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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과 논쟁을 벌여봅시다 - 12명의 천재 물리학자가 들려주는 물리학 이야기
후위에하이 지음, 이지수 옮김, 천년수 감수 / 미디어숲 / 2024년 10월
평점 :

경제신문 공부를 시작하면서 기술주들에 대하여 아는 것이 없어 시작한 과학 도서 읽기가 벌써 열두 권째다. 처음에는 완벽하게 투자 목적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흥미가 생겨 꼭 투자와 관련이 없더라도 이제는 재미있게 보는 편이다. 이번 달에 선정한 책은 과학 베스트셀러로 올라와 있는 후위에하이의 아인슈타인과 논쟁을 벌여봅시다로 정했다. 교양 물리 이야기라고 하여 가볍게 시작했지만 나의 짧은 지식 탓인지 쉽지만은 않았다.
"만약 우리가 사는 세상이 완전한 실체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수학자들은 가장 먼저 숫자'0'을 떠올릴 것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사는 세상은 '0'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의미이다."
-p.33
목차만 보고서는 정확하게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모르는 부분이 많다. 그래서 각 장마다 주요 논제부터 살펴보자. 1장은 빵을 매개체로 물질의 구성에 대하여 말하면서 원자 구조로 넘어간다. 원자, 전자, 원자핵, 중성미자, 쿼크 등등을 발견하게 된 과정과 순서를 설명하며 당연하게 우주로 넘어간다. 우주가 생성되게 된 과정을 짧게 말하며(이유는 뒤의 챕터에 굉장히 상세하게 나오기 때문) 우주의 탄생은 '0'이라는 특이점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으로 첫 번째 챕터가 끝난다. 쉽게 말해서 소제목의 빵은 호기심 자극용에 불과하다는 것.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계는 센타우루스자리 알파로 프록시마, 센타우루스 A, 센타우루스 B 세 개의 항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중략) 이 세 개의 항성이 함께 삼체 구조를 이루는데 각자의 궤도는 나머지 두 개의 항성의 영향을 받는다."
-p.44
두 번째 챕터는 프랙탈 이론에서 자연계의 자기 복제와 천체의 운행과 관련된 삼체문제 그리고 난류 문제와 나비 효과를 주로 다룬다. 이는 세 번째 챕터는 빛의 입자와 파동에 대하여 수많은 과학자들이 논쟁하면서 서로 증명해 가는 과정을 다루며 네 번째 챕터에 오면 이제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과 특수 상대성 이론, 에테르의 존재 유무 실험, 중력파 등에 관하여 다루는데 수식이 정말 많이 나온다. 다음은 양자 물리학 하면 절대 빠지지 않는 슈뢰딩거의 고양이가 나오며 이후 파동 함수, 초끈 이론 등이 이어진다.
"시간의 흐름은 사람 혹은 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세상에는 절대적인 혹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 공간이나 시간은 없다는 의미다.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p.116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상대성 이론에 나오는 쌍둥이 역설이었다. 쌍둥이인 톰과 제리가 20살이 되던 해에 톰은 광속 우주선을 타고 우주로 떠났고, 동생은 지구에 머물렀다. 30년이 지난 후 톰이 지구로 돌아왔을 때 제리는 50살이 되었다. 이때 제리의 관점에서 보면 시간 팽창 효과로 인하여 제리의 시간은 3년밖에 흐르지 않아 23살인데 톰의 관점에서 보면 그 반대가 된다. 과연 이런 경우 누가 시간의 기준이 될 것인가에 대한 문제였고 뮤온 실험으로 해답을 얻은 케이스였다.
"블랙홀의 놀라운 점은 부피가 0에 가깝지만 질량은 거대하다는 것이다."
-p.186
과학 베스트셀러 후위에하이의 아인슈타인과 논쟁을 벌여봅시다는 12명의 천재 물리학자가 들려주는 물리 이야기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 그러나 막상 책장을 펼치고 안으로 들어가면 몇 배는 많은 과학자들이 나온다. 가령 예를 들자면 2장에서 후크, 뉴턴과 함께 실험해 봅시다라고 나오지만 유클리드부터 시작하여 그리말디, 후크, 뉴턴, 호이겐스, 토마스 영, 프라운 호퍼, 헤르츠를 지나 아인슈타인, 드브로이까지 빛이 파동인지 입자인지를 알아내는 과정이 모두 나온다. 아마 살면서 들어본 물리학자는 모두 나온다고 보면 된다.
"정보의 전달(양자의 얽힘은 고려하지 않는다) 속도 역시 광속을 초월할 수 없다."
-p.296
일단 목차의 귀엽고 호기심 가득하게 만드는 소제목만 믿고 책을 펼치면 상당히 후회할 수 있다. 일단 수많은 이론과 이를 설명하기 위한 이미지 그리고 하나하나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수식과 공식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가장 쉬웠던 것은 피보나치수열이었으며 상대성 이론까지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을 때 울면서 공부했기에 수월하게 넘어갔다. 그러나 벡터, 허수, 베타 함수 등 온갖 그리스 문자가 난무하는 공식이 나오면서는 아예 이해를 포기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우주가 칠흑같이 캄캄한 공간이라고 해서 텅 비어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p.331
읽으면서 저자가 상당히 물리학에 대하여 어지간한 물리학자보다 많이 알고 있다는 것과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최대한 타인에게 많이 알려주려는 열정이 많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그리고 최대한 쉽게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도. 하지만, 나의 과학 지식이 바닥인 것인지 저자가 일반인의 수준을 너무 높게 잡은 것인지 개인적으로 어려웠다. 그러나 과학 베스트셀러 후위에하이의 아인슈타인과 논쟁을 벌여봅시다를 꼼꼼하게 읽으면 기존의 사이언스 지식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어 갈 수 있다.
"불확정성의 원리에 따라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은 동시에 정확한 측정이 불가능한데 이러한 이론은 우주 초기의 모습을 설명할 때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p.381
과학 서적을 읽으면서 이번만큼 검색을 많이 하고 필기를 많이 하고 계산을 많이 한 적은 처음이다. 그러나 앞으로 이 도서에 시간을 더 투자해 볼 생각이다. 이 책을 깔끔하게 이해하면 앞으로 그 어떤 물리 이야기가 실린 도서도 무서울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에 이런 얘기가 나온다. 어렵고 좋은 책을 붙잡고 씨름한 대가로 독서 기술을 향상할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이 도서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어렵다는 말만 듣고(어려운 것을 쉽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 쉽게 포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인슈타인과논쟁을벌여봅시다 #후위에하이 #미디어숲 #물리이야기 #과학베스트셀러
***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 읽은 후 개인의 주관적 견해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