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읽는 영국 역사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3
나카노 교코 지음, 조사연 옮김 / 한경arte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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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읽는 영국 역사]는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시리즈의 세번째 책입니다.


이책은 제목에 걸맞게 영국왕실의 역사를 ★그림★과 함께 보여준다는 겁니다.

그 시선은 명확하게 역사를 따라 흘러가고 독자 또한,

그 흐름을 명화들과 함께 따라갈 수 있어서

매우 쉽게 영국 역사의 흐름을 알 수 있다는 점이죠.


자, 우선 저는 프랑스 혁명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브루몽 왕가가 멸망하는 이야기를 가장 사랑합니다.

물론 ‘베르사이유의 장미’라는 만화책을 읽고 나서 생긴 흥미입니다.

여기서부터 유럽 역사에 궁금증이 발화됩니다.


어딜가나 나오는 프랑스와의 영국이라는 조합은 단짝처럼 붙어다니죠.

프랑스에 뤼팽이 있다면 영국에는 홈즈가 있습니다.

또한 프랑스 작가가 쓴 삼총사라는 이야기에 등장하는 목걸이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이

프랑스의 왕비의 친구이자 애정하는 남자가 바로 영국의 버킹엄 공작입니다.


자, 여기에서 다들 아시겠지요. 두 나라가 얼마나 문화적으로 역사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그런만큼 저에겐 명화로 읽는 영국역사는

제 호기심을 만족시켜줄 만큼 완벽한 책이었습니다.



서문에 들어서면 알게 됩니다.

영국이라는 나라는 없다는 사실을요.


영국이란 명칭은 아시아, 즉 일본에서 넘어와 우리에게도 영향을 끼친 단어일 뿐입니다.

국제적으론 UK이라고 부르며,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를 두루 묶은 연합체를 말하는 표현입니다.

주로 잉글랜드를 중심으로 섬나라에서 각축전을 벌이며 땅따먹기와 외세 침공,

그리고 종교전쟁을 끊임없이 벌이는 복잡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전세계에 식민지를 만들고 '태양이 지지 않는 나라'라는 어마어마한 명칭까지 가지게 되지요.


연합국가라는 명칭을 달고 대영제국까지 건설한 그들의 이야기를 명화와 함께 따라가 보겠습니다.

 

대사들 1533년, 유화, 한스 홀바인

 

 

 

시작부터 흥미롭습니다.

위의 그림 보이시나요? 어디서 많이 본 그림이지요?

저는 다른 책에서 이 그림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명화 관련 책이었어요.

대사들이라는 유명한 작품입니다.

작품의 두 주인공은 장 드 댕트빌과 조르주 드 셀브라는

프랑스의 대사들로 당대의 지성이라 불린 이들입니다.

여기서 포인트는 탁자의 물건들입니다.

지구의, 나침판, 책, 악보, 류트 등 과학적 발명품이

두 인물 사이에 당시 인류가 이룩한 과학의 산물들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또한 바닥의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해골(죽음의 상징)입니다.

극단적인 원근법을 이용해 그림 속에 비밀을 숨겨두었다고 하지요.

이는 두 사람이 전문적인 과학 지식을 가지고 있는 학자일 뿐 아니라

어두운 중세가 끝나고 이성과 과학으로 대표되는 시대,

르네상스가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그림이었습니다.

 

 

 

 

그 시작점을 알리는 그림으로 영국의 역사를 열어주는 센스가 돋보입니다.

 

 

 

 

<제 1장 튜더가>

에 등장하는 '대사들'은 헨리 8세에게 보내는 프랑스의 속내를 보여줍니다.

'이혼하지 말고 가톨릭과 함께 하자.'

하지만

그 폭군으로 유명한 헨리 8세는 심기가 불편합니다.

결국 '종교개혁'이라는 카드로 가톨릭의 세력의 중심인 바티칸과 척을 지게 되죠.

 

자 여기서 우리가 보고 들은 수많은 영화의 이야기가 탄생합니다.

