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동검밖에 팔지 않는 것입니까?
에프(F) 지음,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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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동검만 파는 것입니까?는 정말 정말 순수하게 판타지 소설인 줄 알고 손에 들었다. 게다가 일본인 저자! 내심 라노벨을 상상하며 읽기 시작했다. 하하하, 완벽한 착각이었음을 10장을 채 읽지 않은 상태에서 깨달았다. 아아, 이 감상은 우선 뒤로하고 처음 책과 만난 이야기를 시작해 봐야겠다.

택배를 처음 받아들었을 때는 깔끔하다였다. 책은 진한 초록색의 황동색을 차용한 제목의 폰트가 매우 무뚝뚝한 느낌이 들었다. 말 그대로 동검!이라는 느낌. 나는 초보 무기입니다.라는 걸 어필하는 강한 표지 이미지에 일단 합격을 주었다. 제목과 부합하다고 생각했다. 어떤 내용일지는 띠지에서부터 알려주고 있었는데, 그걸 난 대충 넘긴 걸 후회한다.

일단 책표지는 깔끔하고 책날개에 저자 소개가 있다. 특이하게도 저자는 소설가가 아니었다. 여기서 또 한대 맞은 느낌이었지만... 저자는 커리어 컨설턴트며 '취업 활동 및 노동, 비즈니스' 등 경력 관련 유튜브를 제작하는 사람이었다. 여기에서부터 스멀스멀 무언가 엇나갔다는 걸 느껴야 했지만, 그래도 일단 읽기로 결정했으니 다음 장을 힘차게 넘겼다.

이 책은 매우 현실 반영이 된 내용이었다. 고아였던 형제가 형(주인공)은 무기 상점에서 일하고 동생은 검도장에 제자로 들어가 능력을 인정받고 (영웅)의 길을 가야 한다. 그렇게 시작된 동생 바라기 형은 동생에게 영웅이 되어봤자 죽음밖에 없다는 걸 알고, 어떻게든 좋은 장비를 맞춰주려 하지만 이놈의 세상은 알 수 없는 규칙으로 인해 초보 마을에서는 초보 무기밖에 구입할 수 없다. 그리하여 형은 마을 거래규칙의 틈을 타 불법거래를 시도하게 된다.

이 뒤 내용은 직접 읽어보길 권한다. 사실 이 책은 판타지를 가장한 사회 풍자일지도 몰랐다. 형이 불법거래를 하는 방식은 현대의 주식시장과 매우 닮아있다. 가격경쟁을 하기 위해 조작을 한다. 시장을 교란시키고 돈을 벌어들인다. 동생을 위한 위대한 무기를 사기 위해서다. 하지만 그 마음이 잘못된 것은 또 아닌지라 입맛이 씁쓸할 뿐이다.

충분히 시장경제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에, 피해자가 생기더라도 어쩔 수 없었다...라는 대사가 나와도 눈을 감을 수밖에 없다.

마왕 토벌에 나선 동생이 어찌 되는지는 스포이기에 말할 수 없지만, 자본주의가 만연한 세상에서 어떻게 해야 돈을 벌수있는지, 그곳에서 잘못된 판단을 하게 된다면 스스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중간중간 이야기에 세계의 역사에도 나왔던 튤립공황과 비슷한 이야기도 나온다. 튤립, 수요와 공급. 나름 재미있는 차용이 아니었나 싶다. 나는 경제를 잘 몰랐기에 이 책을 쉽게 술술 읽지는 못했지만, 주식과 투자의 개념을 알고 있다면 좀 더 흥미 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글은 컬처블룸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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