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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맛있는 걸 먹으면 - 제13회 브런치북 소설 부분 대상작
이수민 지음 / 은행나무 / 202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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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깜짝 서평책은 이름처럼 음식과 일상에 대한 다정하고 환한 이야기다. 에세이일 줄 알았는데 소설. 어떤 내용일지 일단 맛있는 걸 먹으면서 읽어 보겠다.
이래서 소설이구나..했던 <파리에서의 보물찾기>다. 운명적인 만남이란 이런 거겠지? 머나먼 타국에서 벌어지는 찰나의 순간 이루어진..불꽃처럼 환상적인 로맨틱한 이야기. 파리의 크루아상 대신 파리바게트 크루아상이라도 먹어야하나.
카카오 브런치북 출간 프로젝트에서 문학 부문 대상을 수상한 원작 <파리에서의 보물찾기>늘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가의 첫 소설 작품이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이면, 김치전 뚝딱 부쳐먹고, 성질나게 만드는 인간에게 마음을 다친 날에는 달달한 바닐라 라떼로 달랜다. 소설이라 그런가? 세계 곳곳을 누비고, 그에 따른 음식과 이야기는 무궁무진 끝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방금 만든 에그타르트는 어떤 맛일까? 갓 구운 에그타르트를 맛본 적이 없다. 100번째 손님에게 주는 축복같은 선물의 주인공. 소설이라도 부럽다. <리스본행, 에그타르트> 낭만적인 도시 포루투칼 리스본에서도 타르트를 먹겠지.
내면의 소리에 이끌려 찾는 <비 오는 샌프란시스코, 오렌지 초콜릿 컵케이크>는 눈물 터지는 이야기다. 슬픔이 아닌 감동의 눈물..오렌지 초콜릿 컵케이크는 아는 맛일 듯 하지만 특별상을 받은 맛은 어떨지.
여름휴가 때 구매한 덴마크 코펜하겐의 라운지체어와 아내의 전자동 커피 머신 이야기 <코펜하겐 라체어와 플랫 화이트>는 완벽하게 행복한 이야기다. 라운지체어 가격은 정말 어마무시하다.
애프터눈 티에는 스콘과 휘낭시에 인가, 아님 레몬 타르트와 마들렌일까. < 오후 3시 30분, 런던의 애프터눈 티세트>는 준과 제임스의 운명적인 만남을 보여주는데 런던은 맑음일 것만 같다.
<제주 바다의 결혼식과 꽃향기 나는 강릉 카페의 커피>의 유채꽃 향기 가득한 제주를 못 가봤다. 좋은 사람들에게 좋은 결말로, 커피향 가득한 이야기다. 15편의 이야기가 꼭 해외에서만 벌어진 일은 아니다.
한강공원의 치맥도 포함된다. 설레는 여행지,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 특히 커피를 마시며 먹는 갓 구운 빵과 디저트를 좋아하는 작가이다 보니 갓 구운 빵냄새가 책속에 가득하다.
분명 소설인데, 작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낯설지 않다. 머나먼 곳의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들을 바로 내가 느끼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위로와 감동을 주는 이야기에 뜨거운 눈물과 따뜻함을 느꼈다.
내가 이런 다정한 이야기에 목말렀었나? 언젠가 푸드에세이를 쓰면서 음식을 떠올리면 그에 따라 같이 솔솔 고개를 드는 추억들을 끄집어내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음식 하나에, 추억 하나.
그동안 읽은 골고루 먹고 가시게나 눈알이 제일 맛있단다처럼 공포 소설을 많이도 읽긴 했었다. 15편이나 맛있는 것을 나누고 보니, 행복감에 배가 부르다.
배부르고 등따시면 행복한 거고.
일단 맛있는 걸 먹으면, 행복하다..엄마 생각이 난다..사랑하는 사람들이 떠오른다..나처럼 책을 읽은 독자들도 그럴까? 엄마의 김치만두와 수수부꾸미, 약식과 수정과에 침이 고인다. 엄마 총각김치 하나면 밥 한 공기 뚝딱인데..왜 엄마가 보고 싶을까.
역시 음식은 추억이고, 추억은 다시 못 올 지나온 과거이기에 나도 소설을 쓰고 있나보다. 어쩌면 우리가 가장 기다린 아프지 않은 소설이라 하지만, 난 좀 아프다. 구멍이 생겨서도, 늙어서도 아니다.
행복하고 다정한 이야기의 끝이 소설이지만, 난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못난 딸이기에 그렇다. 이런 고백을 끝으로 끝맺음을 하려니 부끄럽지만 뭐 사실이니까. 다른 사람들은 행복 충만하길 바란다. 따뜻한 이야기와 함께 다정함도 듬뿍 마음에 담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