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태어나는 곳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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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띠지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은 <세 번째 살인>촬영 현장 사진이다. 배두나 배우가 열연한 <공기 인형>이 감독님의 작품이다. 이 책은 영화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에 대한 기록으로 배우를 섭외하고 촬영지를 헌팅하고, 시나리오를 쓰고 스토리보드를 그리며 촬영 동선을 계획하는 고레에다 감독의 A부터 Z까지 공들여 영화를 준비하고 만드는 모습을 담았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의 노년 여배우는 카트린 드뇌브다. 1960년대 프랑스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여배우다. 우리에겐 너무나 유명한 <쉘브르의 우산> 주인공 되시겠다. 그녀는 자신이 살고 있는 6구의 자택에서 애견과 산책 갈 수 있는 반경 50미터 정도가 파리라 생각한다. 영화 촬영을 위해 두 달 가까이 집을 내줄 수 있는 큰 저택은 없는데 파리를 떠나기 싫어 한다.

딸로 출연하는 또 한명의 여배우는 한 번도 함께 출연한 적이 없다는 쥘리에트 비노슈다. <퐁네프의 연인들>로 스타가 되고 한국팬에게도 사랑받았다. 감독에게 비노슈는 작품을 함께하고 싶다고 했었다. 여기에 헐리우드 배우 에단 호크가 등장한다. 여기선 이선 호크로 표기해 헷갈리게 한다. 오랜만에 만난다는 설정에 카트린이 업신여기기 어렵지 않은 국적이라나 뭐라나.

안과 밖, 위와 아래를 엄격하게 구별하려는 태도, 분위가 영 불편하다. 이게 나라 차원의 영화 제작을 둘러싼 환경이며 사고방식의 차이에 기인하는 건지, 단순히 프로듀서의 사람됨 때문인지...일본과 시스템이 다르다고 느낀다.

드뇌브와의 인터뷰를 통해 시나리오 아이디어가 몇 개 떠오르고 귀중한 체험을 실감한다. 시나리오를 읽고 뱅상은 변호사를 선임해 두는 게 좋겠다고 농담한다. 시나리오 속 에피소드가 카트린 자신의 인생과 겹친다. 또 신인 여배우 역과 아역 오디션을 하고 일정에 따른 진도를 보여주며 약 육 개월에 걸친 감독의 파리 생활도 들려준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 통역사를 거쳐 전달 되었을 감독의 의도가 명배우들에게 제대로 통한 영화 작업이 아니었나 싶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직접 찍은 스케치 사진부터 촬영중 스태프에게 보낸 새해 연하장, 어느 날의 고민이 담긴 일기, 호크에게 보낸 편지 등과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350여 개의 각주를 붙여둔 너무 친절한 책이다. 특유의 절제되고 섬세한 연출력과 스토리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감독님의 인간적인 면을 담은 에세이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물론이고 그의 다른 작품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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