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등뼈가마지막에남는다 #샤센도유키 #블루홀식스 #서평단 신비로운 책표지와 책의 등뼈가 만져지는 책이다. 예전에도 이런 책을 봤는데 이번 만큼은 책 제목과 어울린다. 제일 먼저 생기고, 마지막에 남는 책의 등뼈 이야기..그럼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왜 종이책이 금지됐는지 모르는 작은 나라. 이 교만한 나라는 책을 전부 불태웠으면서 이야기는 포기하지 않았다. 종이 대신 선택된 건 인간이다. 이야기를 올바르게 전하지 못하면 산 채로 불태워진다. 눈이 지져진 열은 사악한 책일까. 여행자는 비로소 그런 생각을 한다. 책이란 대체 뭔지 알고 싶은 여행자에게 열을 만나 보라고 했다. 열은 오늘 밤 중판을 앞두고 있다. 열은 중판의 명수다. 분서를 당할지 말지 오늘 밤 결정되는데 몹시 태연자약한 열이라 현실미가 없다. 기왕 왔으니 이야기를 들려 주겠다고 한다. 인기있는 가구야 공주를 들려준다.중판의 시간이 되었다. 열이나 소녀, 둘 중 하나는 불태워진다. 세상 모든 지식을 포함해 모든 책을 망라한 교정사가 중판의 심판이다. 중판을 개시하고 여행자는 마른침을 삼키며 지켜본다.과연 누가 살아 남을 것인가? 새장에서 자행되는 심판은 쇠창살에 유린당하고, 고통 속에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불은 꺼지지 않는다. 뼈만 남을 때까지 새장은 불길 속에서 붉게 빛난다.여행자는 편집자다. 책에 집착하는 자를 경멸하는 이 나라 특유의 호칭이다. 폐가 없는 책은 종이로 만든 서적을 가리키는데 그곳에서 왔다. 책이 당연하게 존재하는 나라에서 태어났다.중판을 가리는 <백행 공주>는 우리가 다 아는 백설 공주 이야기다. 독사과를 누가 먹였는지, 그 나라가 백야 현상이 일어나는지 아닌지도 안다. 하지만 결과는 언변에 참담하게 잡아먹힌다.이 나라가 유지되는 이유..끔찍하다. 하지만 잃어버리면 견디기 힘들 그 기적이, 뼈조차 없는 그토록 약한 물건에 담겨 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래도 폐가 없는 책이 좋다. 충격적인 첫 번째 이야기가 표제작이다. 인간이었다가 동물로 탈바꿈하고 공동체 삶을 사는 이야기 <죽어도 주검을 찾아줄 이 없노라>는 인간의 숙명을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그동안의 변신과는 차원이 다르다. 마침내 구이나가 마주한 진실때문에 더 충격 먹었다.사냥꾼에 쫓기는 케이주와 리리사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는 케이주의 이야기 <도펠예거>는 라이커스에자신의 의식 모델을 인스톨해 끔찍한 폭력을 가하는이야기다. 비참한 말로는 덤인가. 우리는 보여지는 모습으로 판단한다. 숨겨진 폭력이 자신을 향하고 있진 않은지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나는 전혀 고통을 느끼지 않지..라고 했던 대사가 떠오르는 <통비 혼인담>은 목의 거미줄을 통해 통증을 넘겨 받는 통비 자쿠로와 현란사 구자쿠의 이야기다. 끔찍하고 잔혹한 이야기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다. 내가 통비가 될리는 죽었다 깨어나도 없지만, 구자쿠만 있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아무 조짐없이 한 사람에게만 비가 내리는 기묘한 현상을 다룬 <금붕어 공주 이야기>가 어떻게 끝나는지, 금붕어 공주는 누구의 이야기인지 궁금할테지만 이런 황당무계함 앞에서도 인간은 물 속에서 살 수 없을까 고민해 본다.그리고 다섯 편의 단편에서 아름다운 여자는 다 비극으로 끝나는가. 예외는 없다. <데우스 엑스 테라피>역시 베케이션을 떠나 비극 속에서 스러진 죄 없는 사람을 구하는 로스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예쁜 얼굴의 작가에게 사악함이 느껴지는 결말이다.모두 일곱 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진 샤센도 유키의 이야기는 이런 상상이 가능한가 싶게 처음 느끼는 맛이다. 특히 마지막 <책은 등뼈가 제일 먼저 생긴다>는 눈을 지진 집행관도 벌벌 떨게 만든 열과 서점 아이 도지의 이야기다. 모든 이야기가 작가에 의해 창조되었듯이 소설속 이야기도 재창조된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또 다른 이야기는 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끝을 아는 이야기보다 숨은 이야기에 더 열광한다. 열이 말한 한마디가 그래서 기억에 남는다.P281들려줘야 할 이야기가 있는 책은 절대로 불에 타서 사라지지 않아비블리오마니아 샤센도 유키 작가님의 독특한 매력에 포로가 되고 말았다. 작가의 인내와 끈기도 재능이다. 재능이 담긴 샤센도 유키가 바로 장르다. 작가성이 확실하게 담겨있는 책임을 증명하는 책이라 궁금해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