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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나고 찢긴, - 여성 바디호러 앤솔러지
조이스 캐롤 오츠 외 지음, 신윤경 엮음 / 문학수첩 / 202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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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이다. 이 시대 최고의 여성 작가 15인의 바디 호러 이야기. 조각나고 찢긴, 여성의 몸을 섬세하게 해부하고 조립하고 재정립하는 열다섯 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프랭크 존스_에이미 벤더
엉덩이 부분에 난 쥐젖을 종이컵으로 가득 모아서 엄지손가락 크기의 인간을 만든다. 이름도 프랭크라 지어주고 성은 자신의 성을 붙여준다. 책상 위의 프랭크 존스를 본 프란시스코가 인사팀에 전화를 하는데..프랑켄슈타인을처럼 창조된 프랭크는 수호천사일까, 저주인형일까.
댄스_타나나리브 듀
96세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할머니 간호로 20년을 보낸 모니크의 인생의 반이다. 모니크의 몸이 천방지축으로 나대며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다. 행복감에 숨을 들이마시자 사람들이 모두 그녀를 바라보는데..할머니의 어릴적 인종차별이 저주가 된 걸까, 빨간구두가 떠오른다. 그것도 잔혹동화로.
일가족 살해사건이 일어난 호프먼 박사의 집에 몰래 들어간 페니가 밤의 세계를 경험하는 메건 애벗의 <주홍 리본>은 한 편의 서스펜스다. 조안나 마거릿의 <말레나> 역시 서스펜스 가득한데, 복통에 시달리던라라가 몸속에 기생 쌍둥이의 존재를 알게되고 괴물 같은 존재와 싸우는 조각가의 이야기다.
거울과 춤을_리사 림
할머니의 독설속에 자란 엄마는 자연히 외모에 집착하고 외모만 보고 결혼한 아빠와도 냉정하다. 아빠는엄마처럼 되지 말라며 집에 있는 거울을 모두 깨부수는데..대를 잇는 독설이 저주가 되고 거울 악마에 지배되는 공포스러운 우화로 삽화가 가장 많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환생 혹은 영혼의 여행>은 극도로 창의적인 단편들 가운데서도 가장 이상한 작품으로 인간이 아닌 생명체의 공유로 색다른 윤회를 다룬다. 상담사의 몸에 들어간 달팽이의 나선형 영혼이라는. 리사 터틀의 <은닉 휴대>도 만만치 않다. 악의적인 자아를 지닌 권총이 켈리의 몸에 기생하는 잔혹한 풍자극이다. 차라리 악몽에서 끝나면 좋으련만.
유일한 남자 주인공이 등장하는 에이미 라브리의 <육안 해부학>은 동정에서 변태가 된 월리가 여성 시체에 한 짓으로 값을 치르는 이야기다. 너무 적나라하고 끔찍하다. 흑인을 구경거리고 만든다는 악의적인 평가를 받는 창작 예술가의 투쟁을 탐구하는 레이븐 레일라니의 <숨쉬기 연습> 역시 스트레스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다.
늑대 인간의 변신을 그린 카산드라 코의 <입마개>, 루시와 미나 그리고 뱀파이어 D의 삼가관계를 그린 유미 디니 시로마의 <그녀의 심장이 멈출 때>, 한 히스테리 환자의 내적 고백을 담은 조이스 캐럴 오츠의 <평온의 의자>, 일곱 번째 신부 역을 맡은 라이비에게 다친 이야기는 엘리자베스 핸드의 <일곱 번째 신부 또는 여자의 호기심>으로 연극 <푸름 수염> 희곡을 빌려왔다.
네메시스_밸러리 마틴
방학에 모리스는 대학 친구 에릭을 집에 데리고 온다. 시시는 오빠를 맞이하러 나왔다가 에릭의 모습에 반한다. 에릭은 천연두에 얼굴이 일그러진 부인을 혐오하는데..잘생긴 청년이 천연두에 걸리면서 부인을 네메시스라 부른다. 완벽한 복수로 만신창이가 된 그를 바라보는 그녀가 네메시스가 맞긴 하다.
시드니_실라 콜러
하루 종일 부지런히 일만 하던 나는 그 당시 누구도 결혼할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 농장에 우연히 도움을 요청하러 남자가 오고 그는 청혼하러 다시 방문하는데..남편의 비밀은 시드니. 그리고 삼각관계. 그녀가 출산한 아기는 도대체 뭐 였을까.
평범함이란 전혀 없다. 기이하고, 기묘하고, 특별한 열다섯 편의 이야기가 이틀동안 날 사로잡았다. 조각나고 찢긴, 여성의 이야기 뿐만아니라 복수하고 응징하는 여성의 이야기다. 바디 호러 앤솔로지 답게 독특하게 몸을 주제로 한 호러라 공포스럽다. <프랭크 존스>가 처음부터 너무 강렬해서 가장 인상적이다. 최고의 여성 작가들의 세계로 빠져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