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초난난 - 비밀을 간직한 연인의 속삭임
오가와 이토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초초난난.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억양이 귀엽게 들리는 단어였다. 게다가 예쁜 담장 아래 계단에서 두 남녀가 바라보고 있는 그림은 그야말로 저는 로맨스 소설입니다!라고 말하는 듯했다. 분명 서정적인 내용일 거라고 감히 생각했다. 그리고 당당하게 책을 신청했다.

사실 나는 오가와 이토라는 작가는 이번에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되었다. 책을 받고 보니 오가와 이토는 무척이나 유명한 일본 로맨스 작가였다. 이미 여러 작품으로 한국 내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작가라는 사실을 뒤늦게야 알았다. 『달팽이 식당』과 『츠바키 문구점』이라는 소설도 썼다고 하니 이미 이 작품들을 만난 사람이라면 초초난난의 출간에 무척이나 기쁜 마음이 들지 않을까 싶다.

우선 첫 책을 만난 소감을 말하자면 한 손에 쏙 들어오는 문고판이다. 책 두께는 꽤나 두툼한데 들고 다니며 보기 부담스럽지 않은 무게였다. 책의 표지는 고품질의 풀 컬러 표지이며 머메이드 지와 비슷한 무광 질감이며, 두께가 제법 있는 종이를 사용하였다. 한마디로 로맨스 소설의 정석을 보여주는 디자인이라 할 수 있다. 본문을 담은 내지는 80g의 미색 모조지로 눈이 아프지 않은 컬러톤으로 되어있어 책을 읽는 내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지를 뽑던 실력으로 추론을 해보았다! 백 프로 맞는다고 자신할 수는 없다.)

그럼 본격적으로 책을 본 소감을 적어보자.

오가와이토라는 작가는 무척이나 섬세한 글을 쓰는 사람이 분명했다. 작가 특유의 따듯한 감성이 묻어나는 글들은 일본 힐링 소설의 집약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나는 일본 애니메이션, 특히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데 딱 그런 감성을 가진 소설이라고 할까. 애틋하고 사소한 걸 소중히 여기는 문장들은 지극히 서정적이며 마치 향수를 자극하는 느낌을 선사한다. 자극적이지 않은 순수하고 잔잔한 글들은 매우 감성적이며 아련함과 감동을 자극하며 독자의 마음을 살살 건드린다.

작중 앤티크 기모노 가게를 운영하는 시오리는 굉장히 일본 만화 캐릭터 같은 여자다. 가족을 사랑하는 그녀는 여리면서도 당찬 모습을 보여주는 여자다. 그녀와 손님으로 만난 기노시타와 둘이 음식을 먹으며 서로에게 감정을 주고받는 장면들은 무적이나 달달하다. 마치 귓가에 간질거리는 속삭임을 주고받는 달달함이 넘쳐난다.

특히 내가 한국 사람이라서 그런가, 로맨스 소설에서 주인공들이 먹는 이야기를 무척 좋아한다. 밥심이라고 하지 않던가. 하드코어 한 로맨스 소설에서조차 상대방에게 한상 무언가를 먹여줘야 애정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그런 점에서 초초난난은 매우 합격점이다. 이 책에서 시오리와 기노시타는 서로에 대한 눈높이를 음식으로 맞춰간다. 그리고 그 별거 아닌 행동이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오가는 시간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천천히 변하며 일본 도쿄의 아름다운 모습을 천천히 보여준다. 그 묘사는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보는듯한 생생한 묘사로 그 특유의 감성을 보여준다.(귀를 기울이면이라든지, 마녀 배달부 키키라든지... 이웃집 토토로 뭐 그런 따듯한 애니들 말이다.)

계절마다 보여주는 전통 축제라든지 신사의 모습, 일본 특유의 문화적 감성을 있는 그대로 그림을 그리듯 표현해낸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따뜻하고 감미로운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데 일조를 톡톡히 해낸다. 특히 일상적인 음식과 감성을 중심으로 적어내려감으로써 독자들의 감정을 자극한다. 일본 작가들이 잘하는 전통적인 가치를 강조한다고 해야 할까. 이런 점은 정말 작가로서 배워야 할 자세 같다.

스포 있음.

.

.

.

.

.

.

다만, 큰 아쉬움이라면 남주인 하루이치로의 행동이 짜증 날 수 있음을 미리 알려준다.... 설마 유*남일 줄이야 누가 알았겠나.... 나는 그냥 소설로서만 대하기로 하고 머릿속에서 아름다운 문장과 서정적인 이야기만을 생각하기로 했지만, 도덕적인 기준이 확실한 사람이라면 불쾌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이게 일본 특유의 문화는 아니겠지.. (최근 본 일본 애니에서의 도덕적 기준은 나를 분노케 했으니까.) 이런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도 읽을만큼 초초난난은 굉장히 주인공들의 감정이 사소한 일상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독자로서 쉽게 공감할 수 있다고 할수있다.

아름다운 풍경을 그림처럼 그려내는 소설이자 연인이 사랑을 속삭이듯 매력적인 이야기를 읽어보고 싶다면 초초난난을 추천해 본다.



**이 글은 문화충전 200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 **



#초초난난 #오가와이토 #권영주 #RHK #일본소설 #힐링소설 #일본소설 #소설추천

#연애소설 #로맨스소설 #사랑의이해 #도쿄여행 #문환충전200 #리뷰이벤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