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내가 한국 사람이라서 그런가, 로맨스 소설에서 주인공들이 먹는 이야기를 무척 좋아한다. 밥심이라고 하지 않던가. 하드코어 한 로맨스 소설에서조차 상대방에게 한상 무언가를 먹여줘야 애정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그런 점에서 초초난난은 매우 합격점이다. 이 책에서 시오리와 기노시타는 서로에 대한 눈높이를 음식으로 맞춰간다. 그리고 그 별거 아닌 행동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오가는 시간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천천히 변하며 일본 도쿄의 아름다운 모습을 천천히 보여준다. 그 묘사는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보는듯한 생생한 묘사로 그 특유의 감성을 보여준다.(귀를 기울이면이라든지, 마녀 배달부 키키라든지... 이웃집 토토로 뭐 그런 따듯한 애니들 말이다.)
계절마다 보여주는 전통 축제라든지 신사의 모습, 일본 특유의 문화적 감성을 있는 그대로 그림을 그리듯 표현해낸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따뜻하고 감미로운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데 일조를 톡톡히 해낸다. 특히 일상적인 음식과 감성을 중심으로 적어내려감으로써 독자들의 감정을 자극한다. 일본 작가들이 잘하는 전통적인 가치를 강조한다고 해야 할까. 이런 점은 정말 작가로서 배워야 할 자세 같다.
스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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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큰 아쉬움이라면 남주인 하루이치로의 행동이 짜증 날 수 있음을 미리 알려준다.... 설마 유*남일 줄이야 누가 알았겠나.... 나는 그냥 소설로서만 대하기로 하고 머릿속에서 아름다운 문장과 서정적인 이야기만을 생각하기로 했지만, 도덕적인 기준이 확실한 사람이라면 불쾌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게 일본 특유의 문화는 아니겠지.. (최근 본 일본 애니에서의 도덕적 기준은 나를 분노케 했으니까.) 이런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도 읽을만큼 초초난난은 굉장히 주인공들의 감정이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독자로서 쉽게 공감할 수 있다고 할수있다.
아름다운 풍경을 그림처럼 그려내는 소설이자 연인이 사랑을 속삭이듯 매력적인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다면 초초난난을 추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