튜더 왕조의 왕과 여왕의 이야기

<앤 블린> <제인그레이(2장)> <엘리자베스1세(3장)>라는 걸출한 스타들이 등장합니다.

시작부터 흥미진진,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화 주인공들의 시작을 알리는

헨리의 이야기가 보여지고

바로 희대의 스타 칵테일 블러드의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잉글랜드 왕국의 최초의 여왕

<메리 튜더>

 

 

<제2장 메리튜더>

 

 

 

메리는 헨리 8세의 첫째 부인인 캐서린의 딸입니다.

헨리 8세와 아라곤의 캐서린 사이에서 태어난 3남 3녀 중 유일하게 장성할 때까지 살아남은 자식으로

헨리 8세의 장녀이자 첫째 아이로 에드워드 6세의 이복 누나이자 엘리자베스 1세의 이복 언니입니다.

헨리 8세의 죽음 후 왕이 된 에드워드 6세는 9살 소년이었습니다.


하지만 6년 후 소년 왕이 죽고 왕위계승권이 메리에게 넘어갑니다.


그 권력투쟁에서 치열하게 살아남은 메리는 여왕 쟁탈전에서 서른아홉 살에 왕관을 쓰게 됩니다.

그녀는 자신을 위협했던 반역자들을 과감하게 처형해버립니다.

또한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제인을 사형시켜버립니다.


메리는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뼛속까지 가톨릭 신자였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인 캐서린이 앤 불린의 등장으로 아버지에게 버려지고

앤 불린의 이복여동생인 엘리자베스의 시녀로 일하는 굴욕을 당하게 됩니다.

이는 메리를 잉글랜드의 적통 공주가 아닌 일개 사생아로 만들고 결국

서출까지 격하됩니다.

 

 

메리는 나날이 우울해지고 음침해졌다고 합니다.

그녀의 어머니가 원통하게 죽고 메리는 앤 불린을 불구대천의 원수로 여기게 되죠.

(이게 다 바람둥이 헨리 8세 때문에 벌어진 일!)

 

 

여기에서 잠깐? 앤 불린이라니? 어디서 봤는데 싶어지더라고요.

얼마 전에 봤던 넷플릭스의 영화

<피와 섹스 그리고 왕실>이라는 3부작 영화에서 앤 불린이 등장합니다.

 

 

굉장히 자유분방하고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던 강렬한 여성 앤불린.

그녀가 바로 이 메리의 어머니를 죽게 만든 장본인입니다.

하지만 엔불린에게도 그녀만의 사정이 있듯이 살기 위해 발버둥을 친 것이었죠.

틀어진 결혼생활,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귀족들. 왕자를 낳지 못하고 엘리자베스 공주만 낳은 앤 불린.

여기에서 엔블린이 헨리와의 결혼생활이 틀어지고 갇히게 된 곳이 바로 런던탑이었습니다.

이 책 서장에 등장하는 그 런던탑이랍니다.

 

 

런던탑

 

다시 메리로 돌아가서,

메리는 어머니의 종교였던 로마 가톨릭교를 부활시켰고 자신의 정적들을 무자비하게 처형해

'피의 메리'라는 악명을 달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여왕이 된 후로 엔 불린의 딸이자 자신의 이복여동생인 엘리자베스를

처형하려 했지만 결국 그녀를 살려주는 면모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메리 또한 평화롭지 않았고

무리한 결혼 추진과 아이가 생기지 못한 점,

잔인한 종교정책으로 원성을 사는 등

전방위적으로

그녀에게 불리하게 돌아갔으며 남편 또한 잉글랜드로 돌아오지 않는 불행을 맛보게 됩니다.

모든 스트레스는 건강의 악화로 이어지고

결국 그녀는 원수와 다름없던 앤 불린의 딸 엘리자베스에게 왕권을 물려주고 떠나게 됩니다.

 

 

흐흡. 이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메리의 이야기!!

이게 겨우 <1부 튜더가>에서 다루어진 내용이라는 게 믿어지시나요?

