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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따위 멸망해도 ㅣ 사계절 1318 문고 155
남유하 지음 / 사계절 / 202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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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하 작가님의 신간이 나왔다. 세상 따위 멸망해도 뭐 눈 깜짝 안한다에 한표지만 작가님의 신간은 궁금하다. 조각 서평단에 내가 선택한 키워드는 [LOVE] 우리를 살게 할 사랑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빛나지 않아>
엄마가 만지거나 안아 줄 때면 언제나 진주처럼 빛나는 아이, 사랑 받을때 피부에서 빛이나는 특별한 연우에게 엄마는 조금만 조심하라 한다.
5학년 때, 친구가 정말 좋아하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친구의 손을 잡았던 연우. 친구가 귀신이라도 본 것처럼 도망친 이후로 친구를 만들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았다. 피코가 있었으니까. 그런 피코가 죽고, 학원에서 만난 남자 아이는 연우의 손을 노랗게 물들이지만 남자 친구를 사귀지 말자고 다짐한다.
그리고 만난 태오와의 28일, 더 이상 빛나지 않는 연우에게 태오가 남긴 마지막 말..처음으로 자신을 감싸 안아주는 연우가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를 바란다.
만약에 이런 경우가 나에게 생긴다면 난감할 것만 같다. 무한 애정과 신뢰를 주는 피코같은 강아지가 아닌 남편이나 자식에게서는 배신감이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럼 어쩐다? 따지나? 아님 부담스러워 할텐가. 사랑받는 것은 온 몸이 빛이 나는 불꽃놀이지만, 나의 감정은 어떤가? 사랑은 일방통행이 아니다.
초능력도 아니고, 저주도 아니다. 상대편이 아닌 나에게 집중한다면 덜 상처받고, 덜 실망할테니 오롯이 자신의 감정을 최우선으로 들여다보길..사랑이란 게 콩깍지가 벗겨지기 마련 아닌가.
<세상 따위 멸망해도>
12월 31일 토요일, 언니가 없다. 옆집에 초인종을 누른다. 조용하다. 화단 옆 주차장에서 재이가 날 쳐다본다. 재이가 찾아오자 복도로 나간다.
세상 사람들이 사라진걸까. 둘은 편의점에 간다. 역시 아무도 없다. 세상 사람들이 사라진 이유가 서로 자기 때문이라 한다. 재이는 원숭이 손에 소원을 빌었다고 한다.
세상에 둘만 있게 해달라고..낭만적이긴 한데 결과적으로는 끔찍하다. 재이가 남아있는 자체가 소원때문이라는게 맞고, 이제 한번 남은 소원은 신중하게..
표제작인 <세상 따위 멸망해도>는 다른 세상에 둘만 남은 나와 재이의 24시간이다. 원숭이 손 원작처럼 실수하지 않도록 소원도 신중하다. 비밀에 부친 소원이 귀엽다랄까, 풋풋하달까..십대의 사랑이 느껴진다.
<살아남은 아이>
5년 전, 에키노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우리는 학교에 산다. 어른들은 위험에 빠트릴 수 있으니까 교사들은 화면을 통해 수업하고 로봇이 잡일을 한다.
균이 없는 세상인 학교 안에는 기숙사가 있고 룸메이트는 미로다. 미로의 이야기보다 목소리가 좋다는 것은 나만의 비밀이고 나는 운이 좋다.
무균실 속에서 날이 갈수록 기억이 희미해져 가는 것이 두렵다. 토요일 바람의 숲에 가자는 미로를 거절한다. 몸을 뒤척이다 숲으로 가지만 미로가 안보인다.
다시 만난 미로는 탈출하자고 한다. 무모한 계획을 세우고 탈출을 감행한다. 막판에 미로는 학교로 돌아가기로 하지만 나는 퇴소를 결심한다.
돔 밖의 세상이 어떨지 아무도 모른다. 단지 바람의 냄새가 난다는 것만이 희망이다. 미로의 기억을 가지고 푸른 바다를 볼 수 있을까.
키워드가 LOVE라서 그런가 달콤쌉싸름하다. DEATH는 또 어떤 내용일지 너무 궁금하다. 남유하 작가님의 청소년 소설집으로 일곱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청소년의 눈에 비친 LOVE와 DEATH..나머지도 꼭 확인해 보고 싶다.
윌리엄 위마크 제이콥스의 <원숭이 손> 처럼 결말이 날까 걱정했는데 전혀, 우리들의 청소년들은 야무지고 성숙하다. <세상 따위 멸망해도>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