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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경비 처리할 수 없습니다! 1 - ~경리부 모리와카 씨~
아오키 유코 외 지음, 반기모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5년 7월
평점 :

OL 만화는 제가 예전부터 참 좋아하는 장르입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도 무척 기대하면서 책을 펼쳤습니다.
처음 몇 화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주인공 여주인공이 기도 세고, 회사 생활 속에서 자기 원칙을 지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지요. 그런데 함께 나오는 남자 캐릭터가 생각보다 매력이 잘 잡히지 않았습니다. 이름도 뚜렷하게 나오고 외모도 잘생긴 축에 속하는데, 행동이나 대사들이 산만해서 그런지 관계 정립이 선명하게 와 닿지 않았습니다.
삼각관계라든가, 다른 부서 여직원의 계략 같은 전개는 분명 흥미 요소가 있습니다. 일본식 오피스 만화 특유의 영업직 남자 캐릭터의 열혈모습도, 장르적으로 필요한 삼각관계, 오해 등 등 장치들은 다 갖추고 있는데, 정작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매끄럽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특히 한 에피소드에서는 여주인공의 매력이 갑작스럽게 무너져 버립니다. 평소 당당하던 그녀가 느닷없이 자존감 바닥을 드러내는 장면이 나오는데, 왜 그렇게까지 흘러가야 했는지 공감하기 어려웠습니다. 만약 소설로 읽는다면 캐릭터의 내면 설명이 좀 더 자세히 붙어 이해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만화라는 형식의 한계일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MZ 판매직 여사원 캐릭터는… 정말 읽으면서 화가 많이 났습니다. 요즘 말로 고구마 천 개 먹은 듯 답답한 인물이었고, 행동 하나하나가 불쾌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캐릭터에 독자가 이렇게까지 감정을 쏟게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작가의 힘을 인정해야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읽는 재미를 갉아먹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전체적으로는, OL 만화로서 필요한 요소들은 분명히 들어있고 장르 팬이라면 호기심에 한 번쯤 읽어볼 만합니다. 다만 캐릭터 매력의 기복이 크고 전개가 흐릿해서 집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저처럼 OL 만화를 오래 봐온 독자라면, 기대만큼 만족스럽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