 

 

그리고 대망의 군주!

<엘리자베스 1세>가 등장합니다.



 

영국을 유럽 최강국에 올린<해적여왕>

엘리자베스 1세

 

 

엘리자베스는 잉글랜드가 대영제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강력한 군주였습니다.

그녀는 배다른 언니인 피의 메리에 의해 런던탑에 갇혀 어린 시절을 보내고 마침내 엘리자베스 1세로 왕위에 오르게 됩니다.

그녀는 튜더 왕조의 전성기를 만들어내는 장본인이 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한 점이 있다면 아버지인 헨리 8세로 인해

언니인 메리가 서출이라는 멍에를 쓰는 사건이 있었는데,

엘리자베스 또한 같은 시련을 겪습니다.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싶지만, 또 무척이나 흥미진진한 시나리오라 할 수 있겠지요.

메리가 왕이 되었을 때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를 다시 왕비로 올리기 위해 앤 불린과 헨리 8세의 결혼이 무효라는 판결을 받아냅니다.

또한 앤 불린을 사형시키죠. 메리의 입장에선 당연한 일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앤 불린이 왕비였던 사실이 부정당했고 엘리자베스 또한 서출로 전락하게 됩니다.

물고 물리는 관계!!!

받은 데로 돌려주는 메리.

 

 

하지만 이 두 여자의 관계는 상상을 초월하게 됩니다.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언니인 메리를 살려줍니다.

(메리 또한 엘리자베스를 죽일 기회가 많았지만 살려주었죠...ㅠㅠ)

 

 

가톨릭 신자인 메리를 이용하려 한 정치 세력들에 의해 엘리자베스는 수많은 음모에 시달렸지만,

그녀는 결코 메리를 사형시키지 않습니다.

하지만 메리가 감금 된 지 20년 가까이 되었을 때

메리가 암살계획에 관련된 확실한 증거가 나타나자 엘리자베스는 결국 메리의 처형명령에 사인하게 됩니다.

여왕이 여왕을 죽이는 역사적 사건이 벌어지게 된 것이죠.

 

 

엘리자베스는 되도록 메리를 참수하지 않고 병으로 죽기 바랐다는 대목에 알 수 없는 짠함이 느껴지더라고요.

비슷한 삶을 살아온 두 여자의 이야기는 정말 매력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모두가 아시다시피 엘리자베스는 미혼으로 살면서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파하며 당대 유럽 최강의 나라를 상대로 승승장구합니다.

그녀로 인해 국가의 위상이 크게 올라갔고 잉글랜드인들의 자존심과 힘, 그리고 자신감이 되어갔죠.

엘리자베스는 절대로 결혼하지 않았습니다.

결혼을 하게 되더라도 그 남자가 야심을 가지고 왕좌를 같기 위해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결혼해서 아들을 낳지 못한다면? 여왕인 자신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거라 생각했습니다.

(이런 점을 보면 진짜 남성이 왕이 되는 시대에서 여성 두 명이 왕이 되었다?

하늘이 왕을 내려주었다는 말이 생각나는 대목이었습니다.)

 

 

결국 엘리자베스는 모든 생을 다해 영국을 통치합니다.

그녀가 남긴 말 중에 유명한 말이 있지요

 

나는 영국과 결혼했다.

 

튜더가의 마지막 군주.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 유언

 

 

 

<메리의 외아들 제임스를 영국 왕으로 삼는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멋질수가 있죠?

저는 이 대목에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세상에!!!!

이렇게 멋진 여자가 있을수가.

정말 수많은 감정이 교차했고 저를 이렇게까지 영국 역사에 빠져들게 한 책에

무안한 기쁨을 느낄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뒤로 <스튜어트가>, <하노버가>가 등장합니다.

그 유명한 윌리엄 터너가 등장하지요.

윌리엄 터너?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지요?

전 순간 캐리비안의 해적의 윌 터너와 착각을 하고 말았지 뭐에요.

