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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이다 ㅣ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9
장강명 지음 / 현대문학 / 2026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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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의 PIN 시리즈 59번째 작품이다. 장강명 작가님 꽤 유명하시지만 안본눈이다. <댓글부대>를 영화로 보긴 했지만..드디어 <서성이다>로 오롯이 만나게 되어 기쁘다.
행복심리학자 C 박사의 유튜브 채널에 패널로 출연한 안시찬은 시청자 고민을 듣던 중, 일단 밖에 나가면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즐겁지만, 밖에 나가기가 너무 싫다는 사연을 듣는다.
C 박사는 이런 분께는 누가 살짝 등을 밀어서 현관을 넘어가게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C 박사의 말대로 현관을 나서는 아내의 등을 밀었고, 아내는 노려보며 "아 씨, 욕 나오네"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렇게 그가 등을 떠밀었기 때문에, 뇌출혈이생겼고, 아내의 뇌에 종양이 생겼을지 모른다. 뭐지? 이런 극단적인 해석은..아내는 온라인 독서모임 플랫폼을 창업하고 혼자 온갖 일을 다했다.
행사를 끝내고 일찍 귀가한 아내의 얼굴이 해쓱해보여 몸이 안 좋구나 짐작만 했고, 그때 왜 응급실에 가지 않았는지 나중에 자책한다. 동거한 지도 17년이나 되었다지만 말 안하면 모르는 법이다.
그날 문학 답사를 했던 작가의 꼭 병원에 가보라는 전화를 받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저 아플 때 격렬하게 아픈 사람이라 여겼다. 그녀의 앱에 뇌 MRI는 받지 않아도 되는 검진에 속했다.
아내는 침대에 토하고, 결국 119를 부르고 구급차에 오르는데..구급대원의 질문에 자기 이름은 제대로 대답하면서 남편은 기억하지 못한다.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이 아내의 입에서 나온다.
심각하다. 불안하다. 정작 남편은 정말 슬픈가?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도 아내 곁을 지킬건가? 119를 부르는 바람에 시간을 뺏겼다고 원망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진다.
그런 상황에서 선량한 사람이라면 내뱉어야 할 대답을 자신 있게 쏟아낼 수 없었다. 자신이 소시오패스라는 생각에 더 빠져든다. 만에 하나 아내가 며칠 뒤 정신을 차리지 못할 경우의 수를 고민한다.
대출을 못 받거나 받더라도 돈이 모자라 아파트 매수 잔금을 주지 못하게 된다면 벌어질 일이 큰일이다. 도대체 이런 일이 벌어지는 타이밍에 기가 막혀한다. 아직 뭣이 중헌지 모른다..
1인 기업 아내를 둔 프리랜서 작가가 주인공이다. 이 사람은 아내를 사랑하는 게 맞나? 진짜 소시오패스라 남편 연기에 능한 걸까?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게 된 이 남자의 이야기 반전은 있다.
이제 예전의 아내는 없다. 울고 또 울어도 터져나오는 눈물.. 마음 깊은 밑바닥에 뭔가 있다.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 사랑하는 이지수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감정을 발산하는 남자.
그는 소시오패스는 아니었지만 잘못 판단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 왜 슬픔을 느끼지 못하는지 깨닫는다. 너무너무 무서워서. 다른 감정을 품을 겨룰이 없던거다. 그렇다면 아내에게 바닷물처럼 밀려 들어온 감정은 도대체 어떤 걸까 떠올린다.
비로소 느끼는 감정앞에 서성이는 주인공은 작가이기도 하다. 결국에는 어쩔 수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전혀 가볍지 않은 이야기, 작가의 말을 통해 알게 된 또 하나의 소식에 절로 두 손 모아 기도하게 된다. 김새섬 그믐 대표님 쾌차하시기 바랍니다.
소설을 소설로 읽어야 하는데..감정이입이 되다 보니
주인공의 감정에 솔직히 실망하고, 다시 신을 발명해 바짓가랑이라도 붙들고 빌어서라도 찾으려하는 모습에 모든걸 용서할 마음이 생겼다.
고통의 신께 올리는 기도야말로 사랑하는 사람이 해줄 수 있는 마지막이다. 장강명 작가님께도 심심한 위로를 보냅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과 고통은 함께 나누기로 합시다. 진정으로 사랑의 고백다운 소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