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눈을 감지 않는다 - 연쇄살인범의 딸이 써 내려간 잔혹한 진실
에이프릴 발라시오 지음, 최윤영 옮김 / 반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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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의 딸이 써 내려간 잔혹한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끔찍하고도 잔인한 고백이 실화라니 두려움이 앞선다. 범죄 생존 보고서이자 세상의 수많은 범죄 피해자와 자신을 치유해 나가는 고백문이라는 짧은 소개를 읽고 복잡해지는 마음이 더 커진다. 그럼 책 속으로 들어가 보겠다.

미국 연방수사국의 지명수배자 10인 명단에 오른 이력을 자랑하듯 떠벌리는 아빠가 청혼했고, 6개월 후 결혼한 엄마는 교직을 이수했지만 교사 생활을 얼마 못 하고 그만둔다. 에이프릴이 생겼기 때문이다.

집안일에 관심이 없는 엄마로 집은 늘 엉망이고 두살이 되기 전 엄마는 둘째 동생을 임신한다. 뭐든 혼자 하는 것에 익숙해져 스스로 대단하다고 느낄 때 엄마는 셋째를 임신 중이었다.

에이프릴이 자초해 생긴 입가의 상처는 흉터로 남아있다. 두 동생이 엄마 차지가 되자 아빠는 우주가 되고, 매니큐어 사건이 있던 날에 행해진 폭력의 아빠는 조심하고 경계해야 할 모습으로 남는다.

배려심 많고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아빠의 모습도 있다. 출생의 비밀과 생모의 자살 사실로 자신이 비극적이라 느꼈던 아빠는 어려서부터 다루기 힘든 아이였고 보육원에 보내진다.

엄격한 수녀로 부터 열다섯 번이나 탈출을 시도한 아빠는 나쁜 놈이 되기로 결심한다. 외할머니가 양육을 포기하고 소년원으로 보내자 범죄자의 소굴에서 훗날 자신의 아이는 사랑받고 있다는 걸 의심하지 않도록 해주겠다고 다짐한다.

아빠의 삶에서 특별한 시간은 <범죄자의 변신>이라는 회고록을 쓰고 좋은 부모의 역할에 대한 강연을 나가던 때다. 강단에 선 아빠는 자신감이 넘쳐 보였지만 집에서는 길을 종종 잃은 듯 했다.

TV에도 출연한 아빠는 너무나 멋져 보이고, 개과천선한 전과자 겸 작가인 에드워드 웨인 에드워즈. 그는 그렇게 모두를 속인다. 아빠는 엄마를 비롯해 자식들을 자기 방식대로 사육한다. 엄마도 아빠 앞에서는 고양이 앞에 쥐가 된다.

그렇게 다섯 살 에이프릴은 엄마를 대신해 폭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그러던 와중에 자동차를 쫓아가는 나쁜 습관의 스코티가 아빠차를 쫓다 죽고 만다. 갑자기 헛간에 화재가 발생하고 집마저 불타버린다.

그때는 몰랐지만 나중에 이해하게 되는 미스터리같은 화재사건. 전기 울타리에 오줌을 싸게 하고, 벽에 매달아 두는 짓이 아빠에게는 일종의 장난이다. 고문의 형태는 도를 지나치게 악랄해진다.

때론 다정했던 기억이 있지만 이중적인 태도에 언제나 경계하고 공포심이 가득했던 어린 시절 아빠는 성의 군주였다. 자주 이사를 하는 동안 지역 경찰들과 친분을 쌓고 선량한 시민 행세를 했다.

도망치듯 떠나는 잦은 이사와 반복되는 실종사건..차라리 완벽하게 가족을 속였더라면, 거짓 애정이라도 가족에게 베풀어주었더라면 에이프릴이 아빠의 만행을 고발하는 사태까지 이르렀을까?

하지만 기억은 눈을 감지 않는 것처럼, 아빠의 근성도 감춰지지 않았을 것이다. 타고난 말썽쟁이가 범죄에 물들면서 더욱 교묘해지고 남이 아닌 가족을 향한 폭력은 감출 수 있는게 아니었다.

에이프릴이 그런 아빠에게 인정받으려 애썼던 어린시절이 안타깝다. 엄마마저 친밀감도 없고 그저 다섯 형제자매 중 한 명에 불과한 가족으로 가족같지 않은 형태에 고통받았다.

집 밖이 더 안전하다고 느끼는 에이프릴에게 피어나는 의구심은 점점 커지는데...세 자녀의 엄마가 된 에이프릴의 용기있는 전화 한통화로 빠르게 수사가 진행된다. 엄마도 40년 만에 해방을 찾는다.

숨 쉬는거 빼고 다 거짓인 아빠가 다섯 명만 살해했을까? 에이프릴은 아빠의 범죄를 더 빨리 밝히지 못한 점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 아빠의 범죄 추적은 평생 풀어야할 수수께끼다. 아빠를 배신했다는 생각은 버리고 자신을 용서하길 바란다.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며 괴물이고 악마였던 아빠에게 자유로워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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