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괴담걸작선
쓰쓰미 구니히코 지음, 박미경 옮김 / 소명출판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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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 시대는 1603년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에도에 막부를 세우고 1868년 메이지 유신으로 막을 내린
일본 역사상 가장 안정된 봉건 사회다. 평화로운 에도 시대에 어떤 괴담이 숨어 있을지 너무 궁금하다. 그럼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제1장 무서운 것은 여자의 '질투'
일본 뿐만아니라 한국도 질투를 칠거지악에 넣었다.
질투의 화신처럼 무서운 게 또 있을까?
<어느 밤의 참극> 장례식에서 독경을 해주던 지레이 스님은 관에서 죽었던 마님이 일어나 남편과 첩의 목을 들고 우뚝 서있는 모습을 보고 기절한다. 정신을 차리고 질투의 악념이 생겨난 마님의 넋을 달랜다. 불가사의한 체험에 불법의 자비에 감동받는 이야기다. 죽은 사람의 애정에 대한 집착과 복수를 하는 질투의 악념이다.

제2장 연쇄되는 불행
에도 괴담을 지탱하는 주요 테마중 하나인 '약자의 분노'는 신분제도가 있던 시대에 명문가 붕괴에 얽힌 수수께끼를 푸는 이야기로 에도 시민 사이에 널리 유행하고 있었다.
<최후의 일념> 오랜 세월 주군을 위해 뼈빠지게 일했던 사무라이는 주군을 원망하다 일가족 전원이 참수를 당한다. 참수관을 시작으로 사무라이들이 히코쥬로의 저주로 죽어나가고 주군 역시 할복하고 만다. 사람들은 히코쥬로의 최후의 일념이 낳은 업보라 한다.

제3장 슬픈 사랑 이야기
자연에 기반을 둔 존재를 요괴라 한다면, 귀신은 우리 인간의 감정과 가까운 존재라 할 수 있다. 이 세상에 미련이 남아 출몰하는 귀신들의 사랑의 형태를 담고 있다.
<뱀이 된 여인> 열성적인 여성 신자를 피해 포교를 하던 승려는 몰래 떠난다. 스님이 도망친 것에 분노한 여자는 쫓아가고, 공포에 질린 스님은 호수에 몸을 날린다. 스님을 따라 호수에 뛰어든 여자는 이무기로 변해 몸통을 감고 조인다. 애정에 대한 집착이 강한 여자의 말로다.

제4장 인간이 '이계 異界'와 만날 때
괴이와 만나는 장소를 결합한 괴이담의 전통이 에도 괴담에서는 어떻게 다양하게 전해지고 있는지 다른 차원의 세계를 알아본다.
<헤이케 원령과 비파 법사> 절 객사에 머물던 단이치에게 주인마님이 비파의 한구절을 듣고 싶어하신다는 청이다. 단이치는 장엄하고 중후한 어조로 읊는다. 한번 더 부탁해서 또 읊다가 주지스님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려보니 헤이케 가문의 무덤가다. 헤이케 이야기를 청한 귀인은 귀신임에 틀림없다. 스님은 전신에 반야심경의 문장을 쓰다가 깜박하고 왼쪽 귀를 잊어버린다. 스님의 실수로 귀를 잃는다.

제5장 인과응보
인과응보는 악한 자는 벌을 받고 선한 자는 복을 받는다는 뜻이다. 승려가 전하는 인과응보의 가르침은 설화나 그림풀이 설법을 통해 일상생활과 접목한 삶의 교훈담으로 변해갔다.
<서른 일곱 마리의 원한> 들새를 잡아 파는 사냥꾼의 아내는 생물을 죽이는것은 죄를 짓는 일이라며 말린다. 남편의 무모함을 안타까워하던 아내는 두 아이
가 경련을 일으키자 신이 나서 돌아온 남편에게 죽인 새의 숫자와 아이들에게 일어난 일을 말한다. 그 후 남편은 살생을 그만두고 새들을 공양했다고 한다.
살생으로 인해 현생에서 벌을 받는 일은 불교가 설파하는 사상이다.

괴담이 여름을 대표하는 풍속이 된 지도 17,18세기 괴담의 유행과 무관하지 않다. 에도 초기 삽화가 들어 있는 괴이 소설이 간행되고 가부키, 조루리 등에 나오는변신 요괴 이야기, 원령사의 흥행이 괴담의 유행에 박차를 가했다.

18세기에 등장한 요괴 사전 형식의 그림책 등장은 보이지 않는 세계를 도상화하고 구현했다고 말할 수 있다. 에도 시대는 그야말로 괴담의 세기라고 할 수 있다. 5개의 테마로 이루어진 걸작들을 소개하고 있다. 에센스를 맛보려면 원작으로 돌아가시길..

조선과 에도는 엄격한 신분제 사회로 여성에게 특히 가혹한 유교적 도덕이 강조되었던 사회라 공통점이 많다. 한맺힌 여인이 억울한 죽음을 귀신으로 등장하여 호소하는 이야기에 익숙하다보니 에도 괴담에 동감하는 부분이 크다. 각장에 기억에 남는 이야기만 남겼는데 재밌고 공포스러운 많은 이야기는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특히 이야기에 재미를 더하는 예스러운 삽화는 귀중한 자료가 아닐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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