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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려는 말은 ㅣ 독고독락
낸시 풀다 지음, 백초윤 그림, 정소연 옮김 / 사계절 / 202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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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려는 말은 무엇일까? 궁금함에 신청하게 된 청소년 소설이다. 오르골의 발레리나를 연상시키는 책표지의 소녀가 주인공일까? 그럼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움직임>
한나의 재능이 사라질까 묻는 엄마. 단번에 뇌를 모든 분야에 가장 적합하게 만들 수는 없지만 한나가 정상적인 삶을 살 가능성이 높단다.
다른 아이들처럼 되고 싶어?
적절한 답을 찾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한나. 2주 전, 엄마는 새로운 댄스화가 갖고 싶은지 물었다.
한나의 상태는 '시각적 자폐'다. 혼자 밖에 나가면 안 되지만 집 안에 있고 싶지도 않다. 하늘 아래 보도블록 틈새로 파리지옥들이 입을 벌린다.
파리지옥이 살아남길 바란다. 위대해질 기회 대신 확실한 평범함이 주어졌다면 파리지옥은 받아들였을까? 한나는 궁금해진다.
길의 끝에 성당이 보인다. 신부님은 다정하게 맞이한다. 마치 몸의 일부분 같은 낡은 가죽 댄스화를 신고 춤추는 기분을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공연계의 멸종 위기의 춤. 신고전주의에서 변형된 이 춤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고 소멸할 수밖에 없다.
한나는 운명이 확실하기에 사랑한다.
물리적인 제약만 없다면 영원히 춤을 추고 싶은 한나를 찾아 오빠가, 부모님이 도착한다. 부모님은 한나의 시간의 척도에 맞추어 말하는 법을 모른다.
화가 난 아버지의 목소리는 너무 크다. 부모님이 한나의 미래를 놓고 다투는 동안 오빠가 집으로 데려간다. 혼자 춤을 추며 온전한 자유를 느끼는 한나.
한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청소년이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 자기 자신이 아닌
정상이 되기 위해 선택해야 한다.
<다시, 기억>
알츠하이머 환자 엘리엇의 치료전 기억이 모두 사라졌다. 그레이스가 손주들이 올 것이라고 이름과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공책에 적었다.
아이들을 속일 수는 있었지만 어른들은 아니다. 엘리엇이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기억하니까, 당신을 도울 거라 한다.
그들은 번갈아 찾아와 헌신적인 사랑을 담아 자신들의 인생사를 쏟아 낸다. 낯선 사람들의 끊임없는 방문에 무언가가 되기 위한 시도에 지친다.
치유가 파괴보다 훨씬 더 잔인하게 느껴지는 이유를 고민한다. 2주 후 오븐 토스터 앞에서 작동법이 떠오르지 않아 혼란스럽다.
그리고 맨디의 생일날, 완전히 무너진다. 새롭고, 이상하고, 망가진 삶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들통나 버리는 홀로그램처럼 살고 싶지 않다.
침대 옆 사진 속 여자가 인사를 하며 손을 내민다. 엘리엇도 간신히 인사를 한다. 그레이스는 미소 지으며 둘은 근처 카페로 간다.
이제 막 처음 만난 두 사람인 체하는 놀이는 진실보다 정직하다. 그레이스는 손녀가 생일잔치를 한다고 초대한다. 엘리엇은 간신히 답한다
진실로 느끼는 마음에 남몰래 기뻐하는 그레이스. 사실 환자보다 곁에서 지켜보는 가족이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 병이다. 하지만 거짓된 삶보다는 자신을 찾으려는 엘리엇은 한나와 닮아 있다.
<내가 하려는 말은> 두편의 이야기로 두 주인공의 '정체성'과 '정상'의 충돌을 그려낸다. 한나에게는 보통의 아이가 되라는 기대, 엘리엇에게는 그들이 기억하는 존재로의 압박. 그럼 정상이란 무엇일까?
다수의 세상에 속하는 것과 나를 지키는 것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사회가 직면한 장애에 대한 편견, 다양성과 포용에 관한 문제에 마주하게 한다. 내가 하려는 말은..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로 있으면 되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