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만 년을 사랑하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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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만년을사랑하다 #요시다슈이치 #은행나무 #국보 #미스터리

지금 상영중인 <국보>의 작가님..<죄, 만 년을 사랑하다>는 영화 <중경삼림>의 대사 "내 사랑의 유통기한은 만 년으로 하겠다"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미스터리 작품이다. 30여 년전에 봤는데도 어렴풋이 기억이 떠오르는 중경삼림. 이 소설도 길이 기억되길 바라며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요코하마의 노게 마을에 도갓타 란페이라는 사립 탐정 사무실에 한 청년이 땀범벅이 되어 찾아온다. 엄청나게 출중한 외모의 미남은 유명한 일가 우메다의 3대로 현재는 초등학교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도요히로는 할아버지 소고가 밤이면 밤마다 있지도 않은 보석을 찾아 헤매는 기이한 행동을 한다고 한다. '만 년을 사랑하다'라는 이름이 붙은 보석이라니. 아버지 가즈오는 어릴적 '만 년을 사랑하다'라는 소릴 얼핏 듣기도 하고 메모가 놓여있던 기억이 있다.

우에다 가문은 열여덟 살이 되면, 축하 선물로 경매 회사에서 원하는 물건을 낙찰받아 가질 수 있다. 도요히로는 곧바로 조사를 하고 오래전 컬렉션 자료에서 카탈로그를 발견한다. 도갓타에게 보여준 페이지에 루비 펜던트 사진은 아름답다기보다 왠지 모를 두려움이 느껴진다.

사진 밑에 실린 설명문에 25.59캐럿의 '만 년을 사랑하다' 보석이 스위스 은행 금고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도요히로의 기묘한 의뢰는 할아버지 생신 파티에 이 보석을 찾는 일이다. 도요히로와 도갓타가 고속보트를 타고 간다.

우에다 소고의 미수에 초대받은 사람은 예전에 우메다 소고가 연루된 주부 실종 사건으로 인연이 있고 친구가 된 사카마키 전직 경위와 탐정을 포함해 여섯 명이다. 식사 자리에서 우에다 소고는 가족 중 누군가 유산을 노리고 자신을 죽일지 모른다고 한다.

45년 전에 일어난 사건의 진범은 자신이고, 사카마키 경위가 마침내 증거를 확보해 자신을 협박하려 든다고. 그 결과 사카마키는 이 외딴섬에서 원통하게 목숨을 잃고 가족들은 완전범죄로 은폐하기 위해 공작을 펼치게 될 거라는 소리를 한다.

사카마키의 건배사로 어색할 것 같은 분위기는 일단락된다. 하지만 이튿날 아침 우메다 소고가 돌연 자취를 감춰버린다. 모두 매서운 강풍이 휘몰아치는 저택 밖으로 나가 수색한 결과 소지품 하나도 찾지 못하고 폭풍 속을 기다시피 돌아온다.

저택 안을 다시 찾아보기로 한다. 침대 베개 밑에 하얀 봉투가 발견되고 모두가 동시에 경악한다. '유언장'이라고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지 내용이 더 황당하다. '내 유언장은 어젯밤의 내가 가지고 있다'라고 쓰여 있기 때문이다.

자살이라 받아들이고 관할 경찰서에 수색을 요청하기로 하지만 공교롭게도 태풍이 접근중이다. 영사실에 <인간의 증명> DVD가 틀어둔 상태로 있다. 슬퍼하지 않는 가족들에게 도갓타가 이의를 제기하자 공들여 장난을 치고 어디선가 불쑥 나타날 거란 생각이든다고 한다.

수수께끼 같은 두 번째 유언장이 나오자 평소 우메다 옹답지 않다고 한다. 그럼 누군가가, 여기 있는 누군가가 꾸민 일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처음 증언에서 축하 파티가 끝난 후 우메다 옹을 만난 사람은 무나카타 한 사람뿐이었다가 다섯 명으로 늘어난다.

다들 용의자로 봐야 하는데 어쩐지 태평한 가족처럼 보인다. 과거 사건과 어떤 연관이 있는 걸까? 보석은 있기나 한 걸까? 전직 경위와 탐정이 풀어야 할 진실은 무엇일까? 핏줄로 이어진 가족인줄 알았지만 숨겨진 과거가 있다.

영사실에 있던 3편의 영화의 공통점이 45년 전 실제 일어난 일과 우메다 옹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 여긴다. 사건은 파고 들어갈수록 엄청난 비밀을 품고 있다. 미스터리는 판타지의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우리가 찾던 '만 년을 사랑하다'의 실체도.

탐정이 나오는 미스터리 소설에서 게로, 미짱, 고지라는 전쟁 고아로 넘어가면서 일본 사회의 기억과 인간 존재의 상처를 다루고, 장르 소설과 순수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역사적 성찰을 담는다. 그런데 말입니다..도갓타가 요시다 슈이치를 찾아 소설을 의뢰하는 장면은 유머러스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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