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퉁이 집
이영희 지음 / 델피노 / 202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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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감각적으로  눈에 띈 책이었다. 사람의 얼굴, 턱 선과 목선을  따라 온통  꽃과 식물이 피어 있었다. 색깔 또한 오묘하다. 역시나 우리 집 중딩이의 눈에도 띄었나 보다. 재빨리 나에게 이 책 읽고 싶다고 말한다. 엄마나 딸이나 보고 싶은 눈이 똑같은가 보다.

그렇게 집으로 온 책을 우리 집 중딩이가 들고 가방에 쏙 집어넣었다. 학교 가서 쉬는 시간마다 보겠단다. 그렇게 며칠 내용이 재미있다고 쫑알 거린다. 그러나 신나서 들고 갔던 책이 삼일 만에 엉망이 되었다.  물통을 가져갔었는데 깨진 지도 모르고 있었나 보다. 덕분에 책이 왕창 젖어버렸다. 그래놓고 어떻게 좀 말려 보겠다고 책을 베란다에 널어놨더라.

나는 기본적으로 책을 무척이나 아끼는 편이다. 꾹꾹 눌러서 펼쳐 보는 것도 싫어한다. 우리 집 중딩이도 그걸 아는 터라 내 눈치를 보더라. 애 아빠가 곁에서 한마디 거들었다. 너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짓을 했네?  백 프로 놀리는 말투인데 중딩이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나는 안되겠다 싶어서 끼어들었다. 물통 바꾸고 책 마 져보라고. 어차피 너 줄 책이었으니까 우선 말려서 끝까지 보라 했다. 그러고도 마음에 들면 네 용돈으로 새거 사서 소장하라고 했다.

그렇게 시련을 겪은 책은 기가 막히게도 엄청나게 뚱뚱해졌다.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읽는 데는 지장이 없으니 위안을 삼는다. 중딩이는 뻔뻔함이 돌아왔다. 책이 울퉁불퉁해서 넘기기 더 좋다나 어쨌다나... 콱 꿀밤을 주고 싶었다.







 
아래는 중딩이의 후기이다.

■그 모퉁이 집■

모퉁이 집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이야기

등장인물 '마디'는 아쟁을 연주하는 사람인 것 같다. 프롤로그에서 아쟁을 연주하는 악사가 있다고 소개하였고, 악기 아쟁을 연주하는 사람이라고 자주 묘사가 나왔다. 

그러니 책을 보던 중 아쟁이 어떤 악기인지 궁금하여 찾아보기도 하였는데 선율이 아름다운 악기라 생각하였다. 

마디는 신기한 능력이 있는 것 같다. 그녀가 악기 연주를 할 때면 식물이 살아있는 동물처럼 움직인다 했다.




아쟁 연주
 
마디는 해눈이라는 등장인물이랑 연관이 되어 있다는 추측할 수 있었다. 어릴 적 회상이 되면서 어떤 아이와 만난다. 

그 아이의 이름을 마디가 지어주었는데, ㅇㅇ이라 하였고 나오지는 않았지만 해눈이라는 것을 앞뒤 문장인 '넌 온몸이 반짝반짝하잖아. 꼭 해가 떠 있는데도 내리는 눈 같아. 그러니 넌○○이야 '라는 문장으로 추측하였고, 그는 온몸이 투명했고 아무 죄가 없는 눈빛은 더 투명하게 아련해졌다. 

그의 이름은 해눈이었다.'라는 문장으로 알 수 있었다. 또 사람인데 온몸이 반짝반짝하다는 문장과 현재 마디가 해눈의 모습을 못 보는 것으로 해눈은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구나를 깨달았다.

이 책은 묘사가 구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온갖 꽃들이 그리고 키가 큰 한국 토종의 활엽수들이 그 햇살을 받아 윤슬처럼 반짝였다'등 사실적이고 구체적이어서 상상이 잘 되는 것 같아 집중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을 수 있었다.

사소한 디테일들은 매장 시작 전 간단한 배경 설명이 들어가는데 묘하게 본문 글자보다 얇다는 것이 특징이었던 것 같았다.

표지가 마음에 들어 선택한 책이었고 내용도 정말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다시 한번 더 읽고 싶었던 '그 모퉁이 집 '이라는 책이었다.

-끝-


이제부터 나의 감상이다. 일단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란 점에서 점수를 주었다. 얼마 전 보았던' 앨리스 앤솔로지의 : 이상한 나라의 이야기'의 첫 번째 이야기였던 모자 장수와 나를 볼 때도 일제강점기 배경이 잘 없는데 오래간만에 느낄 수 있어서 좋다 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였다. 

그 시대의 처연함이 나는 좋다. 열정적이면서도 안타까운 그 독특한 감성을 사랑한다. 거기에 더하여 독특하게도 이 책에는 플라워 판타지라는 새로운 장르를 결합하였다고 했다. 

각 장마다 나오는 꽃말과 그것들에 연관된 판타지 같은 이야기는 매우 몽환적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야기들은 요즘 인기 있는 어반 판타지를 닮았다. 

주인공 한마디와 은조, 그리고 남자 주인공 도유와 마디풀의 관계는 무척이나 흥미롭다. 식물과 꽃 그리고 꽃말이 어우러지는 표현력이 상당해서 '문장이 예쁘다...'라는 느낌을 계속해서 느낄 수 있었다. 처연하고 아름다운 판타지를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이야기,를 원한다면 더욱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이 책을 덮으면서 어릴 적 보았던 '나의 지구를 지켜줘'의 시온과 앨리스(그때는 내 사랑 앨리스로 나왔었음...)... 가 생각났다. 다시 보고 싶다. 식물을 사랑하고, 교감했던 그들을... 



**이 책은 컬처불름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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