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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우리 집도 아니잖아
김의경 외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12월
평점 :
#어차피우리집도아니잖아 #현대문학 #이벤트당첨
당신에게 '집'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댓글 이벤트가 있었다. 나에게 집이 의미하는 바는 언제나 좌절이고 슬픔이었다. 전세사기도 당하고, 친구에게, 점쟁이에게 속아 집을 날린적도 있다. 특히 점쟁이는 "너 거기 들어가면 죽어. 목매고 죽는다고..." 이런 말까지. 다른 사람들은 점쟁이 말을 믿느냐, 귀가 얇다 하지만 그때는 누가 건드리면 바스라질듯 아주 약한 멘탈로 살던 시절이라 믿고 싶지 않지만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날린 집이 두 채다. 이불킥을 할만큼 억울하고 말도 안되는 짓을 경험했고, 내 이름으로 집을 사면 죽는다는 말에 내 명의의 집이 없다. 어차피 돈도 없고..대출받고 집사고, 대출금 갚느라 집날리는 짓도 해봤으니 집은 나에게 웬수다. 그렇다고 너무 불쌍하게 생각지 마라. 집은 없어도 난 지금 행복하니까. <어차피 우리 집도 아니잖아>의 책표지를 보면 건물이 뒤집혀 있다. 집 때문에 속도 뒤집히는 이야기일 것만 같다.
애완동물 사육 불가_김의경
VR홈투어에 나오는 집들을 구경하는 언니는, 개를 키우고 길고양이 밥을 준다는 이유로 주인과 갈등을 빚고 이사를 권유받고 집을 알아보는 중이다. 언니는 쌍년이 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오라는데...작가 노트, 건강히 잘 지내시나요? 가 무슨 뜻인가 싶었는데 작가님의 개를 가족으로 인정해준 단 한 명의 고마운 집주인이셨다. 개아들과 함께지만 반려동물을 싫어하는 입장에서는 아니올시다 일수도. 인정은 하지만 삭막함에 서러움은 더 커진다.
평수의 그림자_정명섭
문득 사람들의 그림자가 이상하다고 느낀 김대리. 아파트가 어떻게 사람의 그림자가 되었는지 궁금하지만 그 그림자를 볼 수 있는 건 자신뿐이다. 최우수 고객인 회장님의 그림자에 놀라는데...그림자로 저울질하는 김평수 대리는 속물로 변해가니 좋은 능력은 아닌걸로. 처음 만난 사람에게 어느 대학 나왔냐고 묻거나, 어디 사냐고 묻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상대방의 가치 판단의 기준은 확고하면서 자신의 인격은 모르더라.
마빈 히메이어 씨의 이상한 기계_장강명
한 달 전쯤 희정은 온라인 쇼핑으로 '트램펄린 스텝박스'를 사서 딱 하루 운동했는데 다음 날 현관문에 메모지가 붙는다. 그뒤 301호 커플의 소형차에 문자를 보냈는데...301호에 모인 여덟 명은 전세 입주자다. 전세 계약 기간이 끝나가게 되어 알게된 날벼락같은 피해 사실. 고스란히 대출금만 남은 현실에 피해자들은 연합체를 만들지만 지리한 싸움에 자살, 이혼을 한다. 마빈 히메이어를 떠올리는 주인공은 아무것도 할수없는 안타까운 전세사기 피해자일 뿐이다.
밀어내기_정진영
결혼을 앞두고 신축 아파트 단지에 신혼집을 마련한다. 결혼 초부터 빚지고 살기를 원하지 않는 아내와
같은 생각이지만 그 외엔 모두 엇갈려 심각한 감정싸움으로 번지는데...2년 연장의 계약에 안도해야하니 A가 현명해 보이기는 하다. 부동산 시장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전세 보증금 올려주기 바쁘고 타이밍을 놓쳐 끌려다니는 신세가 된다. 전세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가 쫓겨난 적도 있고 경매를 받은척도 있다. 오롯이 혼자만의 지옥뿐, 치고받고 싸울 동거인은 없어서 다행이었다.
베이트 볼_최유안
집을 찾는 나에게 봉성 씨가 세운 기준은 주차장, 대단지, 브랜드다. 세 가지 조건이 잘 갖춰졌음에도 대출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서 선생이 소개한 중개업자는 계약을 밀어부치는데...배에서 내리게 일조한 한정아의 이야기와 맞물려 전개된다. 작가는 한 번도 집을 가져본 적이 없고 아직도 살 집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계약서를 보는 시선을 통해 집을 구하는 일이 고통임을 표현했다.
소설을 쓰는 내내 화를 억누르느라 힘들었다는 정진영 작가님의 밀어내기 속 대사가 <어차피 우리 집도 아니잖아>다. 작가 노트를 보고 서두가 길어졌다. 소설이지만 현실에 가까운 이야기다보니 하필 내가 겪은 고통이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집에 대한 키워드로 다섯 명의 작가가 말하는 전세사기, 전월세, 반려동물, 계약서, 이사 이야기는 내 집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통과 현실을 그렸다. 다섯 작가의 앤솔러지를 기획한 장강명 작가님은 전모를 보지 못하고 해답을모르더라도, 정직하게 쓰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밝힌다. 그래서 더 소설같지 않은 이야기다. 아마도 현실은 더 빡세고 몇배는 더 고통스렵지 않을까. 그래도 사랑하는 가족이 함께 하는 공간 집이 있어 살아진다. 내 집이 아니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