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사과해드립니다 ㅣ 새소설 24
고요한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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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작가님의 신간 <대신 사과해드립니다>..제목만 보면 대신 사과해주는 대행업체가 떠오르는데, 소심해서, 부끄러워서, 아님 시간이 안돼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은 이보다 편리한 게 없으리라 본다. 다 읽고 나면 여운이 남는 글을 쓰시는 작가님이라 기대가 된다. 마침 오늘이 10월 24일..사과데이라고 한다. 일부러 날짜를 맞추려던 건 아니지만, 사과데이에 어울리는 책이 아닐까.

이혼한 아내에게 사과해달라는 의뢰를 받고 나간 자리, 교통사고를 당한 의뢰인이 써준 사과문을 읽는다. 로또 당첨되고 튄 남편이나, 무릎 꿇고 하라는 여자나. 왜 이혼했는지는 알겠는데 뭔 사과를 자기식으로 받으려 하는거지? 우리나라 사람은 무릎 꿇은 거 참 좋아하는 듯. 일본 사람들 봐봐..뻑하면 스미마셍, 무릎 꿇잖아 상대가 아무리 어려도. 초반부터 이리 몰입이 되서야.

하필 커피 쏟은 자리에 무릎을 꿇고..이건 아니지. 안 들린다며 크게 읽으라는 소리에 마저 읽는데, 주변의 시선이 몰린 가운데 여자는 밀크티를 머리에 쏟아붇..이런 드라마를 찍고 있다. 사과를 받았다는 서명을 받아 의뢰인에게 보내고 십오만 원을 입금받는다. 세탁 값에 목욕값, 아니 모욕 값까지 싸다 싸.

남의 돈 먹기가 쉽진 않지만, 자존심은 개나 줘버린 마당에 대수냐. 만약 나라면 할 수 있을까? 무릎 관절이 안좋아 무리다. 어머니가 남겨준 이층집 거기에 차린 사무실로 들어가 인스타에 사과 내용을 올린다. 일일이 댓글을 달고 났을 때 신부님에게 전화가 온다. 친구를 죽이고 구치소에 들어간 수용자를 대신해 사과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결국 수락하고 쏘냐에게 통화 내용을 전한다. 소냐는 이 건은 반대다. 하지만 어머니가 생과 사를 오갈 때 병자성사를 준 신부님에게 이참에 빚을 갚으려한다. 죽은 남자의 할아버지에게 사과를 해야한다. 우선 구치소의 남자를 만나러 간다. 남자는 고의로 친구를 죽이지 않았다고, 브레이크 고장이란다. 경찰은 믿지 않았지만 신부님은 믿어줬다고.

합의서를 받아달라는 남자에게 대신 사과해주는 일을 한다고 하자, 남자는 욕설을 한다. 이런 사람을 위해 사과를 해달라는 신부님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사과가 아닌, 사죄를, 그냥 죗값을 치르도록 둬야 한다는 쏘냐. 신부님이 직접 하면 안되나? 그 사과. 하지만 어쩌냐, 호수가 하는 일이 대신 사과해주고 돈을 버는 일인데.

노인네가 전화를 안 받자, 쏘냐가 맡기로 한다. 작전명은 '섹시 스파이'로 쏘냐가 노인을 설득하겠다고 한다. 본드걸 작전이 먹힐까. 음..실패다. 다음은 눈물 연기로동정심 유발 작전도. 하여간 노인은 쏘냐가 맡고, 구치소는 호수가 맡기로 한다. 쏘냐의 연기는 노인에게 접근까지만 허용하고 사과는 차단한다.

호수가 사과 대행 사무실을 차린 건 일 년 전 어머니의 죽음 때문이다. 웃음 전도사로 성도들을 웃기는 동안 어머니는 누군가 놓아둔 옥수수를 밟고 실족사하셨다. 사무실을 오픈하고 세 가지 원칙도 만들고, 쏘냐의 조언으로 인스타에 광고를 올리고 파트 타임으로 도움도 받게 되었다.

쏘냐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기는 하지만 구치소의 그 인간에게 믿음이 안 가니, 진도가 안 나간다. 쏘냐는 자신의 작전이 다 수포로 돌아가자 이번에는 물질 공세 작전을 펼치겠다고 한다. 이쯤되면 파트 타임용이 아니라 정식 직원으로 기용해야 한다. 그리고 의뢰비 받는 것보다 투자비가 곱절 드는 것 같다.

사과를 하지 받지는 않는 콤비는 이번 건을 무사히 성공할 수 있을까? 호수는 옥수수를 두고 간 범인을 찾을 수 있을까? 진지하지만 코믹하고, 엉뚱하면서도 미스터리
한, 사과 대행업체에 하다하다 개한테 사과해 달라는 의뢰까지 들어온다. 호수는 호수처렁 넓은 마음을 가져서 그런걸까? 거절을 못한다.

호수의 경영철학을 다룬 인간극장 한 편을 보는듯하다. 그속에 감동을 함께 주는 고요한 작가님만의 용서란 무엇인지 보여주는 드라마다. 작가의 말에서 끝내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대신 사과해드립니다>를 읽고나면 사과하고 싶어진다. 못되게 굴었던 못난 마음을 사과 하나 내밀며 넌지시 내밀고 사과하고 싶다.

그리고 용서하는 법을 저절로 터득하게 되는 마법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대신 사과해드립니다>를 내돈내산 했어야 하는데, 출판사를 통해 읽게 되어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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