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의사과학자 애로우스미스 상.하세트 - 전2권 의사과학자 애로우스미스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유진홍 옮김 / 군자출판사(교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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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블랙코미디의 시선으로 읽는 《의사과학자 애로우스미스》

이 책을 선택한 이유
블랙코미디의 대명사인 프랑스 영화를 즐겨보던 저에게 《의사과학자 애로우스미스》는 낯선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출판사 리뷰에서 '블랙코미디적 시선으로 읽어보라'는 권유가 호기심을 자극했죠. 최근 프랑스 애니메이션 《화성특급》을 보고난 후, 이 책의 블랙코미디 요소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치 《화성특급》의 기괴한 유머를 의학 소설에서 발견할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외적 디자인의 매력
판형: 1532x1730mm 크기로 한 손에 잡히는 편안함과 내용의 깊이를 동시에 담았습니다. 가방에 넣고 다니며 틈틈이 읽기 좋은 사이즈입니다.
표지: 차분한 색감 위에 마틴 애로우스미스의 흑백 초상화가 중앙을 장악합니다. 그의 냉철한 과학자 이미지가 시대적 배경과 결합해 고전문학의 권위감을 줍니다.
내지: 미색 모조지와 적절한 행간 배치로 장시간 읽어도 눈이 편안합니다. 챕터마다 넉넉한 여백은 독서의 리듬을 조절해줍니다.

일러스트의 반전 매력
중간중간 등장하는 순정만화풍 삽화는 블랙코미디의 아이러니를 시각화합니다. 의학 실험 장비가 만화 캐릭터처럼 그려진 페이지는 무거운 주제의 긴장감을 순간적으로 해소시켜줍니다. 특히 주인공의 내적 갈등을 상징하는 실루엣 일러스트는 텍스트만으로는 전달되지 않는 서스펜스를 더합니다.

편집의 디테일
상·하권 세트는 두께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통일된 디자인 톤(아이보리리 & 버건디)을 유지합니다. 아이보리 표지의 은밀한 패턴은 마치 고급 벽지를 연상시키며, 상하권의 표지의 톤 대비는 독특한 개성을 만들어냅니다.

번역가 유진홍이 "블랙코미디"를 강조한 이유
의사 출신 역자는 의료계의 허위의식과 인간적 모순을 풍자하는 원작의 냉소적 유머를 현대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이 표현을 선택했습니다. 특히 "의학 소설"이라는 장르적 기대를 깨며, 과학적 열정 뒤에 숨은 위선과 부조리를 날카롭게 드러내는 서사 구조가 프랑스 애니메이션 《화성특급》, 즉 마스 익스프레스의 기괴하고도 통쾌한 풍자와 닮았기 때문입니다. 《마스 익스프레스》에서 묘사된 디스토피아적 미래 사회의 모습처럼, 《애로우스미스》 역시 과학 기술의 발전이 인간성을 상실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블랙코미디 요소의 핵심
의료계의 기괴한 풍경
-연구자들의 야망: 주인공 마틴이 속한 맥거크 연구소의 학문적 경쟁은 "진실 추구"라기보다 "명예 쟁탈전"으로 그려집니다. 흑사병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동료들의 이기심이 노출되는 장면은 《마스 익스프레스》에서 인간 소외를 심화시키는 과학기술의 어두운 면을 연상시킵니다.
-과학 vs. 상업: 제약회사의 이익 추구와 연구자의 윤리적 갈등은 아이러니한 대사로 풍자됩니다. ("백신은 구제약이 아니라 수익 모델입니다").

인물들의 트라우마와 위선
-마틴의 냉정함: 아내 리오나의 희생을 외면하며 실험실에 매몰되는 모습은 "인간적 결함이 만드는 비극적 희극"을 보여줍니다.
-의사 사회의 허상: 환자를 "통계적 데이터"로 대하는 병원 시스템은 현대 의료의 비인간성을 예리하게 비판합니다.

희비극적 서사
-희망과 배신의 반복: 주인공의 연구 성과가 기관의 무능으로 좌절되는 패턴은 《마스 익스프레스》의 무력한 주인공들과 오버랩됩니다. 특히 흑사병 유행 시의 혼란은 COVID-19 팬데믹의 부조리를 예견한 듯합니다.

사회적 비판으로서의 블랙코미디
이 작품은 의료 시스템의 구조적 모순을 "웃음"으로 전복시킵니다.
*과학의 상업화: 연구 자금을 둘러싼 이해관계는 현대 생명공학 기업의 윤리 논쟁과 연결됩니다.
인간적 약점의 노출: 학계의 권위주의와 개인의 도덕적 무능력은 40대 독자라면 직장생활에서 마주하는 위선과 닮았습니다.
*팬데믹 시대의 메아리: 집단적 위기 속에서 드러나는 기관의 무책임함은 《마스 익스프레스》의 암울한 미래 사회상과 비교되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호한 감정을 유발합니다.

현대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
[과학적 진보라는 이름의 광기]를 블랙코미디로 해체하는 이 소설은 다음을 질문합니다.
*의료 윤리의 경계: 백신 개발을 위한 인체 실험은 과연 정당한가?
*개인 vs. 시스템: 마틴의 고립적 연구 방식은 현대의 협업 중심 과학과 어떻게 대비되는가?
*열정의 대가: 《마스 익스프레스》의 주인공처럼, 마틴의 과학적 집착이 초래한 인간관계의 파국은 "성공 신화"의 어두운 이면을 보여줍니다.


의사이자 번역가 유진홍의 시선 덕분에, 100년 전 작품이 의료계의 변하지 않는 부조리를 오늘의 문제로 끌어냅니다. 블랙코미디 애호가라면 마틴 애로우스미스의 "씁쓸한 성장기"에서 현대 사회를 찌르는 통렬한 풍자를 발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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