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뱅이 연대기 - 술 취한 원숭이부터 서부시대 카우보이까지, 쉬지 않고 마셔온 술꾼의 문화사
마크 포사이스 지음, 임상훈 옮김 / 비아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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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별거 없다.

표지가 너무 예뻤기 때문이다. 내가 책을 고르는 80%의 이유는 표지 디자인이고 20%는 흥미로운 소제 선정이고 나머지 10%는 직관적인 제목이다.

이 책은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갖췄다. 투박한 일러스트지만 명확한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각종 술병들이 그 인물들을 담고 있다. 또한 주정뱅이라는 소재가 신선했다. 제목 또한 매우 직관적이다. 주정뱅이 연대기란다. 무려 연대기. 대체 주정뱅이에 관하여 할 이야기가 얼마나 많길래 연대기 씩이나 쓸 내용이 있단 말인가?

흥미로운 지점이 한두 군데가 아닌지라 거침없이 이 책을 손에 들었다.

책은 생각보다 가벼운 갱지 재질 같았다. 이런 질감 참 좋다. 정겹다고 해야 할까나. 반질반질한 미 백지보다 이런 갱지 스타일이 연대기를 기록하기에는 더 적합하다 생각했다. 글씨도 시원시원하게 읽기 좋게 행간이 적당히 넓다. 책을 읽는데 부담이 없다는 소리다.

차례를 보면 알겠지만 정말 주정뱅이에 관한 이야기, 즉 술에 관한 이야기를 할 게 많았는지 태초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작가가 말주변이 있는지 굉장히 친근한 필력으로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내용은 어렵지 않고 흥미진진하다.

단세포 생물이 원시 수프 안에서부터 떠돌 때... 대체 언제 적 이야기를 하는지 그 원시 지구부터 말을 이어간다. 최근 세포라는 게임을 했던지라 무척 반가운 시작이었다. 그 세포라는 게임도 원시 지구에서부터 시작한다. 수프라고 말하기에 좀 우습지만 원시 지구의 해양부터 시작했으니까.

그걸 떠올리자 작가가 말하는 단당류를 먹고 떠도는 단세포 생물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그려졌다.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후에는 고대 이야기가 나온다. 모두가 아는 신들의 술자리 이야기이다. 수메르에 등장한 맥주 여신의 부분은 저자의 말재간이 은근히 유머러스하여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옆집 친구 같은 느낌이 든다. 우습게도 수많은 농담과 술주정에 관한 음주문화에 관해 수메르 시대의 남은 자료를 근거하여 온갖 이야기를 풀어간다.

특히, 각쿨 통! 각쿨 통! 람사레 통! <<노래는 매우 낯설지만 즐겁게 취해 거리를 비틀거리며 집으로 돌아가며 부른 주정뱅이의 노래라고 생각하면 나름 사람 사는 건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그리스인들은 오직 와인만을 마셨고 고급스러운 와인과 술을 위한 사람들의 노력이 보여 예나 지금이나 참 잘난 척에 관한 집착은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덕분에 지금의 술, 그러니까 옛 고대보다 더욱 품질 좋은 술을 마실 수 있는 거겠지만.

중세 이야기에는 바이킹의 이야기와 아즈텍의 이야기가 매우 재미있었다.

근대로 넘어가면 카우보이들과 보드카의 이야기가 나온다.

내가 요즘 즐겨 마시는 게 위스키에 탄산을 섞어 만든 하이볼이다. 적은 양의 위스키 향이 무적이나 향기로워서 술에 입도 안 대던 내가 10년 만에 마시기 시작했다. 물론 술을 마시면서 기분이 좋아지는 건 덤이고.

술의 역사는 오래되었고, 그걸 탐구하는 너 튜브도 종종 보인다. 그만큼 우리의 생활에 밀접하게 함께하는 게 술이라 생각한다.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해온 술의 역사 <주정뱅이 연대기>, 한 번쯤 즐겁게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

*이 글은 컬처블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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