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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별의 노래 ㅣ 고블 씬 북 시리즈
박하루 지음 / 고블 / 2026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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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 전역이 전쟁터, 하늘에서 절망만 내려온 것이 아니다. 전투가 벌어지기 일 년 전, 기묘한 복장을 한 사람들이 커다란 쇳덩이에서 몰려나왔다.
그들은 하늘의 전쟁을 이곳으로 끌어들인 것에 대한 구구절절한 사과와 새로운 세계로의 안내다. 아사트 탈리냐라고 일컬어지는 행성의 사람들은 우주로 이주시킬 예정이라 알린다.
전투가 시작된 이후로 지상에 가장 큰 피해는 소음이다. 세상에서 음악이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처음 ㄷ절의 사자들이 내려왔을 때 지상의 사람들은 음악과 춤으로 그들을 맞았다.
그러나 누구도 악기를 연주하시 않는다. 하늘의 노여움을 진정시키려면 사람의 목소리를 낮춰야 한다는 믿음에서다. 바다가 내다 보이는 절벽에서 피파소리가 흘러나온다.
빗싸 살로만은 선율을 나침반 삼고 나아간다. 이 지방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여인의 모습인데 살로만은 선녀를 떠올린다. 범상치 않음에 누구신지 묻는다.
이을리 가솜이라는 순례자는 본래 비자볼의 무녀였다고 한다. 살로만은 탈영병이다.
소속을 밣히지도 않았는데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가솜이다. 가솜은 어째서 이 낯선 땅에서, 그것도 곧 불타 사라질 땅에서 도망 다니는지 묻는다. 살로만은 피난 안내 임무, 그런데도 탈영을 감행했다. 둘의 길고긴 대화가 시작된다.
이야기 도중, 가부아비가 나타난다. 섬크기의 말하는 거북이다. 내가 가는 곳을 모르고 다만 가야 할 곳으로 갈 뿐이라는 가부아비는 꼭 부처 느낌이다. 아님 큰스님..순리대로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가솜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어린 가솜이 순례길에서 생긴일은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다. 언제나 도전과 모험이 따른다. 미두볼의 소도에서는 감옥에 갇히기도 하고, 오리 목소리의 왕을 만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용감하고 영웅적인 무녀를 만나기 위해 움막 짓고 기다린 학자 달장도 있다. 신단수 참배 이희 무녀의 일을 포기했던 가솜의 여정에 살로만의 만남은 예정되어 있었을까.
여우신 앞에서의 의식이후, 여우는 여행길에 한 가지 목적을 더해보라 한다. 세상에 잊혀가는 게 너무 많다고. 각지에 남은 옛 노래를 수집해달라고. 가솜에게 또 다른 꿈이 되고 새로운 목표가 된다.
가솜의 신비한 힘, 살로만이 저항군에 합류한 진짜 이유..서로의 앎이 만난다. 그리고 마지막이 다가오는 그 순간, 가솜은 비파를 연주한다. 모든 문명이 생멸한다면, 우리가 전통과 전승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란 무얼까.
기록되지 못할 이야기는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풍경을 기억하는 이도 없을 것이다. 둘이라 외롭지 않다. 비로소 그들이 절벽 위에서 만난 의미를 알게 됐다. 진짜 끝이라 여겼는데..
대반전이 남아있다. 꼬리별의 노래를 찾아다닌 아이들. 가솜은 도망자였고, 이방인이었다. 지금 가솜의 노래가 울려 퍼졌을 때, 땅의 노래가 다시 울리기 시작한다. 노래의 진짜 의미가 밝혀진다.
작중 등장하는 인물, 사건, 지명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 마법같은 일이 펼쳐질지 모르는 밤하늘을 괜시리 쳐다보게 된다. 꼬리별은 혜성의 순우리말이다. 우리말은 참 예쁘기도 하지. 우주 배경의 SF 판타지에 빠져 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