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소각지침 #마커스클리워 #문학수첩 #서평단 언제부턴가 귀엽고 사랑스러운 토끼가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책에서, 영화에서 보여지는 토끼는 소름돋는 대상이다. 이번 책도 토끼가 들어가는 소설이라 기대감이 크다. 제목이 나타내는 관리인이나 경비원일지.. 토끼 소각 지침으로 들어가 보겠다.브록스뷰는 무시무시한 빚을 짊어진 대학 졸업생으로서 목요일밤에 절대로 갈만한 곳이 아니다. 지난 석 달 동안만 해도 메일함에는 거절 메일이 수없이 쌓였다. 그래픽 디자인 경력과 전혀 들어 맞지 않은 구인 공고에 시선이 갔다.노령의 남편을 돌볼 간병인 급구.모호하든 말든 이 구인 공고는 평생 바닥을 향해 떨어지고 있는 22년 인생에서 붙잡을 수 있는 마지막 지푸라기였다. 한심한 이력서를 보냈고, 놀랍게도 답변을 받고 버스를 타고 가는 중이다. 그레이스 칸스웰의 인적 끊긴 진입로에 다다른다.메이시는 그레이스의 안내로 집에 들어가 면접을 본다. 왜 여기에 왔냐고..사람 돕는 일을 좋아해서라고 뜸들이지 않고 말한다. 그리고 간병인도 뭣도 전혀 아니면서 거짓말을 술술 내뱉는다. 질문이 바닥난 그레이스는 남편이 석 달 전에 죽었다고 한다.그레이스도 구라..남편은 괴팍한 사람으로 집을 관리하는 아주 특정한 규칙이 있었고, 임종때 그걸 꼭 지켜달라고 했는데 이제 좀 지겨워졌다고 한다. 그리고 일에 대한 규칙도 알려주지 않는다. 메이시가 거절하고 일어나자 급여가 얼마인지 듣고 가란다.겨우 이틀 일하고 6천 달러. 절반은 선금으로, 나머지는 주말이 지나고서. 규칙을 잘 지켰는지에 따라 3천 달러의 보너스도 얹어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계약에 넘어가지 않으면 정신이 나간 거다. 일자리를 받아들이고 그레이스가 준 VHS를 받아온다.혼자보라는 그레이스 말을 무시하고 젬마와 함께 테이프를 재생한다. 데이비드 칸스웰은 브록스뷰 하이츠 5637번지의 존재들을 억누르기 위해서 취해야 하는 필수적인 예방책을 담았다.점등 시간 3분을 단속하는 조명 지침, 10분 이내로 못 잡은 토끼를 처리하라는 토끼 지침, 파란 눈의 방문자를 절대 들이지 말라는 방문자 지침. 전화가 걸려오면 수칙에 따라 정확히 행동하라고. 마지막은 협박이나 다름없다. 관리인을 맡겠다고 이곳에 발 들인 이상 마음대로 관둘 수는 없다나 뭐라나.메이시와 젬마는 멍한 상태로 몸이 굳는다. 젬마는 이 일을 한다면 존나 멍청이라고 한다. 적신호의 냄새가 풀풀 풍긴다. 하지만 물불 가릴 때가 아니다. 가난뱅이에 아픈 동생을 돌봐야 한다. 그래서 존나 멍청이가 되려 한다.메이시는 세 가지 모두 완벽하게 지켜야 돈을 받고 살아서 나온다. 나라면 어떨까? 9천 달러가 욕심나긴 하지만, 살아야 받는 돈이고, 죽으면 개죽음이다. 토끼를 산 채로 불태워야 한다는 점도 걸린다. 토끼고기를 좋아하는것도 아니고..하지만 무려 인류의 생존이 달려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미션을 수행하면서 느끼는 압박과 구원의 외침을 들려주는 젬마의 목소리..환각과 공포도 이겨내야 한다. 의례를 지키기 위해 자신과의 나약함과도 싸워야 한다. 도대체 이런 발상은 어찌 하는지.."방금 도대체 뭘 읽은 거죠?"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독자들에게도 감사를 전하는 작가의 말처럼..영화 어스나 겟 아웃 느낌의 특이하고 도대체 뭔 내용인지 결말이나 해석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기묘하고 이질적인 세계를 배경으로 한 나폴리탄 소설이다.상상력이 뛰어날수록 공포의 극대치를 맛보는 고통은 클 것이다. 제목처럼 토끼 소각 지침을 지켰더라면..제목 참 잘 지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