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면 시인 이상에 대한 배경을 알고 읽으니 조금은 그의 글이 마음에 닿아오는 깊이가 달라집니다. 이상은 건축학과를 수석 졸업을 하고, 디자인 공모에도 1등으로 당선되고, 시, 소설, 수필, 그림까지 유명하지 않는 것이 없으며 다방과 술집을 경영하다 27살에 일본에서 사망하였다고 합니다.
서울공대 전신인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학과를 다녔던 이상의 정신세계를 알 길이 없지만 경성고등고업하교라는 이름에서 곧, 아! 일제강점기 때로구나. 그래서 그랬구나.라는 느낌이 딱 들어옵니다.
그렇게도 이해할 수 없었던 13인의아해가 이해되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쫓기는 아해들. 쫓는 아해들. 일제의 탄압에 맞서는 이들이 살아간 그 시절 경성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절로 답답하고 으스스하게 느껴졌던 그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단박에 의문이 풀려버렸습니다.
어쩌면 처음 이 시를 접한 당시에 이상 시인의 배경을 설명해 주셨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너무 오래전 일의 세세함은 사라지고 그 느낌과 첫인상만이 강하게 남아 이상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계기를 준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