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에서 나이 들 수 있을까 - 끝까지 삶의 주도권을 지키는 노후 설계 수업
박한슬 지음 / 더퀘스트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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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슬프게 느껴지는 이유는 <내 집에서 나이 들 수 있을까>에 물음표를 하건, 느낌표를 하건 똑같이 내 집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싶다만 요점은 그게 아니다. 책은 '내 집에서 나이 들기'의 가능성 공식을 '돌봄 필요성'에 비해 '사회적 자원'과 '개인적 대비'가 부족하면 '내 집에서 나이 들기'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우선 1부에서는 '돌봄 필요성'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에서 '내 집에서 나이 들기'가 왜 이토록 어려운 일이 됐는지, 돌봄이 필요해지는 단계는 '언제' 찾아오는지, 나는 그런 상황이 되면 '어디'에서 '누구에게' 돌봄을 받을 것인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노인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숫자 나이만으로 정의하기 어렵다. 자신이 주관적으로 인식하는 나이는 숫자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정확히 언제 노후의 변곡점을 맞이할지, 그 시점을 예측할 수는 없을까? '환갑'이라는 개념이 지금은 법정 노인 연령이 65세이다보니 여러 면에서 다르다. 사회적 약자로 돌봄을 받아야 하는 노인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이제는 행정 편의적인 숫자 나이가 아닌 개개인의 실제 노화 정도를 파악하면 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노쇠'라는 낯선 개념이다. 사실 노쇠의 정도를 측정하는 일은 상당히 까다로운 작업이다. 고령층의 사망률이 감소했지만 영양 상태가 개선되고 의학이 발전해도 육신의 한계를 넘어설 수는 없다. 어쨌거나 노인 나이는 65세보다는 75세가 더 적합하다.

85세 이상 초고령 노인 인구의 절반이 기능장애를 경험하게 된다. 건강하게 살다가 짧게 앓고 떠나고 싶다면 최대한 질병 발생을 늦춰야 한다. 노쇠 관리의 성패에 따라 내가 얼마 동안 질병이나 장애를 앓게 될지가 결정된다. 언제 본격적인 돌봄이 필요하게 될지를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집에서 나이 들기'가 어려워진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이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 집에서 건강하게 늙어가는 게 모두의 바람이다. 하지만 한국의 노인 대부분이 요양시설에서 삶을 마감한다. 가고싶지 않지만 가야 하는 곳, 버려지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할수록 추후 요양시설 적응에 큰 영향을 끼친다. 그렇다면 노인들은 왜 이토록 거부감이 클까?

가족의 희생을 전제하는 한국형 복지는 중년의 딸이 고령의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모습이다. 매일 함께 생활하는 돌봄제공자의 고난과 우울은 개인의 인내심이나 역량 부족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의 실패와 구조적 불평등이 만들어낸 결과다.

결국 '내 집에서 나이 들기'가 어려워진 이유는 단순히 노화 때문이 아니다. 가족 기능 약화, 미성숙한 공적 돌봄 시스템, 막대한 비용을 치르고 있는 시장화된 돌봄 그리고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복잡하게 얽혀 생긴 구조적 결과물이다.

어떻게 해야 '나이 듦'이 나와 가족 모두에게 '위험'이 아니라 대비할 수 있는 일, 감당할 만한 일이 될까?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내 집에서 나이 들어갈 수 있을까? 1부를 요약했는데 이렇게 길어졌다.

다음으로 2부에서는 '사회적 자원'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우리나라와 다른 길을 걸은 국가들의 사례를 살펴본다. 마지막 3부에서는 '개인적 대비'를 중심으로 노후 대비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재정 관리부터 삶의 마지막 준비까지 다룬다.

막내와 사는 노모가 올해 95세다. 치매는 악화된지 오래고 막내의 수고 앞에서 고개를 들수가 없다. 돌봄 부담이 얼마나 큰지는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뼈져리게 느낀다. 한 사람의 희생으로 모두 웃을 수 있지만 언제까지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이제는 함께 늙어가면서 나의 노후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질문하게 된다. 훗날 제도가 개선되는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구체적인 방법론을 다루고 있으니 미리 공부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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