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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이야기·복식 - 동화·소설 속 복식을 명화와 일러스트로 만나는
STUDIO JORNE 지음, 윤진아 감수 / 성안당 / 2023년 7월
평점 :
<원작, 이야기, 복식>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디자인 전공을 하면서 언제나 서양 로맨스에 매료되었습니다. 특히 어린 시절 읽던 동화책의 아름다운 그림과 이야기가 마음에 남아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른이 되어 그 동화책을 우연히 구매했는데, 다시 읽어도 그 삽화의 아름다움이 여전히 빛을 발하더군요.
신데렐라,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빨간 구두... 이런 공주 이야기들이 나열되면서도, 주목했던 것은 주인공들의 신발과 의상이었습니다. 어릴 적 호기심으로 무엇이 그렇게 설레였을까 고민해보곤 했습니다. 아마도 우리 문화와는 다른 그들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이 그 호기심을 자극했던 것 같습니다.
그 호기심은 오래 동안 지속되었지만, 전문적으로 발전하지는 못했습니다. 그저 복식들을 신기하게 감상하는 수준이었죠. 특히 어린 시절 일본 만화의 황금기에 제작된 애니메이션은 가치가 있었습니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 '빨간 머리 앤', '달타냥의 모험', '베르사유의 장미' 등의 작품의 그림은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하이디의 하얀 앞치마와 볼록한 모자, 빨간 머리 앤이 어깨 뽕?을 넣어 달라고 간절히 부탁한 그 드레스, 달타냥의 모험에서의 챙 넓은 모자와 깃털 장식, 베르사유의 장미에서의 오스칼의 군복과 마리 앙투아네트의 드레스 등은 아직도 즐겁게 기억하며 시대물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선사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의상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호기심은 성인이 된 후에야 생겼습니다. 그 시대의 옷차림이 정말 그랬을까, 아니면 만화적 상상의 결과일까 싶은 순수한 궁금즘이었습니다. 아마도 창작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 제 손에 들어온 책이 <원작, 이야기, 복식>이었습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선택한 결과였을 것 같습니다.
첫 만남에는, 이 책이 탄탄한 양장 도서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볍게 생각하던 일반판이 아닌 하드커버로 나온 책을 보면서 놀랐습니다. 책에 투자한 노력과 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저자의 이름으로 'STUDIO JORNE'이 적혀 있었습니다. 처음 보는 이름이었기에 외국인인가 했던 생각도 있었지만, 텀블벅에서 연구를 통해 유럽 고전 복식을 다루며 책을 만드는 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예전에 호기심으로 관심을 가졌던 책도 역시 STUDIO JORNE의 저작이었습니다. 이 책은 제 운명과 맞닿았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성안당 출판사에게 정식 출간해 준 것에 감사하며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책은 크게 3가지 파트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상징적인 사건, 두 번째는 원작과의 차이가 있는 작품, 세 번째는 작가의 추천 목록입니다. 처음에는 조금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이 책이 시대순으로 이야기를 정리하고, 원작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줄거리와 등장인물의 아름다운 일러스트를 제공하는 데 주력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시대별 명화를 활용하여 등장인물들의 의상을 실제로 비교하며 의상의 고증을 표현해주어 흥미를 돋우고 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상드리옹(신데렐라) 이야기였습니다. 바로크 후기 시대인 1690년대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이 부분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사실 디즈니의 신데렐라 이미지가 매우 크기에 예상도 못했던 바로크 시대의 이야기라는 점이 더욱 놀라웠습니다. 복식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그런지, 이런 시대의 의상들이 어떤 모습이었을지에 대한 상상을 해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특히 여성 드레스 앞판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이 기쁘게 다가왔습니다. 스터머커라 불리는 앞가슴에 부착되는 삼각형 옷이나 액세서리는 보석이나 레이스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이전까지는 그것이 옷의 일부분인 줄만 알았는데, 탈부착이 가능한 것이라는 사실이 더 놀라웠습니다.
게다가 여성들의 헤어스타일에서 철사를 넣어 높게 쌓아 올리는 컬헤어는 프랑스어로 퐁탕주라 불리운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림 자료를 보면서 혀를 내둘렀습니다. 우리나라 조선시대의 가채도 지나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곳에서도 만만치 않은 스타일이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레이스, 철사, 진주, 리본, 보석, 브로치 등을 사용하여 장식한 퐁탕주. 역시 동서고금 할것없이 미에관한 욕구는 대단하다는걸 깨달았습니다. 과연 목관절은 안녕할지 모르겠군요. 디즈니의 신데렐라에서도 퐁탕주를 어떻게든 표현한 것이 기억나네요. 처음에는 간단한 올림머리와 머리띠, 그리고 깃털 장식으로 표현해 인지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처음 접한 '미들마치' 이야기도 흥미로웠습니다. 이야기 분량도 상당하고 등장인물이 많아 자료도 풍부하게 다루고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1800년대의 시대상을 즐기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이야기가 1800년대부터 1900년대 초반까지의 시대를 다루고 있어 17세기 의복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10년 단위로 변화하는 유행을 보면서도, 옛날이나 지금이나 패션의 다양성과 변화무쌍함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남성들의 머리 스타일과 의복의 변화도 흥미로웠습니다. 여성들의 복장과 머리 스타일은 시대가 갈수록 화려함과 단순화가 공존하면서 변화하는 것이 눈에 띄었으며, 남성들의 스타일 변화도 매력적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일러스트로 볼수있는 컬러링북까지 풍성한 구성까지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새로운 시각으로 이야기와 복식을 감상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이 책을 통해 더 많은 지식과 즐거움을 얻을 것을 기대합니다.
**이 책은 문화충전 200%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