 했다. 언어를 배울 때 암기보다 자주 노출하는 것이 좋다고. 그래서 외국어를 배울 때도 줄기차게 문법과 단어 공부를 하는 것보다 원서를 많이 읽는 게 낫다고. 이 말을 우리는 영어 공부할 때 많이 들었는데 비단 외국어에만 국한된 말은 아닐 것이다. 하루에 한 단어씩 스쳐 지나가면서 매일 눈에 담다가 보면 자신도 모르게 어느 순간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서 우아한 말을 쓰는 자신을 상상해 보길.








EBS를 비롯하여 각종 미디어에서 한동안 청소년의 문해력 문제를 뜨거운 감자로 다루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2030세대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 예는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정확하고 우아하게 사용한 말로 질타를 받는 것은 이젠 특별하게 들리지도 않는다. 뉴스 화면의 오타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정도이니. 이런 문해력을 키우는 처방전은 독서이다. 하지만 사실은 이것보다 더 시급한 것이 어휘이다.






각종 미디어에서 학교 수업 시간을 담은 영상을 올리는데 영어 시간에 문법, 독해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독해한 후 그 단어의 의미 설명을 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는 내용이었다. 어른이라고 다르게 생각하는가? 자신 있게 아니라고 힘든 것이 현실이다. 사실 나도 페이지가 넘어가면서 '내가 국적이 한국인 한국인이 맞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모르는 어휘가 많았다. 문해력의 기본은 다가오는 2025년은 매일 출판사 윌마에서 출간한 서선행, 이은정 작가의 어른의 어휘 일력 365로 함께 공부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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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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