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병일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역시 커버 디자인이다. 이 책의 표지는 마치 잘 짜인 그래픽 노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사선으로 시원하게 뻗은 타이포그래피는 '역사는 지루하다'는 편견을 단숨에 깨뜨린다. 표지 곳곳에 배치된 카툰 스타일의 인물들은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되어 있어, 캐릭터 일러스트 작업을 하는 나에게 인물의 특징을 잡아내는 방식 자체로도 훌륭한 참고서가 되어주었다.
이러한 감각은 내지 디자인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단순히 텍스트를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복잡한 역사적 인과관계를 한 페이지의 인포그래픽처럼 시각화한 구성이 돋보인다. 특히 유튜브 채널 <지식지상주의>를 운영하는 저자가 직접 그린 60여 개의 삽화는 역사적 고증과 현대적 위트를 동시에 담고 있다.
말풍선과 효과음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카툰형 레이아웃은 정보 밀도가 높음에도 시각적 피로도가 낮아 가독성이 뛰어나며, 인물들의 표정과 동세가 살아있어 캐릭터 시안을 고민하는 디자이너에게 실질적인 영감을 떠올리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