하지만 윌리엄 터너는 <노예선>을 그린 유명한 화가랍니다.

그는 영국을 대표하는 풍경화가이며 윌리엄4세, 빅토리아 여왕 시대를 살아간 인물이죠.

 

<윌리엄 터너 작 :: 노예선>

 

 

아프리카를 떠나 자메이카로 향하던 영국국적의 노예선에서 벌어진 잔인한 사건을 그렸는데

여기에 '선적된' 노예들이 죽어나간것.

노예들이 죽자 바다속으로 수장시켰으며 노예는 살아있는 재산으로

'유실된 짐' 즉 화물에 대한 금전적 배상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이는 비인간적인 사건을 고발한 내용으로 현란한 색감과 과감한 붓터치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 잡은 작품입니다.

 

영국이 노예무역을 통해 막대한 이익구조를 가지고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17세기에서부터 18세기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아는 '삼각무역'의 폐해로서,

윌리엄 4세가 비인간적이고 역겨운 제도를 폐지하는데 일조한 사건이 됩니다.

 

그후 또 다시 여왕의 시대가 시작됩니다.

와우!! 영국의 역사속 여왕이야기가 또!!!

(두근두근)

 

 

책에서는 이리 표현합니다.


빅토리아 여왕의 이미지는

'사랑받는 아내', '자상한 어머니' 였다.

엘리자베스 1세가 처녀왕으로서 일종의

초월적 존재감과 카리스마를 가지고

국민 위에 군림한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벌써부터 감이 오지 않나요?

앞서 나온 두명의 여왕과는 완전히 결이 다른 여왕이 등장한 것입니다.

그녀는 하노버 왕가의 마지막 군주로서 윌리엄 4세가 죽자 왕위에 오릅니다.


그러나 하노버 왕가에서는 여자의 상속권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그녀는 군주가 아닌 말 그대로 '왕위만'을 계승합니다.


빅토리아 여왕은 사촌지간인 앨버트와 결혼하고

앨버트는 여왕에게 좋은 조언자가 되어주며 가정생활에서 두루 그녀를 뒷받침합니다.

두 사람은 좀처럼 보기 힘든 행복한 부부생활을 영위합니다.


그런 남편의 뒷바라지에 힘입어 왕이라는 신분에 비해 수수하고 건실한 부부이며 양대 정당을 공평하게 취급하며 의회와 왕실의 관계를 회복시킵니다.


이때 빅토리아 여왕의 이미지는

'사랑받는 아내', '자상한 어머니'

로 굳어지며

엘리자베스 1세처럼 일종의 초월적 존재, 군림하는 왕과는

상당히 다른 왕으로서 거듭나게 됩니다.


영국에는 여왕이 통치하면 번영한다는 징크스답게 빅토리아시대에도 크게 번영했고 국민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여왕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그녀의 통치 스타일은 어디까지나 본분을 지킬 뿐 자기 의사를 강요하지 않음으로써

영국 군주제의 패턴을 확립하게 됩니다.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

빅토리아

 

책은 이렇게 하노버가의 이야기로 마무리합니다.


왕가의 변천사이지만 혈통을 이어가려고 하던 이들의 치열한 삶이 녹아있는

역사 이야기는 수많은 명화로 우리를 그 시대로 이끌어가는 힘을 보여줍니다.


저는 이 책을 너무나 즐겁게 읽었습니다.

물론 리뷰에서는 여성의 입장으로 여왕의 이야기들을 중점적으로 다뤘지만, 책 전반에서는 수많은 망나니 왕과 방종함의 극치를 보여준 남성 왕의 세계들이 함께 펼쳐집니다.


그래서 더욱더 여왕의 등장에 환호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앞서 나온 두 권의 시리즈를 마저 구매해 읽어볼 생각입니다.


합스부르크역사와 부르몽 역사.

이 또한 얼마나 저를 즐거움의 바다에 던져줄지 기대가 되는 바입니다.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책을 제공받아 올린 솔직한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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