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MBTI - 명작 속에서 나를 발견하다
임수현 지음, 이슬아 그림 / 디페랑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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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렇듯 표지를 살펴봅니다.

감각적이 디자인 표지가 저를 반겨주네요.

빨강, 파랑. 초록 세 가지로 이루어진 심플한 의자에 앉은 남자와 높은 독서 등, 벽 뒤에 걸린 액자가 보입니다. 남자는 열심히 책을 보는 모습이군요.

MBTI에 대해 통상적으로 인식하는 느낌 그대로입니다. 마치 심리상담소에 입장한 것 같습니다.

그럼 본문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저는 서문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라 늘 꼼꼼히 읽는 편인데요. 오늘도 작가님의 의도를 파악하며 보게 됩니다.

MBTI의 기반은 과학이 아니라 철학에 가깝다.

저자는 이리 설명합니다. MBTI는 과학이 아니라 철학이라고.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당연히 과학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수백 년간 이어온 우리의 사주팔자와 같이 사람들의 삶을 추적해서 과학적으로 통계를 내 해석해 놓은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과학이 아니고 철학이라고요?

그 이유를 들어볼까요!

MBTI 성격유형검사는 스위스의 정신분석학자인 칼 융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고안된 자기 보고식 성격 유형 검사 도구이며 융은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의 '디오니소스 형'/ '아폴로 형' 인간 유형 분류에서 깨달음을 얻어 고유의 심리 유형 이론 체계를 발전시켰답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디오니소스 형'은 고대 그리스 신화 속 광기의 신 디오니소스에서 이름을 따온 데서 추측할 수 있듯이 도취, 광란, 본능, 무질서, 열광, 환상 등의 이미지를 표상하고 아폴론형은 이성의 신 아폴론이 연상시키듯 균형, 조화, 합리성, 절제, 지식, 질서 등의 이미지를 표상하죠.

이런 니체의 대립 항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융은 인간 유형을 크게 (인식자)와 (판단자)로 나누고 구체적으로는 (감각을 선호) 하는 사람과 (직관을 선호) 하는 사람, (사고를 선호) 하는 사람과 (감정을 선호) 하는 사람. 그리고 태도에 따라 (내향성)과 (외향성)을 가진 사람으로 나눌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걸 기반으로 MBTI는 인간의 성격을 열여섯 개 타입으로 구분하고 각 유형별로 타고난 선호와 경향성에 대한 설명을 제공합니다. 말이 길어지지요? 간단하게 설명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MBTI는 자신의 성향에 대한 이해와 함께 타고난 강점은 극대화하고 약점은 보완하도록 도와주는 역할

자. 이러하기에 과학이 아닌 철학이라는 겁니다.

MBTI는 인간의 성향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니 기대가 커집니다. 제 강점은 무엇이고 약점은 무엇일까요? 재빨리 MBTI를 체크해 주는 사이트에서 검사를 했습니다. 16분에 걸쳐서 결과가 나왔네요.

저는 I N F J-A랍니다.



옹호자는 내향적(I) 성향을 지니고 있으며 다른 사람과 깊이 있고 진실한 관계를 맺고자 한다고 하네요.

옹호자는 불평등이나 불공평한 일을 마주했을 때 현실에 안주하는 대신 (직관)과 열정을 통해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타입이라고 합니다.

고전 속 어떤 인물이 저와 같은지 기대를 하며,

INFJ를 찾아갔습니다.

213페이지에 위치하고 있네요.

예제로 [죄와벌],라스코니코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알렉세이가 나왔습니다.

우선 두 사람은 어떤 인물인지 살펴보기 전에 친절히 표기되어 있는 하단의 표를 확인해 보았습니다.

오?! 의식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것이 주기능[정체성]- 직관(N) 그리고 내향성(i)이고, 부기능[조력자]- 감정(F) 그리고 외향성(e)이라고 합니다.

위의 설명과 같습니다.

그다음으로는 무의식중에 있는 것이 ●의식하진 않지만 삼차기능[놀이]처럼 사고력(T) 내향성(i) 을 사용하고 ●열등 기능[약점]으로는 감각(S)과 외향성(e)이라고 표시를 해주었네요.



약점은 노력으로도 개선되지 않는다니?! 쿠궁...ㅠㅠ

뭐, 워낙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딱히 외향적이고 싶지 않기에 빠르게 포기하는것으로....ㅎㅎ그러나 감각적인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개선이 안된다고 하니 많이 아쉽습니다.

저와 같은 유형의 소설 속 인물은 어떤지 살펴보러 가볼까요?

[죄와 벌]의 주인공부터 살펴봅니다.

[죄와벌],라스코니코프

아... 이런... 사.. 살인자라니. 잠시 충격으로 심호흡을 시작했습니다. 게다가 사이코패스인데? 😭

문장을 놀랜 눈으로 3번을 다시 읽었습니다. 이해하려고 애를 쓰며 눈을 의심했습니다.

심지어 공감 가는 부분이 있어 대충격.

아... 아니야! 이럴 순 없어!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님 꼭 이렇게 쓰셔야 했습니까? 잠시 내가 왜 고전을 지독히도 꺼려 했던 이유가 떠올라버렸네요...

혼란스럽습니다.


공감하지 마! ㅜㅜ 엉엉엉



자신은 영웅이 되려고 무고한 사람을 죽였지만 그녀는 자기 자신을 죽여 가족을 살리고 있었다.... 어흑!

재빨리 다른 인물로 가보자.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알렉세이

어? 음...알료샤...

정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MBTI가 되어버렸네요. 물론 저자의 과학이 아닌 철학, 즉 인간의 삶과 존재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시도하자는 내용에서는 공감하는 바입니다만. 고전을 해석하는 건 개인마다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MBTI를 맹신하는 것보다 다양한 관점을 인정하고 즐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타입은 포기하고 다음 장을 펼쳐보았습니다.

다양한 인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고전소설 리어 왕은 ESTJ라고 하는군요. 제가 진짜 10번은 넘게 재탕한 향수의 주인공 그루누이는 ISTP랍니다. 저자의 해석이 무척이나 흥미로운 부분이 많은지라 읽어보시면 아하? 오! 이런... ㅜㅜ 반응을 보이실 거라 생각됩니다.

이 책의 포인트는 역시나 명작과 고전을 통해서 요즘 핫하다는 MBTI를 접목시킨 방법이었습니다.

유사과학이든 철학이든 떠나 사람들의 흥미를 끌고 있는 MBTI를 유명 문학 속 인물로 접합을 시도한 건 매우 신선한 방법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최초로 MBTI를 만든 마이어스-브릭스 모녀는 ‘주변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서로를 파괴하지 않고 존중할 수 있는 수단을 찾도록 돕기 위해 MBTI 검사를 만들었다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MBTI를 통해 각자의 타고난 성향과 선호를 인정하며 존중할 수 있게 되는 게 MBTI의 기본적인 존재 의미라는 것이죠.

각 유형을 대표하는 캐릭터들이 어떠한 언어습관과 행태, 정서와 심리 상태를 드러내며 그것이 어떠한 결과를 야기하는가를 살펴봄으로써 타산지석의 깨달음은 물론 자아 성찰의 계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라는 저자의 말처럼 삶을 살아가는데 자양분이 되는 하나의 깨달음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나머지 유형성은 책으로 직접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




햄 릿, 생각이 너무 많아 행동력이 부족한 충동적 이성주의자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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