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는 천국에 있다
고조 노리오 지음, 박재영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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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책은 표지 일러스트부터 너무 예뻐서 안 볼 수가 없었다.

감각적으로 그려진 두 남녀. 메이드와 수염남. 핑크와 옐로우가 뒤섞인 영문제목에 검은색 바탕에 흰 정자체로 쓰여진 제목까지. 그야말로 이게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지는 일러스트표지가 아닌가.

역시 표지에 어울리는 흥미진진한 시작으로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 추리소설.

한 남자가 살해당한다. 눈을 떠보니 해변가. 그 앞에는 어딘지 익숙한 서양식 저택이 있다. 그곳은 자신이 죽은 저택. 남자는 그곳에서 자신뿐 아니라 다른 피해자 5명을 더 만난다. 모두가 이 저택에서 살해당한 이들이다.

이미 죽은 자들이 모여 자신을 죽인 사람을 찾아내는 추리 소설이다.

이게 무슨 소린지 모를 이야기지만 이미 죽은 자들이 살인범을 찾아야 성불을 할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이 주어진다.

이 저택에는 수염남, 메이드, 요리사, 조폭, 파우치, 아가씨 이렇게 총 6인이 머무른다.

그들에게 아침마다 오는 신문은 현실 세계의 사건을 알려준다.

이 여섯 사람은 범인을 찾기 위해 수많은 대화와 추리를 하려 하지만 사실 이들은 아무런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인 화자(수염남)은 열심히 추리를 하고, 다른 이들은 그의 추리에 맞춰 사건을 더듬어간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이야기는 초반을 지나 중후반까지 달려간다.

후반쯤 가면 어느 정도 사건의 전말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나도 꽤 눈치가 좋다고 생각을 했다.

아, 뫄뫄와 뫄뫄가 그런 관계였구나. 누가 살인범인지 알겠군...이라고 어느 정도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그러나 후반의 끝에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고 그의 등장으로 모든 추리가 와장창 무너졌다.

사실 내가 추리한 그림이 100프로 맞았지만.... 그 새로운 인물 덕분에 세계관은 꼬였고, 결국 이게 그런 이야기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한방에 뒤집힌 나의 그림에 충격!

하....

요즘 너무 PC(Political Correctness)가 넘쳐서 상상할 만도 했을 텐데... 정말 여기서는 눈치도 못 챘다.

여하튼 표지가 너무 예뻐서 선뜻 손에 든 소설이었고, 일본 작가의 베스트셀러라니 더 끌려서 선택했다. 선택에 후회는 없다. 글은 무척 잘 읽혔고, 문장은 깔끔했다. 추리소설을 다독한 독자가 본다면 조금 싱거울 수 있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래도 캐릭터들의 특성이 흥미로웠기에 마지막까지 달리기에 무리가 없었다.

아쉬움이라면 사건을 조금더 쫄깃하게 조여갔어도 좋을 이야기였지만, 살해당한 피해자들이 생각보다 즐겁게 지내며 서로를 친구로 인식하는 부분을 강조하여 사건도 좀 만화스럽지 않았나 싶다.(그렇다고 내가 만화를 싫어한다는 소리는 아니다! 김전일, 명탐정 코난도 매우 좋아한다!)

캐릭터들의 독특함과 흥미로운 세계관이 만들어낸 재미있는 추리소설.

어쩌면 만화책이나 애니메이션으로 나오면 무척 좋겠다 싶은 작품이었다.


**이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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